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혼란한 사이, 몇몇 패션 브랜드는 거대한 변화를 겪었다. 브랜드의 대소사를 책임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새롭게 부임한 것. 오랫동안 공석이던 토즈에는 보테가 베네타 출신의 발테르 키아포니가, 몇 시즌째 고전하며 역사상 가장 깊은 슬럼프에 빠진 겐조에는 라코스테를 맡았던 펠리페 올리베이라 밥티스타가 합류했다. 이들은 각각 올해 초 열린 2020 F/W 밀라노와 파리 컬렉션을 통해 첫 쇼를 선보였으며, 이전 브랜드에서 키운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호평받았다.

루이 비통도 오랜만에 새로운 인재를 영입했다. 여성 레더 굿즈 부문 디렉터를 맡은 조니 코카가 그 주인공이다. 피비 필로가 이끄는 셀린느에서 경험을 쌓고, 멀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수년간 일하며 침체돼 있던 브랜드에 활기를 불어넣은 인물이기에 어떤 성과를 이끌어낼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가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시의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 로샤스의 알레산드로 델라쿠아가 브랜드를 떠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시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화려하게 등장해 하우스를 다시금 최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은 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사임 소식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로샤스를 6년간 이끈 알레산드로 델라쿠아는 마지막을 기념해 부임 초기에 선보였던 컬렉션을 오마주하며 작별 무대를 근사하게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