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올해의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del Mobile,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디자인을 소개합니다.
“제63회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del Mobile)는 지구인이 모두 직면한 과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장입니다. 미래에 대한 실낱과도 같은 희망을, 그 희미하지만 명확한 빛을 비추는 등대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밀라노 가구 박람회 회장인 마리아 포로(Maria Porro)는 올해의 박람회를 이렇게 설명했어요. 밀라노 지역을 넘어 전 세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이끄는 역할을 넘어, 미래에 대한 고심의 흔적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 미학적으로, 기능적으로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템은 무엇일까요? 기대를 안고 지켜본 에디터가 직접 꼽아 봤습니다.
꿈을 담을 오브제, 에르메스(Hermès) 홈 컬렉션



오브제의 개념은 그 쓰임에서 드러나고, 그 쓰임은 다시 새로운 오브제의 본질에 투영되죠. 빛을 투과하거나 반사하는 오브제를 통해 공간을 수축하거나 확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에르메스 2025 홈 컬렉션이 공개되었습니다. 에르메스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유리’라는 소재에 대한 하우스의 탐구를 소개했는데요. 공예 기법에 따라 색채와 투명도를 미묘하게 다르게 제작하여 저마다의 고유성을 부여한 화병, 주전자, 박스 등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에디터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체커보드 패턴의 유리 화병. 장인이 색유리를 겹겹이 입힌 후에 냉각 커팅하여 패턴을 만들었는데요. 보는 각도와 시선에 따라 컬러가 미묘하게 짙어지기도 하고, 옅어지기도 하는 것이 매력적이죠.
밀라노 가구 박람회 속 지미추(Jimmy Choo) 2025 가을 컬렉션




다채로운 조합과 흥미로운 대비로 점철된 지미추 2025 가을 컬렉션이 공개되었습니다. 브랜드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 기간 중 전시 형태의 프레젠테이션을 열었는데요. 이곳에서 지미추의 시그니처 실루엣에 새로운 소재와 질감을 더해 독창적인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가을 컬렉션에는 한층 더 풍부한 감성을 담고 싶었어요. ‘화려함, 질감, 촉각적인 요소, 예술성,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를 극대화해 ‘울트라 리치(Ultra Enriched)’한 컬렉션을 완성하고자 했죠.” 지미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산드라 초이(Sandra Choi)는 이번 컬렉션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코냑, 골드, 버터밀크, 초콜릿 브라운 등의 컬러를 활용해 따듯한 동시에 매혹적인 빛깔을 뿜어내는 제품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그중 2025 가을 컬렉션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파렌(FARREN) 라운드 토 펌프스’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동시대 여성을 표방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제품이죠.
올해 최고의 자동차 디자인은 페라리(Ferrari)의 12칠린드리(12CILINDRI)

밀라노 가구 박람회 첫날 프로그램 중 하나인 ‘2025 카 디자인 어워드(Car Design Award 2025)’. 이번 어워즈에서 ‘양산차(Production Car)’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페라리의 ’12칠린드리(12CILINDRI)’입니다. 1950년대와 60년대의 전설적인 그랜드 투어러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V12 프런트 엔진을 탑재해 우아함과 스포티함을 조화롭게 담은 디자인이 인상적인 모델이죠. 절제의 미학이 돋보이는 형태와 간결한 선이 특히 매력적이에요. 통합형 액티브 공기역학 장치, 엔진룸을 돋보이게 하는 프론트 힌지 보닛, 해당 모델의 상징인 2개의 트윈 테일파이프와 같은 첨단 기술을 담은 완벽한 자동차라 할 수 있습니다.
밀라노에서 만나는 ‘행복의 오아시스’, 비스터 컬렉션(The Bicester Collection™)의 피덴자 빌리지(Fidenza Village)



유럽 주요 도시 속 럭셔리 쇼핑과 문화 경험을 선사하는 비스터 컬렉션. 전 세계 12개의 빌리지 중 밀라노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피덴자 빌리지는 2025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밀라노 국립대학교 중정에서 특별한 전시를 진행합니다. 아티스트 듀오 ‘팡게아(Pangea)’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행복의 오아시스’ 전시인데요. 콜롬빈 주베르 (Colombine Jubert)와 레티시아 루제(Laëtitia Rouget), 두 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팡게아는 직물을 활용해 감정과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관람객이 총 8개의 상징적인 문을 통과하는 참여형 작품을 제작해 스스로 감정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게 고안했어요. 16세기 건축물의 아치와 조화를 이루는 구조물에는 다채로운 색상이 활용되어 감각적이고 상호적인 체험을 가능하게 했죠. ‘행복의 오아시스’ 전시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끝난 4월 25일부터 피덴자 빌리자에서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밀라노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피덴자 빌리지를 방문해 직접 경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