말초신경 자극제, ! Too Hot To Handle

탄탄한 근육과 육감적인 라인의 핫 바디를 가진 참가자들이 열대 지방의 럭셔리 리조트에 모였다. 1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리얼리티 쇼의 조건은 오로지 한 가지다. 섹스하지 말 것!  말이야 쉽지, 20대 초중반의 싱글남녀가 끊임없이 에로틱한 미션을 소화하면서 한 달 내내 키스, 잠자리, 심지어 자위조차 할 수 없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황당한 컨셉트를 넘어서는 관전포인트는 노골적이고 뻔뻔하며 1차원적인 참가자들의 입담과 행태다. 한국 연애 리얼리티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날것의 이미지는 대놓고 소비하기에 좀 민망하다 싶은 정도다. 그래도 끓어오르는 성욕으로 허튼 짓을 일삼는 참가자들을 사정없이 까는 나레이터의 직설적이고 자조적인 유머가 쇼를 즐기는 죄책감을 덜어준다.

주인공이 다했다, 위쳐 Witcher

섹시한 남자주인공이 나오는 미드를 찾는데 아직 <위쳐>를 보지 않았다면? 판타지 게임이 원작이라지만, 그렇다고 장르의 벽 앞에서 주저하지 말길. 주인공 역의 헨리 카빌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슈퍼맨을 연기하던 시절의 그가 아니다. 느끼한 검은 포마드 헤어 대신 거친 은발머리를 하고, 알록달록한 히어로 타이즈 대신 중후한 갑옷을 두른 그는 알고 보니 현대물보다는 시대극에서 미모가 폭발하는 그런 배우 중 한 명이었다. 검투 장면은 물론이고 베드씬, 목욕씬, 그냥 셔츠만 걸친 아무 장면에서조차 그의 다부진 몸은 단연 돋보인다. 여기에 여주인공과의 적절한 케미스트리와 오디오 북으로 내주었으면 싶은 저음의 허스키 보이스는 덤. 불친절한 스토리 전개와 간혹 허술하게 보이는 CG가 다소 아쉽다는 평도 있지만 두 주인공의 비주얼을 감상하는데 방해할 만큼은 아니다.

끈적한 그들의 관계, 어페어 The Affair

<부부의 세계>가 15세 관람가인 것에 비하면, 이 미드의 선정성과 막장 지수는 가볍게 ‘28금’ 정도는 될 거다. 휴양 도시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앨리슨은 소설 집필을 위해 잠시 머물게 된 작가 노아를 알게 되고, 각자 배우자가 있음에도 단숨에 선을 넘어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게 된다. 드라마는 상식을 넘어서는 불륜 관계를 그렸지만 인물들의 서사도 담겨 있다. 아픈 과거를 가진 여주인공과 목적 잃은 삶에 갇힌 남주인공의 현실 도피성 정사 장면은 쉽게 휘발되지 않는 깊고 어두운 감정을 담고 있고, 그래서 강렬함과 농도를 더한다. 다만 치정극 특유의 ‘고구마 전개’가 답답하게 한다.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어 5시즌까지 나왔지만 주인공의 거친 침대 위 일탈은 역시 시즌 1에서 정점을 찍는다.

음험한 반쪽 찾기, 오스모시스 Osmosis

가상현실에서 자유롭게 상대를 만나고 섹스를 할 수도 있는 미래형 데이트앱이 보편화된 세상. 손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사랑을 나누고 쾌락을 즐길 수 있는 이 세계에서도 인간은 진정한 소울메이트와의 완벽한 교감을 꿈꾼다. 세상 단 하나의 짝을 찾아주는 궁극의 생체 프로그램 출시를 앞두고 개발자 남매는 각자의 문제로 점점 타락해가고, 애정 결핍과 섹스 중독 등 불안한 심리상태로 베타테스트에 뛰어든 실험자들은 혼란을 겪는다. 드라마는 프랑스 작품다운 섬세한 분위기를 기본으로, 주인공들의 예민함조차 센슈얼한 연출을 통해 성적인 긴장감으로 승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