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쇼핑 여행지 라로카 빌리지에서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살바도르 달리의 연인 갈라 달리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연간 전시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갈라 달리는 살바도르 달리의 커리어에 중대한 영향력을 끼친 인물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옛 시절 뮤즈들과 다른 행보를 보인점이 흥미롭다. 그녀는 오늘날로 치면 꽤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의 삶을 살았다. 살바도르 달리를 포함해, 만 레이, 폴 엘뤼아르 등의 남성 예술가들 사이에서 모델 겸 예술가, 패션 아이콘, 사업가 및 작가 등 무려 5여개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초현실주의 운동을 부흥하는데 적극적으로 참가한 인물이다. 살바도르 달리가 갈라에게 선물로 구매한 푸볼 성에 그녀의 허락 없이는 달리도 방문할 수 없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100여년 전의 시대를 생각하면 상당히 진취적인 여성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갈라 달리는 푸볼 성에 머무르며 당대 유명한 남성 아티스트들을 그녀의 카리스마로 휘어잡았고, 패션 사교계에서도 그녀만의 방법으로 달리의 예술활동을 지원했다.

라로카 빌리지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푸볼 성에서는 그녀의 생전 즐겨 입던, 크리스찬 디올, 엘자 스키아 파렐리, 지방시, 랑방, 로에베 등의 24개의 컬렉션을 대중에게 첫 선보인다. 올 3월 봄-여름 컬렉션에 이어 6월부터는 오트 쿠튀르를 주제로한 의상을, 10월에는 가을-겨울 컬렉션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푸볼 성에 전시된 의상 중에 브릭(벽돌) 프린트 투피스 드레스가 있는데 이는 달리의 프린트 작품을 프로모팅 하기 위해 그녀가 입었다. 이는 갈라가 살바도르 달리의 외조같은 내조를 전략적으로 진행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달라 갈리가 승낙한 몇 안되는 인터뷰에서 착용한, 블라우스와 바지 투피스 룩은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것중 하나다. 금색과 푸른 색실로 디자인된 블라우스 패턴은 페니키아 배에 그려진 눈이 갈라의 예리한 시선을 떠올릴 수 있다. 이는 재클린 케네디의 아이코닉 룩을 만들어낸 디자이너 Oleg Cassini 올레 까시니의 작품이다.

라로카 빌리지팀과 갈라 달리와 살바도르 달리의 삶과 여정을 좀 더 깊숙이 둘러보기 위해 살바도르 달리 생가 박물관을 방문했다. 살바도르 달리 생가(Salvador Dali House Museum)은 달리가 해변가 집을 하나씩 구매후 리모델링한 집으로 집안 구조도 독특하다. 달리는 그림 작업을 위해 집안 내부에 자연광이 잘 들어도록 창을 많이 내었는데, 특히 거울을 향한 공간 연출이 인상적이다. 거울을 통해 자연광을 집안에 더 많이 들여오는 목적도 있었고, 거울을 통해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거나, 반복되는 반사를 통해 독특한 시각경험을 즐겼다. 그리고 달리는 자신을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리고, 비교적 근현대사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이라 그들의 찐 생활용품과 오브제들을 엿보는 재미가 크다. 말린 노란 미모사가 집안 곳곳에 있는데, 노란색 미모사를 닮은 소파 라운지, 그 곳에 또 배치된 거울 인테리어는 참으로 살바도르 달리다웠다. 요즘 똑같은 아파트에 디자인, 미니멀한 인테리어 동향에 조금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면, 달리 생가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갈라 달리와 살바도르 달리의 발자취를 따른 여행 끝에 라로카 빌리지를 방문하면 갈라 달리의 패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녀의 일상 일러스트레이션을 마주할 수 있다. 갈라 달리의 삶을 알고보니 더욱 흥미가 끄는 그림들이다. 라로카 빌리지는 특히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이 좋고, 150개 이상의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 브랜들이 함께 있다. 레스토랑과 카페도 곳곳에 있어 쉬어가기 좋다. 비스터 컬렉션에서 지원하고 있는 쇼핑 서비스 중 아파트먼트와 스위트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 비스터 컬렉션이 갈라 달리의 삶을 재조명한 프로젝트의 기획의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 갈라 달리 신화의 탄생 전시를 통해서 대중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달리 박물관과 퓨볼 성, 카다케스의 심리적 접근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