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레티티아 라이트가 등장한 광고 캠페인.

 

Y2K 스타일의 유행이 식을 줄 모르는 때문일까? 럭셔리 브랜드에서 그때 그 시절 추억의 스타일을 재해석하거나 과거의 아이코닉 백을 새롭게 선보이는 추세가 주목할 만한 흐름으로 떠올랐다. 그 시절 유행을 몸소 경험한 에디터에겐 매 시즌 선물처럼 펼쳐지는 추억 속 아이템의 등장이 반가운데, 콧대 높은 럭셔리 브랜드의 최근 행보는 더욱 놀라움을 안긴다. 특히 프라다는 1990년대, 패션 호황기이자 프라다의 존재감이 유독 빛나던 그 시절의 아카이브에서 종종 힌트를 얻어 런웨이에 선보인다. 그리고 이번 시즌, 하우스의 아카이브 한편을 차지한 추억의 가방 ‘문(Moon)’ 백을 새롭게 재해석해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Y2K 트렌드가 한창이던 2002 S/S 시즌에 처음 공개한 문 백은 당시 유행한 디테일을 곳곳 에 배치해 흥미를 유발한다. 빈티지 무드의 패치 디테일, 강인한 인상을 주는 볼드한 금속 버클은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삼각형 로고와 어우러지며 ‘역시 프라다’라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빈티지 숍에서 발견한 듯 친숙한 디자인에 현시대의 감성으로 라이트 블루, 시더, 제라늄, 망고 같은 비비한 컬러를 더해 완성한 점 역시 돋보이는데, 이는 과거와 현재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프라다의 영민한 감각이 효과적으로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영화 <블랙 팬서>에서 열연한 레티티아 라이트가 모델로 나선 담백하고 간결한 비주얼의 광고 캠페인에는 문 백을 대대적으로 ‘리디자인’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하우스의 포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우스가 충실히 쌓아 올린 아카이브를 함축하는 아이템이기도 한 2023년의 문 백은 시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잇 백이자 클래식으로 힘차게 도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