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Maria Grazia Chiuri)가 고향 로마에서 펜디의 이름으로 쿠튀르의 역사를 다시 씁니다.

FENDI

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펜디의 2026/2027 F/W 쿠튀르 컬렉션이 오는 7월 9일, 로마 국립현대미술관(Galleria Nazionale d’Arte Moderna e Contemporanea)에서 공개됩니다. 이번 컬렉션은 지난해 10월 펜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메종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쿠튀르 컬렉션인데요. 디올에서 9년간 여성복 컬렉션을 이끌었던 그가, 자신의 뿌리인 로마와 펜디로 돌아와 쓸 쿠튀르의 첫 문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lagallerianazionale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1985년의 기억을 품은 공간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장소 선택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신고전주의부터 아방가르드까지 약 2만 점의 이탈리아 및 글로벌 현대미술 작품을 소장한 이곳은 로마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고대 유적이나 르네상스 회화와는 결이 다른 공간입니다. 세잔(Cézanne)부터 클림트(Klimt), 모네(Monet), 뒤샹(Duchamp) 같은 거장들의 작품부터 이탈리아 아방가르드 미술까지 아우르며, 파리의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에 비견되는 이탈리아 유일의 현대미술 국립 박물관이죠. 펜디에게 이 공간은 단순한 전시장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요. 1985년, 바로 이곳에서 펜디와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의 역사적인 협업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가 열렸고, 그 기억이 4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소환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쇼에 초대된 참석자들은 쿠튀르 컬렉션과 함께 <After, Un Percorso di Lavoro. Fendi / Karl Lagerfeld 1985> 전시의 프라이빗 뷰잉을 관람하게 됩니다. 41년 전 이 공간에서 펼쳐졌던 전설적인 아카이브를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마주하는 것이죠.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동시에 그 위에 새로운 비전을 얹는, 펜디만이 쓸 수 있는 서사의 첫 페이지가 될 예정입니다.

FENDI

로마가 낳은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로마로 돌아오다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를 사로잡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1989년 펜디에 입사하며 패션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이후 발렌티노를 거쳐 디올의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9년간 하우스를 이끌며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그는 다시 펜디로 돌아왔죠. 하지만 이번 복귀는 단순한 귀환이 아니었습니다. 전임자 킴 존스(Kim Jones)와 달리 여성복과 남성복, 쿠튀르를 모두 총괄하는 단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하우스 전체의 방향을 이끌게 됐기 때문인데요. 그 무게를 처음 드러낸 것은 올해 2월의 펜디 2026 F/W 레디투웨어 컬렉션. 다크하고 절제된 무드 속에 로마적 감성을 녹여내며, 화려한 변화보다 하우스가 쌓아온 유산을 자신의 언어로 천천히 읽어내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펜디를 제시했죠. 앞으로 그가 펜디와 함께 써 내려갈 이야기의 온도를 가늠케 한 컬렉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다음 장이 펼쳐질 차례입니다. 커리어가 시작된 브랜드에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도시를 배경으로 선보이는 첫 펜디 쿠튀르 컬렉션.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여정과 펜디의 새로운 시대가 하나로 만날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fendi

로마라는 언어로 쓰인 헤리티지, 펜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고향, 1925년 로마에서 탄생한 펜디는 처음부터 이 도시와 함께 숨 쉬어 온 하우스입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섬세함으로 빚어낸 모피와 가죽 공예, 로마의 역사적 공간을 런웨이로 삼아온 대담한 기획력, 그리고 10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는 하우스의 철학까지. 펜디가 쌓아온 시간은 단순한 브랜드의 역사가 아니라 로마라는 도시가 패션의 언어로 번역된 결과물이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수장이 바뀌어도 특유의 뿌리 깊은 공예 감각과 로마가 품어온 고유한 결만큼은 흔들린 적이 없었죠. 그것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펜디를 만든 언어가 되었고, 이제 그 100년의 유산 위에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첫 쿠튀르가 놓일 차례입니다.

@mariagraziachiuri

헤리티지를 품고, 고향의 언어를 통해 자신만의 펜디 쿠튀르를 처음 펼쳐 보일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41년 전 같은 공간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과거의 언어를 손에 쥔 채 어떤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2026/2027 F/W 쿠튀르 컬렉션, 그 첫 모습이 오는 7월 9일 로마에서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