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관람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애니메이션이 실사 영화로 찾아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룩백(Look Back)’의 공식 예고편이 공개됐습니다. 주연 캐스팅과 일본 개봉일까지 발표되며 팬들의 설렘에 불을 지폈는데요. 애니메이션으로 국내 32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그 이야기가 마침내 실사로 재탄생합니다.



만화만 아는 소녀, 후지노와 쿄모토
룩백의 원작은 ‘체인소 맨’ 시리즈를 그린 후지모토 타츠키의 단편 만화로, ‘창작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 불릴 만큼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두드린 작품이죠. 룩백은 만화 창작을 향한 열정 하나로 이어진 두 소녀의 우정과 성장을 담백하게 그립니다. 학급 신문에 4컷 만화를 연재하며 주목 받는 후지노와 은둔하며 그림에만 몰두하는 쿄모토. 두 사람은 각자가 가진 것으로 서로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사이인데요. 후지노는 남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쿄모토는 압도적인 그림 솜씨로 놀라움을 주죠. 살아 온 환경도, 성향도 다른 두 사람은 만화라는 교집합을 통해 가까워지고 경쟁과 동경, 우정과 상실을 경험하며 함께 성장해 갑니다.
영화는 이 특별한 관계를 두 사람이 등을 지고 나란히 그림을 그리는 장면으로 보여주는데요. 혼자서는 볼 수 없는 자신의 등을 누군가가 대신 바라봐 준다는 믿음. 등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을 연결하는 단단한 끈이 되어 줍니다. ‘룩백’이라는 제목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죠. 그렇기에 서로의 존재가 당연했던 시절이 지나고, 홀로 남겨진 뒷모습을 비추는 장면으로 이어질 때의 공백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데요. 하지만 영화는 후회와 아쉬움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모든 기억을 품고 다시 펜을 들죠. 상처와 그리움마저도 앞으로 나아갈 힘으로 삼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입니다.



신칸센에서 시작된 만남, 거장이 택한 이야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룩백의 만남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교토에서 돌아오는 신칸센 안 서점에서, 표지에 이끌려 룩백 만화 책을 집어 들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날 밤 단숨에 읽어 내려간 그는 “만화와 영화라는 장르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창작자로서 작품에 담긴 각오가 너무도 절실하게 전해졌다”고 회상했습니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2023년 ‘괴물’로 칸 각본상을 거머쥐며 가족과 성장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 온 그가, 이번에는 어린 창작자들의 청춘에 주목해 각본과 편집까지 직접 맡았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일에 모든 것을 걸었던 두 소녀의 이야기가 4개월 동안 실제로 연필을 쥐고 연습한 두 배우의 손을 통해 스크린 위에 살아납니다. 이번 작품에서 후지노 역은 배우 데구치 나츠키가, 쿄모토 역은 마키타 아쥬가 연기했는데요. 고레에다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났습니다. 이들은 크랭크인 수 개월 전부터 직접 그림 연습을 이어가며 캐릭터에 몰입했는데요. 고레에다 감독은 “원작을 읽자마자 마키타 아쥬를 쿄모토 역으로 떠올렸고, 데구치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후지노 그 자체였다”며 두 배우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죠.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 온 배우들과 함께, 오는 9월 11일 자신이 만화에서 느꼈던 울림을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일 예정입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만화를 향한 열정
룩백의 실사화 소식이 이토록 뜨거운 건 그만큼 원작이 가진 힘이 크기 때문입니다. 2021년 일본 최대 만화 플랫폼 ‘소년 점프+’에 공개된 후지모토 타츠키의 원작은, 첫날 조회수 250만 회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 열기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 37개국에서 출판되었죠. 단 한 편의 이야기가 이토록 빠르게 사랑 받은 건, 만화광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2024년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후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는데요. 일본에서 20억 엔이 넘는 수입을 기록한 것은 물론, 전 세계 32개국에서 관객들과 만나며 흥행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룩백 실사 영화를 향한 관심은 이제 일본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영화 배급사 GKIDS와 손잡고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에 개봉될 예정인데요. GKIDS는 스튜디오 지브리와 신카이 마코토, 호소다 마모루 감독 작품을 북미에 소개해 온 곳으로, 애니메이션 룩백 역시 이들의 손을 거쳐 현지 관객과 만난 바 있죠. 다시 한번 룩백과 손을 잡으며 글로벌 흥행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죠. 여기에 최근 공개된 티저 예고편까지 화제를 더하고 있습니다. 펜이 원고지를 긁는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60초의 영상은, 영화가 전할 여운을 미리 엿보게 합니다.

후지모토 타츠키가 대학 시절 느꼈던 무력감 속에서 그린 룩백. 이야기가 완성된 후에는 오히려 새롭게 나아갈 활력을 얻었다는데요. 잘못된 선택도, 지나간 아쉬움도 붙들지 않은 채 다시 펜을 드는 것. 만화를 사랑하는 두 소녀의 이야기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수많은 관객의 마음에 닿을 9월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