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을 맞은 패션 월드에 떠오르는 트렌드 중 하나인 포엣 코어는 마치 시인처럼 지적인 스타일과 사색적인 태도를 지닌 것을 말합니다. 과한 요소를 덜어내고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것이 이 트렌드의 핵심이죠. 빠르게 교체되는 화려한 트렌드 대신 마치 고전처럼 오래될수록 멋이 깊어지는 빈티지한 매력이 있죠. 텍스트 힙 트렌드와 맞닿아 있는 포엣 코어는 독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 올 텐데요.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드러내는 포엣 코어를 완성하는 세 가지 포인트 짚어보시죠.
1. 안경으로 너드미 한 스푼 추가
꾸미지 않은 ‘날 것의 나’를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는 아이템은 단연 안경일 겁니다. 각지거나 둥글거나, 두껍거나 얇은 디자인 모두 환영입니다. 세련되고 날렵한 프레임의 안경보다는 옷장 속 오래된 빈티지 안경을 추천합니다. 너드스럽고 괴짜 같을수록 성공입니다.


벨라 하디드는 이미 예전부터 빈티지 안경을 즐겨 쓰곤 했는데요. 붉은 스퀘어 프레임 안경을 착용해 관조적이고 날카로운 독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늘 한 손엔 책을 든 채로 포착되는 카이아 거버는 독서 클럽(@libraryscience)을 운영할 정도로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줘 왔습니다. 카이아 거버는 검은색 오벌 프레임의 안경으로 차분하고 나른한 무드를 연출했습니다.
2. 자연스러운 구김이 있는 빈티지 재킷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빈티지하고 포멀한 재킷은 포엣 코어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가죽 향이 짙게 밴 오래된 재킷의 품에서 금방이라도 시집 한 권이 나올 것 같죠. 흐르는 듯한 실루엣의 셔츠와 자연스럽게 빛바랜 재킷이 만들어내는 무드가 고뇌하는 작가의 이미지를 연상시킵니다.


정호연의 포엣 코어는 빈티지한 옷들을 그녀만의 감성으로 사랑스럽게 연출합니다. 그녀의 부스스한 곱슬머리 역시 내추럴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죠. 그녀의 옐로 체크 패턴의 재킷은 밝은 컬러에서도 충분히 조용하고 잔잔한 포엣 코어를 완성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 클래식한 스카프와 모자 더하기
추운 날씨에는 스카프와 모자로 스타일링을 더하는 것도 좋습니다. 재킷 위로 무심하게 걸친 스카프는 어쩐지 쓸쓸한 작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헌팅캡, 베레모, 비니 등 다양한 모자를 무심하게 툭 얹어 룩을 한결 더 업그레이드해 보세요.




포엣 코어가 아직도 어렵다면 우즈, 슬기, 김도연의 스타일링을 공식처럼 외워볼까요? 이들처럼 헌팅 캡, 스카프 그리고 빈티지한 아우터까지 이 세 가지를 함께 매치해 준다면 지적이면서 온기를 지닌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포엣 코어의 매력에 스며든 패션 하우스들
이번 시즌 하우스의 컬렉션에서도 포엣 코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되는 사회에 피로를 느끼는 시점에서 포엣 코어의 클래식함은 시간이 멈춘듯한 안정감과 쉼을 제공합니다. 화려함을 덜어내고 클래식으로 돌아간 이번 시즌의 주요 컬렉션을 살펴보겠습니다.


코치는 패션, 경제 모든 것이 빠르게 회전하는 도시 뉴욕의 이면을 이번 컬렉션에 담았습니다. 낡고 해진 니트와 빛바랜 가죽 등등 오래된 것들을 조명했습니다. 투박하지만 변치 않는 고전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죠. 특히 책 형태의 네크리스가 절제된 유희를 더해줍니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무거운 스웨이드 재킷과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로 강인하고 사유하는 이미지를 투영하고 있죠. 조니 요한슨이 바라본 이번 컬렉션은 우아하고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사고하고 사색하는 인상을 남깁니다.


다니엘 리의 버버리는 다시 클래식하게 돌아왔습니다. 가죽 소재의 트렌치 코트, 클래식한 테일러링 재킷, 오버 사이즈 봄버 재킷 등 간결하고 정제된 실루엣을 강조했습니다. 베이지, 브라운, 인디고 같은 기본 색조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담담한 톤을 유지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여러 이유로 멀리해왔던 책을 다시 손에 쥐어보는 것 어떨까요? 헌팅 캡을 무심히 눌러쓰고 낙낙한 빈티지 재킷을 걸친 채 말이죠. 두툼한 안경 프레임 사이로 만난 책 속 문장들에서 지친 마음과 오래 고민해온 질문에 대한 작은 해답을 발견할지도 몰라요. 옷은 때때로 우리의 태도를 바꾸고, 결심을 이끌어내는 매개가 되기도 하니까요. 이토록 지적이고 멋스러운 포엣 코어를 입고 천천히 책을 즐겨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