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W CELINE COLLECTION

루브르 맞은편, 퐁데자르 바로 옆. 17세기에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돔 건물이자 프랑스 최고의 학술기관인 앵스티튀 드 프랑스 안뜰에 거대한 나무 상자가 세워졌다. 그 안으로 들어서자 마테오 가르시아 오디오의 우드 스피커에서 프린스의 음악이 쏟아졌다. 다락방처럼 밝고 따뜻한 공간. 마이클 라이더가 셀린의 아티스틱 디렉터로서 세 번째 쇼를 위해 택한 무대는 잼 세션의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라이더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 “전략보다는 직관. 계획하기보다는 느낌을 믿기.”라고 썼다. 그에게 셀린은 특정 컨셉을 전시하는 장이 아니라, 하나의 스타일 그 자체라는 것. 옛 것과 새 것을 섞되 지금 당장 입고 나가고 싶은 옷을 만드는 것. 세 번째 시즌에 이르러, 그 감각은 확실한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라이더가 보여준 프레피 무드, 실크 스카프와 럭비 셔츠, 치노와 스트라이프 타이의 조합은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는 거기에 머물기를 거부했다. 실루엣은 눈에 띄게 슬림해졌고, 어깨는 단정해졌다. 코트와 재킷은 보디라인에 밀착되었으며, 그 아래로 크롭된 킥 플레어 팬츠는 의외의 각도로 벌어졌다. 지난 10년간 지배해온 오버사이즈 트렌드에 대한 조용한 반격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슬림 테일러링의 복귀가 아니다. 라이더가 추구하는 것은 익숙한 클래식에 날을 세우는 일이다. 재킷의 금색 단추는 의도적으로 작게 달렸고, 테일러링의 라인은 어딘가 살짝 어긋나 있다. 그런데 그 어긋남이 묘하게 쿨하다. 다크 울이나 선명한 컬러의 벨벳으로 만든 플레어 팬츠에는 화이트 키튼힐 부츠를, 머리 위에는 더비 햇이나 버킷 햇을 올려 룩을 마무리했다.

흰색 새틴은 이번 컬렉션의 핵심 소재 중 하나다. 힘 있는 광택의 새틴으로 만든 심플한 튜닉에 작은 리본 하나를 더한 것만으로 이브닝웨어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패딩된 실크 스카프를 들고 나오거나, 빳빳하게 세운 스카프를 목 위로 높이 감아 얼굴 절반을 가리는 스타일링을 더했다. 라이더가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어지럽고 복잡한, 그리고 다층적인 내면의 삶.”이 옷 아래서 드러나는 순간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컬러와 패턴, 로고와 장식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계산된 포인트가 아니라, 라이더의 표현대로 작은 반항에 가까워 보인다. 스튜디오에서의 작업 방식이 잼 세션과 닮았다고 말하는 그의 철학은 런웨이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하나의 룩이 다음 룩에 응답하고, 전체가 하나의 리듬으로 연결되는 구성. 프린스와 가스펠 음악이 만든 70년대의 그루비한 에너지가 옷의 무드와 정확히 맞물렸다.

셀린에서의 세 번째 쇼로 라이더는 자신의 감각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명징하게 보여줬다. 값비싸 보이면서도 손에 닿을 듯한, 완벽하게 다듬어졌으면서도 약간의 기벽이 깃든 옷. 그가 보도자료에 쓴 마지막 문장이 이 컬렉션을 가장 정확히 요약한다. “옷을 입는 것만으로 하루가 달라질 수 있다. 걷는 방식, 느끼는 방식까지. 난 그래서 이 일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