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_ 단추 장식 민소매 톱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지퍼 디테일 쇼츠 쿠아(QUA), 양손에 찬 뱅글들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 미쓰힐러리(Miss Hillary), 블랙 시스루 레이스 힐 지미 추(Jimmy Choo).
최용호_ 블랙 수트 디올 옴므(Dior Homme), 브라운 퍼 롱 코트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블랙 윙팁 슈즈 버버리(Burberry), 시계 베르사체 바이 갤러리어클락(Versace by Gallery O’clock).

블랙 원피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볼드한 목걸이 슈룩 바이 반자크(Shourouk by bbanZZac), 팔찌 모두 미쓰힐러리(Miss Hillary).

효린_ 시스루 블랙 톱, 스터드 장식 랩스커트 모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볼드한 목걸이, 오른팔에 찬 뱅글들 모두 미쓰힐러리(Miss Hillary), 반지 스와로브스키(Swarovski), 왼팔에 찬 뱅글들 미쓰힐러리(Miss Hillary),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 반지 인핑크(Inpink), 프라이빗 아이콘(Private Icon), 지에르포페(Zierpuppe), 악어가죽 클러치 백 쿠론(Couronne).
최용호_ 다색 체크 모직 재킷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투톤 셔츠, 팬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레드 에나멜 라이더 재킷 존 리치몬드 바이 21드페이(John Richmond by 21 Defaye), 블랙 시스루 톱, 이너로 활용한 브래지어, 악어가죽 스커트 모두 프리마돈나(Fleamadonna), 로고 장식 목걸이 랑방(Lanvin), 골드와 실버 컬러 십자가 반지들 프라이빗 아이콘(Private Icon), 골드 실버 브레이슬릿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손에 낀 손톱 반지 모두 지에르포페(Zierpuppe).

플라워 패턴 망사로 장식한 블랙 원피스 마쥬(Maje), 큰 원석이 달린 목걸이 케이트로지(Katelogy), 청록색 장갑 쿠론(Couronne).

효린_ 블랙 톱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체인 목걸이 랑방(Lanvin), 오른팔에 찬 뱅글들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 미쓰힐러리(Miss Hillary),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반지 프라이빗 아이콘(Private Icon), 왼팔에 찬 뱅글들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미쓰힐러리(Miss Hillary), 실버 반지 스와로브스키(Swarovski), 블랙 꽃 반지 인핑크(Inpink), 손톱 반지 모두 지에르포페(Zierpuppe).
최용호_ 화이트 셔츠와 보타이 모두 돌체 앤 가바나 (Dolce & Gabbana), 뿔테 안경 키오 야마토 위드 우리(Kio Yamato with Woori).

하트 모양 골드 메탈 장식이 달린 블랙 원피스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블랙 롱 코트 쿠아(QUA), 블랙 레더 롱부츠 슈콤마보니(Suecomma Bonnie), 뱅글 모두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씨스타 안에서 대체 불가능한 가창력과 재능을 보여온 효린이 첫 솔로 앨범을 냈다. 앨범 타이틀은 <Love & Hate>. ‘아이돌에서 디바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엄정화와 이효리의 계보를 잇겠다는 포부다. 효린의 쿨한 무대를 볼 수 있는 ‘너밖에 몰라’, 그리고 그녀의 독특한 보이스 컬러가 돋보이는 어쿠스틱한 곡 ‘Lonely’가 더블 타이틀곡이다. 다들 기다렸던 모양이다. <Love & Hate>의 수록곡은 출시 즉시 각종 음원 차트와 음악 방송 1위를 휩쓸고 있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효린이 그렇다. 알다시피, 그녀는 여장부다. 촬영장 여기저기에서 그녀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글자로 쓰자면 ‘으하하하’에 가깝지만, 그보다는 훨씬 괴상한, 돌고래가 초음파로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웃음소리다. 효린은 인형처럼 예쁘게 미소 짓는 아이돌이 아니다. 그런 건 아예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웃고, 장난치고, 아주 큰 목소리로 불쑥불쑥 노래를 한다. 솔직하고, 건강하고, 그래서 섹시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효린을 사랑한다. 바야흐로 효린의 계절이다.

오늘 모인 사람들은 모두 효린을 아끼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네, 메 이크업 아티스트가 데뷔 전부터 컨셉트를 잡아준 친한 언니예요. 좋아하고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 대부분 언니들이에요. 아직까진 남자보다는 친구가 좋아요.

