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모든 컬렉션을 통틀어 가장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쇼를 꼽으라면 단연 모스키노가 아닐까. 모스키노가 공개한 새 컬렉션 영상에는 사람 대신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 마리오네트가 고풍스러운 살롱 쇼의 모델로 등장했다. 이 기발한 마리오네트 살롱 쇼의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실제 모델 사이즈로 제작한 의상을 인형에 맞게 줄인 것인데, 디자인과 소재는 물론이고 작은 액세서리까지 실물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 제작했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모서리 마감, 솔기, 코르셋, 천 조각, 다트 등 옷 바깥 부분에 위치하는 디테일까지도 아주 작은 사이즈로 완벽하게 줄여 표현했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모델뿐 아니라 피날레에 등장한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을 비롯해 객석의 안나 델로 루소, 안나 윈투어 같은 패션계 주요 인사까지 미니어처로 제작해 볼거리를 더했다. 실생활에서 입을 만한 옷을 보여주기보다는 패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모스키노의 이번 쇼는 어마어마한 화제를 모으며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오직 제레미 스캇이기에 가능한 행보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