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의 뿌리로 돌아가 새로운 챕터를 여는 방식에 대하여, 보테가 베네타 2026 여름 캠페인.



포토그래퍼 유르겐 텔러(Juergen Teller)의 렌즈를 통해 담아낸 보테가 베네타의 2026 여름 캠페인이 공개됐습니다.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에서 출발한 하우스의 뿌리를 되짚어보는 동시에, 지난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루이스 트로터(Louise Trotter)가 펼쳐 보이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장면이기도 하죠.
그 무대는 바로 베니스. 브랜드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도시의 풍경 속에서 보테가 베네타가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 펼쳐질 방향을 한 화면에 담아냈습니다. 텔러 특유의 가공되지 않은 시선은 베니스가 지닌 우아함과 유산을 과장 없이 포착하며 도시의 공기와 컬렉션의 감도를 자연스럽게 겹쳐놓죠.
지아르디니 나폴레오니치, 팔라초 로카 콘타리니 코르푸, 베네데토 마르첼로 국립 음악원, 그리고 아카데미아 다리 인근 팔라초 프란케티 앞에 자리한 안골로 피오리토 플라워 숍까지. 프라이빗한 팔라초와 일상의 공간이 어우러지며 베니스의 다채로운 면면이 캠페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캠페인 이미지는 도시의 건축과 자연광, 그리고 공간이 지닌 시간의 층위를 배경 삼아 트로터의 데뷔 컬렉션 전반에 흐르는 정교한 테일러링과 깊이 있는 디테일, 그리고 풍부한 텍스처의 대비를 섬세하게 비추는데요. 베니스의 예술과 역사, 건축적 유산 위에 놓인 룩들은 컬렉션이 지닌 절제된 존재감을 한층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캐스팅 역시 인상적입니다. 이단 제임스 그린(Ethan James Green), 말릭 보디앙(Malik Bodian), 캐리 올리엔(Kari Olien) 등 각기 다른 개성과 태도를 지닌 얼굴들을 통해, 장인정신이라는 정체성이 어떻게 다양한 인물 위에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죠.
캠페인의 시선은 오리지널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의 구조적 비율에서 시작해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핸드백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까지 폭넓게 따라갑니다. 로고보다 기술을, 장식보다 구조를 중시해 온 보테가 베네타의 철학과 유산 위에 루이스 트로터의 해석이 더해지며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의 유기적인 서사로 이어지죠.
루이스 트로터는 하우스에 합류한 지 약 8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강렬한 첫인사를 건넸습니다. “하우스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현재를 찾는다”는 분명한 방향 아래 펼쳐진 쇼는 1970년대 도입된 인트레치아토가 50주년을 맞이했다는 상징적 맥락을 중심에 두고 브랜드의 유산과 현재를 유려하게 교차시켰죠.
실루엣은 정교한 테일러링을 중심으로 견고함과 유연함의 대비를 반복했습니다. 인트레치아토를 테일러링 위로 끌어올려 코트 표면을 비늘처럼 표현하거나 케이프처럼 길게 흘려보내고, 입체적인 페더(Feather) 질감을 데님 로브 위에 얹는 식의 변주가 이어졌죠. 그 결과 룩들은 보테가 베네타가 오랜 시간 지켜온 조용한 장인정신을 유지하면서도, 움직임과 생동한 질감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리듬과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이러한 결이 한층 입체적으로 펼쳐집니다. 도시의 유산 위에 공예를 다시 세우고 그 위에 트로터 특유의 구조적 대비를 덧입히는 방식으로요. 보테가 베네타 2026 여름 캠페인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