이번 타이틀곡 ‘너밖에 몰라’는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의 마음을 담은 곡이네요. 연애할 때의 효린은 어떤 여자인가요? 표현을 잘 안 해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 있어도 사랑한다는 표현에는 서툴러요. 어려서 그럴 수도 있고요. 남자친구랑 하트 뿅뿅 하면서 러블리한 분위기를 내는 것보다는 친구들이랑 시끄럽게 노는 분위기를 좋아해요.

첫 솔로 앨범 <Love & Hate>로 지난주에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도 했어요. 씨스타 멤버들과 떨어져 혼자 무대에 서는 기분은 어때요? 원래 독립심이 강한 편인데 솔로 활동을 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좀 더 다져지는 느낌이에요. 많은 일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새삼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도 많은 반면에 채찍질해주시는 분도 많아서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떤 댓글은 애정 있는 사람들의 조언도 아니고 무차별한 공격이에요. 그래도 참고하나요? 그래도 봐요. 봐야 하는 것 같아요. 내 무대가 어땠는지, 나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서 일부러 찾아서 보는 편이에요.

씨스타의 효린과 솔로일 때의 효린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어요. 앨범, 마음에 들어요? 씨스타의 곡들과 다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아, 잠시만요. 콧물이 나와서요. 2주 전에 감기에 걸렸는데 아직도 안 나았어요.

효린은 노래를 해야 되는데. 해야죠. 그럴 땐 정말 돌아버려요. 목이 쉬고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걸 넘어서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려면 숨을 빨리빨리 쉬어야 하는데, 코가 막혀서 숨이 쉬어지지 않는 거예요. 아무튼 이번 앨범은 씨스타로 활동할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어요. 많은 분들이 예상한 그림을 깼다는 점에는 만족해요. 파워풀한 무대를 준비할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내지르는 고음이나 파워풀한 무대 말고도 어쿠스틱, R&B, 미디엄 템포의 곡들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신나는 곡을 할 때도 희열을 느끼지만, 내가 부르는 노래나 꾸민 무대를 보고 누군가가 감동을 받았을 때는 아주 특별해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노래에 담긴 감성과 느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슬픈 노래건, 기쁜 노래건, 감정을 전달하려고 가장 많이 노력해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 솔로 앨범을 들으면서 새삼스레 효린의 목소리가 매력 있다고 생각했어요. 노래를 잘하는 건 원래 알았지만. 이번에는 고음보다는 내 보이스 톤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강한 노래를 불렀을 때의 목소리 톤이나 분위기와 대조되는 모습이어서 조금 신선한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제 목소리가 허스키하다보니까 정작 저는 맑은 목소리를 더 좋아해요.

요즘 같은 계절엔 어떤 음악을 들어요? 흑인 음악을 워낙 좋아해서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들어요. 예전에는 몰라서 못 들었는데, 노래를 시작하면서 알게 되고, 들어보니까 너무너무 좋은 거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행복해지잖아요. 저는 흑인 음악을 들을 때 그래요.

예전에 씨스타의 무대에서 춤을 추다 힐이 부러져서 벗어던지고 맨발로 춤추던 모습이 생각나요. 그때는 어떤 기분이었나요? 너무 당황스럽죠. 근데 한쪽만 신고 할 수도 없고, 노래가 시작되었는데 무대를 중단할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있었어요. 힐을 안 신으니까 다른 멤버들이 저보다 훨씬 키가 크잖아요. 멤버들이 저한테 키를 맞추면서 춤을 춰주더라고요. 감동 먹었어요.

항상 힐을 신고 무대에 서야 하는 건 참…. 힘든 일이죠. 그리고 저는 제 발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힐을 신고 춤추다 보면 발 모양이 미워지는 게 제일 슬퍼요.

그럼 자기 몸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위가 발이에요? 좋아하는 부위라기보다는 친한 부위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집에서 있을 땐 웅크리고 앉아서 항상 발을 만지고 있어요 내 발, 하면서 쳐다보기도 하고.(웃음)

일이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을 때는 없었어요? 물론 있죠. 행복한 일만큼 쓰디쓴 일도 많으니까. 근데 저는 책임감이 강해요. 다 내려놓고 도망가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일단 부딪쳐보거나 최대한 해결해보려고 하지 다 버리고 도망치진 않아요.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인데 이왕이면 기분 좋게 하고 싶고, 나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잘못되는 사람이 생기면 안 되니까. 결국 사람들 때문인 것 같아요.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 나를 위한 사람들. 나를 만들어주는 사람들. 나로부터, 나로 인해, 나 때문에 모인 사람들. 그 사람들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한 명이라고 있다면 저는 그 사람을 저버릴 수 없어요.

