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나(Demna)가 구찌(Gucci) 첫 컬렉션 공개를 앞두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바로 공식 인스타그램의 모든 게시물을 전면 삭제한 것. 브랜드의 역사를 함께 담고 있던 피드가 순식간에 백지로 바뀐 순간 패션계는 또 한 번 술렁였죠.


사실 이 전략은 뎀나에게 그리 낯선 일이 아닙니다. 2021년 7월,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디렉터이던 당시 그는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게시물을 전부 삭제한 뒤 일부 포스트만 선택적으로 다시 올리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구성한 바 있죠. 당시 53년 만의 오트 쿠튀르 쇼를 앞두고 있던 만큼 브랜드 리셋의 신호로도 해석됐는데요. 이후 2023년 3월에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의 포스트를 다시 공개하며 서서히 피드를 복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그의 개인 인스타그램 피드 역시 전부 비워진 상태로, 이번 행동 또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제스처로 보이죠.

오는 23일(현지 시각), 뎀나는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구찌 데뷔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이번 시즌은 전통적인 런웨이 대신 필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그가 처음 그려내는 구찌의 세계관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첫 정식 런웨이 쇼는 내년 2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그전까지는 프리뷰 형태로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예고할 계획이라고 하죠. 뎀나는 “이번 필름을 통해 구찌가 어떤 브랜드인지 대중에게 다시 상기시켜 주고 싶다”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습니다.
한편 뎀나는 지난 7월 9일, 발렌시아가 2025 가을 쿠튀르 쇼를 마지막으로 퇴임한 뒤 구찌에 아티스틱 디렉터로 정식 합류했는데요. 게시물 리셋과 함께 새로운 장이 열린 구찌. 뎀나가 피드를 새로 채우듯 브랜드를 새로운 물결로 채워나가겠다는 포부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