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세먼지를 대하는 스킨 애티튜드

‘삼한사미’. 사흘간 춥고 나흘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겨울철 날씨와 관련한 웃픈 신조어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오염원, 건조한 기상 조건, 사막화 등 갈수록 진화하는 2025년판 미세먼지는 이온 성분과 탄소, 금속 화합물 등으로 세포나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노화를 야기하는 주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더군다나 1~2월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추운 날씨로 인한 대기 정체와 난방 기기 사용 증가로 상대적으로 오염 물질이 다량 축적된 상태라 더 치명적이다. 그렇기에 미세먼지가 모공 속에 박히기 전, 신속하고 깔끔하게 닦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할 터. 하지만 겨울철 한껏 예민해진 피부에 지나친 세정과 세안은 오히려 자극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클렌징 제품의 성분과 텍스처를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심각한 미세먼지 상황에 맞춰 발전한 최신 버전 클렌징 제품을 살펴보자. 모공 속까지 말끔하게 씻어내기 위해 저분자 오일을 활용한 토리든의 ‘다이브인 저분자 히알루론산 클렌징 오일’부터 독자적인 자연 유래 성분 함유율을 대폭 늘리며 민감한 피부를 다독이는 닥터자르트의 ‘시카페어™ 젠틀 클렌징 폼’까지, ‘순하지만 강력한’ 이상적인 밸런스의 클렌저가 눈에 띈다. 사계절 맑은 피부를 자랑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노슬기 또한 미세먼지 시즌에는 세안법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세안 노하우를 전한다. “클렌징 밀크와 오일처럼 텍스처가 부드러운 클렌저로 1차 세안을 한 후, 각질 제거 성분 중 가장 안정적인 형태인 PHA를 함유한 클렌징 폼으로 2차 세안을 합니다. 특히 피부 장벽을 지킬 수 있게 알코올이나 향료가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김현주 원장 또한 피부 장벽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히알루론산이나 세라마이드 같은 성분을 함유한 약산성 클렌저로 말끔히 세안하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가 침투할 수 없는 튼튼한 장벽까지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길입니다.” 그의 말을 듣자 궁금증이 생겼다. 미세먼지는 산성을 띠는 유해 성분으로,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했을 때 오히려 피부가 산성화되진 않을까 하고 말이다. 김현주 원장은 “미세먼지가 피부를 급격하게 산성화시키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피부는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피부의 건강한 pH 균형을 유지하거나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라며 에디터를 안심시켰다.

 

모발에 숨은 먼지를 훌훌 털어내는 노하우

두피 모공은 얼굴에 비해 크기가 커 미세먼지가 더 쉽게 침투된다. 땀과 피지 분비량도 많은 탓에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 물질이 더 쉽게 흡착되고 쌓이는데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지루성피부염과 비듬 등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이를 방치하면 탈모로 이어진다. 건강한 두피를 위해선 역시 클렌징이 우선이다. 샴푸 전 브러시로 모발을 여러 방향으로 빗어 먼지를 털어내고 애벌 샴푸로 가볍게 씻어낸다. 2차 샴푸 시 거품을 풍성하게 낸 뒤 5분가량 그대로 두면 두피 딥 클렌징은 물론 제품 내 약효 성분이 더 깊이 흡수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닥터포헤어 엄소현 매니저는 “1~2주 간격의 헤드 스케일링으로 묵은 각질과 노폐물을 제거하면 더 깨끗한 두피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극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알갱이가 있는 텍스처보다는 필링제 형태의 제품을 추천하며, 롤링 시 손톱이 아닌 지문을 통해 부드럽게 문지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후 보습과 진정 효과가 있는 토닉을 발라 두피를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전했다.

 

인공눈물로 두 눈에 광명 찾기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된 눈은 염증과 안구건조증, 눈물샘 손상 등을 유발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단국대학교병원 안과 전문의 조경진 부교수는 이때 눈 또한 피부처럼 깨끗이 닦아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말한다. “히알루론산이나 카복시메틸셀룰로스 성분의 인공 눈물을 쓰면 눈 표면의 미세먼지와 염증 물질이 세척되고 손상된 표면의 치료가 촉진되어 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하지만 최신 인공 눈물은 히알루론산과 카복시메틸셀룰로스 성분이 농도별로 나뉘어 출시되고 있어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고농도일수록 눈 표면에 오래 머무르고 염증 치유 효과도 크지만, 점성이 높으므로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고농도가 무조건 최고의 해법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되도록 전문의와 상담 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번에 많은 양의 인공 눈물을 넣으면 기존의 수분까지 씻어낼 수 있으므로 사용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사용량은 네다섯 방울로, 1회 점안 시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 “미세먼지가 극심한 날에는 콘택트렌즈 착용을 자제하고, 온열 안대로 안구에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른 수건을 따듯하게 데운 후 눈 위에 올려 두는 것만으로도 안구의 피로감과 건조함을 완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며 조언했다.

 

이너 뷰티로 완성된 최종 보호막

미세먼지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 ‘세정’만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신체 외부만큼 내부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SNS에서 ‘꿈약’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이동섭 약사는 피부와 기관지에 끼치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잘 알지만 심장과 장, 간 같은 내부 장기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미세먼지 시즌에는 흔히 챙겨 먹는 기관지 영양제도 좋지만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C와 E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항산화 성분은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하는 활성 세포의 불안정성을 안정화하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가 유난히 심한 날에는 더더욱 항산화 성분과 장기 면역력 향상에 효과적인 오메가-3나 유산균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재난으로 분류되는 오늘날의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방어하긴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세밀한 케어 습관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 것은 분명하다.

왼쪽부터 | TORRIDEN 다이브인 저분자 히알루론산 클렌징 오일. 분자량이 작은 저분자 오일이 모공 속 노폐물까지 말끔하게 세정해주며 복합 저분자 히알루론산을 함유해 세안 후에도 피부가 촉촉하다. 200ml, 2만2천원. RENÉ FURTERER 콤플렉스5. 고농축 에센셜 오일이 두피 스케일링 효과와 함께 미세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50ml, 5만4천원.
DR.JART+ 시카페어™ 젠틀 클렌징 폼. 약산성 클렌저로 피부의 pH 밸런스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풍성한 거품으로 물리적 자극을 최소화한다. 150ml, 3만5천원.
DR.FORHAIR 폴리젠 헤어 토닉. 모공보다 작은 캡슐에 두피 강화에 유효한 성분을 담아 흡수율을 높였다. 120ml, 1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