그것이 효린이 생각하는 ‘의리’인 거네요. 의리이기도 하지만 그건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위한 것이기도 해요. 이유가 있는 행동인 거죠. 씨스타가 계속 씨스타로 남진 않을 거예요. 어떤 뮤지션으로 남고 싶나요? 모두가 인정하는 가수가 되려고요.

모두에게 사랑받는 건 어려운 일 아닌가요? 그렇죠. 근데 그렇게 만들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만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니라 해외도 나가고 싶고, 투어도 하고 싶고. 꿈이 되게 커요. 영역을 계속 넓혀가고 싶어요. 한국에 저런 뮤지션이 있구나, 하고 외국인들도 놀랄 만큼. 그렇게 하려고요. 그렇게 하고 싶어요, 가 아니라 그렇게 하려고요, 라니 멋있네요. 으하하하.

20대 초반에 한 일들에 만족하나요? 이 일을 하느라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못 해본 것도 많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모든 직업이 똑같다고 생각해요.

가수가 아니었다면 뭘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동물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동물원에 놀러 가면 오히려 동물들과 거리감이 느껴져서 속상하잖아요. 근데 아르바이트를 하면 가까이에서 동물을 볼 수 있으니까.

동물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고양이 두 마리에 물뱀도 키운다면서요? 파충류를 좋아해요. 어렸을 때는 병아리도 키우고, 햄스터도 키웠어요. 원래 어렸을 땐 다 키워보고 싶잖아요. 뱀도 키워보고 싶었는데 아빠가 생일 선물로 사주겠다고 하고 안 사 줬거든요. 그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했어요. 방송국에서 그 인터뷰를 보고 물뱀을 선물해주셨어요. 뱀 이름은 ‘비단’이에요.

사람보다 동물들이랑 있는 시간이 더 좋을 때도 있죠. 저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랬어요. 저는 동물이랑 있으면 표정부터 바뀐대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요. 지금 키우는 동물들은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에요. 지금은 숙소에서 멤버들이랑 같이 사는데 내년에 독립하려고 해요. 길고양이나 아픈 고양이들 중에서 두 마리만 더 데려다가 키우고 싶어서요. 바빠요. 할 일이 많아요. 시간 나면 언니들 만나야 하고, 스케줄이 없을 때는 고양이들이랑 놀아줘야 하고, 집도 청소해야 하고, 드라이브도 가고 싶고. 어쩌다 딱 하루 쉴 수 있는 날이 생기면 피곤해도 못 자요. 시간이 아까워서요.

올해도 끝이 보여요. 효린의 2013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음…, 고속도로?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멈출 수도 없고, 멈춰서도 안 되는. 2013년은 그랬던 것 같아요. 씨스타의 두 번째 정규 앨범, 씨스타19의 유닛 활동, 씨스타의 두 번째 콘서트 그리고 효린의 솔로 앨범. 아주 많은 일이 있었어요. 2014년에는 휴게소가 있었으면….(웃음)

지금 고속도로에서 어디쯤 간 것 같아요? 휴게소 근처도 못 갔어요.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하려고요. 처음부터 힘들다고 생각하면 남은 길이 너무 힘들어지니까. 저는 15년, 20년 뒤에도 노래를 하고 있을 것 같거든요. 제 꿈은 또렷해요. 돈을 많이 모아서 나만의 집을 사고 싶어요. 멍멍이들, 고양이들, 불쌍한 동물들 다 데려다가 우리 집에서 키우고 싶어요. 동물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집 구조를 만들어놓고 계속 그 아이들을 보면서 지낼 거예요. 음악도 같이 듣고. 작곡할 때 옆에 같이 있을 수도 있고. 머릿속에 이 그림이 아주 또렷해요. 지금은 일단 그것만 바라보고 가고 있어요. 그거면 충분할 것 같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아는 분도 많겠지만 모르는 분도 있을 거예요. 저는 노래를 해서 행복하거든요. 동물들이랑 같이 사는 것도 제가 너무나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분명히 행복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