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러너들을 설레게 할 위대한 도전의 서막이 공개됐습니다. 여성 육상 1마일 세계 기록 보유자인 페이스 키피에곤 선수가 1마일을 4분 이내로 주파하는 ‘브레이킹 4’.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던 3월, 많은 지인들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꼭 봐야 할 명작이라고요. 물론, 티슈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작금의 2020년대까지 한 가족이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에는 한국 현대사의 전반에 걸친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느꼈어요. 자신의 꿈을 기꺼이 희생한 부모와 그 희생을 먹고 자란 자식들.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했습니다. ‘엄마가 희생의 아이콘이 아니라, 도전하고 꿈을 이루는 주체가 되는 것은 언제쯤일까?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엄마라는 존재가 도전하는 사람의 아이콘이 된다면?’

그 무렵, 지구 반대편에서 나이키는 무한한 인간의 가능성에 가치를 둔 무모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여성 육상 1마일(약 1.6km) 및 1,500미터 부문 세계 기록 보유자인 케냐의 페이스 키피에곤(Faith Kipyegon). 브랜드는 그와 함께 여성 선수 최초로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하는 ‘브레이킹 4(Breaking 4)’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처음으로 1마일을 4분 이내로 달렸던 선수는 영국의 로저 배니스터(Roger Bannister)입니다. 1954 5월 6일, 그는 3분 59.4초를 달성해 불가능하게 여겨지던 장벽을 허물었습니다. 당시 그가 신고 달렸던 레더 소재의 검은색 스니커즈는 2015년에 경매를 통해 266,500파운드에 낙찰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환율로 약 4.6억 원에 달했죠. 이후 여러 남성 육상 선수들이 해당 기록을 경신했지만, 여성 선수는 없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4분 이내의 기록을 페이스 키피에곤 선수가 6월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샤를레티(Stade Charléty)에서 도전합니다.

한국 러너들에게 1마일은 꽤 낯선 거리입니다. 주로 북미에서 인기 있는 종목이죠. 그럼 나이키는 왜 1마일을 기준으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까요? 지난 70 년 동안 남성 육상 선수들은 계속해서 1마일 기록을 깨고 있지만, 여성 선수는 전무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여성 선수의 4 분 이내 기록은 마의 장벽과도 같았습니다. 나이키는 이 관념을 없애고 싶었어요. 만약 성공한다면 여성 스포츠 역사에 기록될 엄청난 혁명이 될 것이에요. 단순히 한 명의 성공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키와 같은 의미를 갖죠.

페이스 키피에곤은 역대 여자 중거리 육상 선수 중 가장 많은 기록을 세웠습니다. “저는 세 번이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고, 세계 육상선수권에서도 우승했어요. 하지만 제 안에서는 여전히 도전 의식이 꿈틀거렸어요. ‘이제 또 무얼 새롭게 이룰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나 자신을 믿고, 팀을 믿는다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번 ‘브레이킹 4’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2023년 7월 자신이 세웠던 세계 기록인 4:07.65에서 7.65초를 더 단축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가 여성이자 한 아이의 엄마라는 점입니다.

“우리 모두가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여성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 나이키 ‘브레이킹 4’ 프로젝트 도전을 함께하는 여성 육상선수 페이스 키피에곤 

여성 선수가 1 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도전일까요? 페이스 키피에곤 선수는 1 마일 세계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4분 7초 64인데요. 4분 이내의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약 8초를 단축해야 합니다. 체감이 쉽지 않은데요. 파울라 이반(Paula Ivan) 선수가 1989 년 세계 기록을 세운 이후 2023년 7월 21일에 페이스 키피에곤 선수가 앞서 소개한 기록을 달성하며 8 초를 단축했습니다. 8초를 단축하기 위해 34년이나 걸린 것입니다.

2025년 6월 26일 ‘브레이킹 4’ 도전이 있기까지 어떻게 짧은 기간 안에 퍼포먼스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요? 나이키 스포츠 연구소에서 신발 및 의류를 연구하고 여성 과학과 마인드 사이언스 팀을 총괄하는 에이미 존스 바탈루스(Amy Jones Vateralus)는 ‘브레이킹 4’와 같은 프로젝트를 위해 여성 운동 선수를 위한 데이터 수집과 제품 개발 등을 맡고 있습니다. 그에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준비입니다. 철저히 페이스 키피에곤 선수의 훈련을 분석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체크해 대비 할 예정입니다. 물론 위치도 중요합니다. ‘브레이킹 4’가 진행될 파리의 스타드 샤를레티 경기장은 페이스가 1,500M 세계 신기록을 세운 곳입니다. 그의 이상적인 환경 조성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장소이죠. 세 번째 요소는 다양한 외부 요소입니다. 기후 환경이나 트랙의 표면 등 다양한 외부 요소들은 조절 할 수 없지만, 기록측정에 굉장히 강력한 힘을 작용 하기 때문이죠. 어패럴과 페이싱 전략을 통해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훈련해야 해요. 마지막은 효율성입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듯, 다가가야 하는데요. 1마일이라는 거리에 맞춘 러닝화와 어패럴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여성이기에 브라 수트와 같은 제품들도 그와 함께 개발하고 있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목도하는 것과 같은 답변이었는데요. 그럼 왜 나이키는 이 도전을 페이스 키피에곤 선수와 함께하는 걸까요?

나이키 Inc 회장이자 CEO인 엘리엇 힐(Elliott Hill)은 ‘브레이킹 4’ 프로젝트를 페이스 키에피곤과 함께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세대에 한 번 나올 법한 재능을 지녔어요. 그가 세운 대담한 목표는 나이키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죠. 하지만 무엇보다 페이스는 강인한 여성이자 엄마입니다. 나이키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그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 지원할 겁니다. 이를 통해 엘리트 선수를 비롯한 모든 선수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길 바라요.”

나이키 글로벌 여성 러닝 부문의 VP/GM 을 맡고 있는 시마 시몬스(Seema Simmons)는 “페이스는 엘리트 운동 선수일 뿐 아니라 엄마이고, 커뮤니티의 리더로 굉장히 모범적인 여성이에요. 많은 운동 선수들이 그를 롤모델로 삼고 있죠. 그가 세계 신기록을 세운 뒤, 정상을 달리고 있는 데도 새로운 도전을 찾고 있더라고요. 그의 쉽지 않은 도전을 함께하고 싶었어요. 그것이 나이키의 정신이니까요”라고 말을 덧붙였습니다.

나이키는 1984년 하계 올림픽에서 최초의 여성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쥔 여성 마라토너 조앤 베노잇 사무엘슨(Joan Benoit Samuelson)의 도전에 함께했습니다. 전설의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와의 ‘브레이킹 2’ 프로젝트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해 2시간 마라톤의 장벽을 부수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을 화면으로 바라보며 품었던 희망을 잊지 않고 있어요. 나이키와 킵초게는 ‘브레이킹 2’ 프로젝트로 누구든 원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노력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공유했죠.

인류 역사상 처음 1마일을 4분 이내에 돌파했던 로저 베니스터의 기록은 이후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가 신기록을 세운 뒤 한 달 만에 10명의 선수가 4분의 벽을 뚫었어요. 1년 뒤에는 37명이, 2년 뒤에는 300명으로 4분 이내의 기록을 가진 선수가 증가했습니다. 올해 6월, 페이스의 ‘브레이킹 4’ 프로젝트 도전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육상의 역사를 넘어, 여성들의 그리고 엄마들의 삶에 큰 영감이 될 것입니다. 오래도록 기록될 인류의 한 순간을 다시 한 번 목도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