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으로 유튜브 영상을 틀며 자신의 커리어를 되짚은 저스틴 비버부터 왜 여전히 ‘펑크의 전설’로 불리는지 증명한 이기 팝까지. 2026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놓칠 수 없는 최고의 무대를 소개합니다.


유튜브로 회상하는 커리어, 저스틴 비버

저스틴 비버 코첼라
@lilbieber

2026 코첼라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에 중심에 선 아티스트는 단연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였습니다. 저스틴 비버의 출연 개런티가 역대 최고 수준인 약 1천만 달러(한화 약 148억 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었죠.

2022년 건강 문제로 투어를 중단한 이후 4년 만에 대형 무대에 복귀한 그는 최근 앨범 ‘SWAG’의 무대는 물론, 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와 함께 글로벌 히트곡인 ‘STAY’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더 키드 라로이 외에도 디종(Dijon)과 템스(Tems), 맥기(Mk.gee)를 무대 위로 불러 공연의 열기를 이어갔죠.

무대 위에는 오직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맥북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다른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무대의 연출과는 달리, 저스틴 비버는 극도로 절제된 구성으로 무대를 채웠는데요. 그리고 그가 맥북으로 재생한 것은 다름 아닌 유튜브. 유튜브에서 2007년에 본인이 처음 업로드했던 니요(NE-YO)의 ‘So Sick’ 커버 영상, 커리어 초기 히트곡인 ‘Baby’, ‘Sorry’, ‘That Should Be Me’, ‘All That Matters’ 등의 영상을 재생하면서 따라 부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요. 팝스타를 꿈꾸던 어린 시절 저스틴 비버의 앳된 목소리와 최고의 팝스타가 된 현재의 저스틴 비버의 목소리가 한 무대에서 겹쳐지는 순간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듯한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에게는 19년의 커리어를 되짚어보는 듯했던 순간이자, 오랜 시간 그의 곁을 지켜온 팬들에게는 더 깊은 여운을 남긴 무대였죠.


라틴 여성 최초 헤드라이너, 카롤 지

카롤 지 코첼라
@karolg

카롤 지(Karol G)가 2026 코첼라에서 라틴 뮤지션 계보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갔습니다. 라틴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코첼라 헤드라이너로서 무대에 오른 것. 카롤 지는 코첼라의 메인 스테이지를 말 그대로 흥겨운 ‘페스티벌’ 현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춤출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신나는 레게톤 뮤직과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는 카롤 지의 퍼포먼스는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이끌었죠.

더불어, 피날레 무대인 ‘Provenza’ 무대에서는 콜롬비아의 국기를 두른 채 무대를 뛰어다니며 자신의 뿌리를 드러냈고, 관객들은 과테말라,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라틴 아메리카의 국기를 흔들며 화답했습니다. 이는 무대와 관객이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카롤 지는 라틴 뮤직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서 미국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음악이 가진 상징성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6년 만의 귀환, 더 스트록스

이번 코첼라 공연에서 가장 ‘밴드다운’ 무대를 꼽자면 단연 더 스트록스(The Strokes)였습니다. 화려한 연출과 퍼포먼스가 끊임없이 이어졌던 코첼라 무대에서 특별한 장치 없이 오직 음악만으로 관객을 사로잡았기 떄문이죠. 프론트맨 줄리앙 카사블랑카스(Julian Casablancas) 특유의 나른하고 몽환적인 보컬이 흐르자 수많은 팬들이 환호로 응답했습니다.

대표곡인 ‘Reptilia’, ‘Last Nite’, ‘Someday’ 등 대표곡이 이어지는 동안 팬들의 떼창이 끊이질 않았죠. 이는 그들이 왜 200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밴드인지를 입증하는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최근 더 스트록스는 2020년의 ‘The New Abnormal’ 이후 6년 만에 앨범 ‘Reality Awaits’로 컴백을 예고한 만큼, 이번 무대는 그들의 다음 챕터를 기대하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레전드 네버 다이, 이기 팝

이기 팝 코첼라
@coachella

전설은 영원합니다. 이기 팝(Iggy Pop)의 무대가 이를 증명했습니다. ‘펑크 록의 대부’로 불리는 이기 팝은 70세를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뮤지션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했는데요. 스키니한 블랙 팬츠 차림에 상의를 벗은 채 마이크 스탠드를 삐딱하게 움켜쥔 그의 모습은 여전히 자유롭고 날것의 펑크 그 자체였죠.

‘I Got A Right’, ‘I Wanna Be Your Dog’ 같은 스투지스(The Stooges) 시절의 곡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Lust fo Life’, ‘The Passenger’까지 이어지는 셋리스트는 관객의 함성을 끌어냈습니다. 노장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지치지 않고 열창하는 장면은 영원히 늙지 않는 록스타의 록 스피릿을 대변했습니다. 특히, 관에 들어가서 실려가는 퍼포먼스는 2026 코첼라의 가장 강렬한 장면으로 남았죠.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강렬한 에너지, 그것이 바로 이기 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