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우연이 생각지도 못한 길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 모녀가 만드는 강정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마마넛’의 시작도, 어쩌면 우연이었다. “엄마는 원래 음식 솜씨가 좋아요. 음식점을 해보라는 권유를 종종 들었을 정도예요. 한번은 엄마가 간식으로 만들어주신 견과류 강정을 직장에 들고 갔었는데, 그걸 먹어본 동료들이 너나없이 맛있다고 감탄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번이나 부탁드려 회사에 싸 들고 가곤 했죠. 하루는 엄마랑 TV를 보고 있는데, 플리마켓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엄마랑 같이 참여했어요. 주변 사람들한테 이미 검증을 받은 견과류 강정으로요.” –강승현

 

온 식구가 매달려 참여한 플리마켓의 결과는 대성공. 엄마의 손맛이 지인들뿐 아니라 대중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딸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동안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며 자신의 일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기에 엄마에게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준비해서 론칭한 브랜드가 마마넛이다. 이후 벌써 8년째, 두 사람은 함께 마마넛을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의 업무 분담은 명확하다. 음식 제조와 매장 관리는 전적으로 엄마의 몫. 딸은 판매 기획과 마케팅, 재료 발주, 상품 디자인과 패키지 제작 등의 업무를 맡는다. 강정을 판다기보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곳이라고 여기며지금까지 함께 이끌어왔기에 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제품 하나하나를 자식처럼 여기다보니 더 잘하고 싶은 맘에 의견을 많이 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충돌도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느 모녀 사이가 그렇듯,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는 두 사람은 금방 마음을 풀고 의기투합한다.

 

“처음 제품을 판매했을 때, 설렘보다는 ‘맛있어서 고객이 만족해야 할 텐데’라는 걱정이 더 컸어요. 지금도 긍정적인 피드백보다는 악플에 더 신경을 쓰죠. 그런데 고맙게도, 리뷰를 보면 좋은 평이 대부분이에요. 마마넛 제품을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는 리뷰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딸아이는 ‘이 가격보다 더 받으셔야 해요’라는 댓글에 감동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제대로 만들려는 노력을 고객들이 알아주는 것 같아요.” –유덕남

 

오랜 기간 함께 일해왔지만, 두 사람은 지금 짧은 헤어짐을 앞두고 있다. 딸 강승현이 해외에서 업무 중인 아버지 곁으로 잠시 떠나는 것. 물론 그곳에서도 같이 일을 할 예정이지만, 엄마 유덕남 혼자서도 마마넛을 이끌어갈 수 있게 조금씩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는 엄마의 레시피를 기록하는 유튜브 채널도 시작했다. 두 사람의 추억을 담고 영상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에 엄마는 조용히 말했다. 규모가 점점 커가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사업을 제대로 키워 딸에게 잘 물려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다소 우연히 시작했지만 단골 고객이 늘어나고 마마넛을 아끼는 고객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이런 엄마를 보며 딸은 부담을 내려놓고 지금까지 그랬듯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라고 말한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만큼이나 뽀얗고 부드러운 피부도 똑 닮은 모녀. 메이크업을 하기 전에도 피부에서 건강한 광채가 난다 했더니, 무리했다고 생각되는 날에는 꼭 팩을 하고, 클렌징에 철저하며, 잡티 걱정에 늘 자외선 차단제를 목까지 꼼꼼히 챙겨 바른단다. 두 사람의 삶에 함께 하는 견과류도 건강한 피부를 지키는 데 큰 몫을 했을 터다. 화사한 두 사람의 피부만큼, 마마넛의 미래도 견고하게 빛나길 바란다.

아름다움은 자란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아름다움이 세대를 거쳐 더욱 빛날 수 있도록 향장은 이 시대 모든 어머니와 딸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