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기념품 코너에서 출발한 브랜드 ‘뮷즈’의 매출이 200억 원을 넘어서며, K-컬처를 대표하는 굿즈로 단단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뮷즈, 숫자가 증명하는 인기
‘박물관 굿즈 오픈런’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인기 굿즈를 사기 위해 일부러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소장하고 사용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박물관이 새로운 소비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흐름의 중심에 선 건 바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박물관 상품 브랜드 ‘뮷즈(MU:DS)’입니다.
뮤지엄(museum)과 굿즈(goods)를 합친 브랜드를 뜻하는 뮷즈. 그 성장세는 숫자만 봐도 확연합니다. 6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의하면 뮷즈의 상반기 매출액이 218억 원을 돌파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 가량 늘어난 기록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100억 원대의 연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13억 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세웠죠. 불과 5년 전에 비해 약 7배 가까이 늘어난 셈인데요. 이는 더 이상 굿즈가 부수적인 기념품이 아닌, 그 자체로 K-박물관을 대표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곁에 두고 싶은 문화 유산
뮷즈의 인기 비결은 문화 유산을 어렵거나 고루하게 풀어내지 않는 것입니다. 흥행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은 단연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인데요. BTS의 RM이 소장한 것이 알려지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제품으로, 상반기에만 약 1만 2천 개가 판매되며 누적 판매량 6만 1천 개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고요한 미소와 사색에 잠긴 반가사유상의 모습은 위로를 주는 굿즈라는 입소문을 타며 뮷즈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죠. 이후 다양한 포즈를 더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마음 시리즈’가 새롭게 출시되며 유쾌하고 친근하게 즐기는 문화유산의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단청의 아름다움을 담은 단청 키보드와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달항아리 도어 차임, 단원 김홍도 그림 ‘평안감사향연도’ 속 취객 선비에게 영감 받아 탄생한 술잔까지. 실용성과 위트를 모두 잡은 상품들이 꾸준히 사랑 받으며 뮷즈의 스테디셀러 라인업을 탄탄하게 채웠습니다. 문화유산을 생활 용품과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해석해 ‘소장하고 싶은 굿즈’라는 공감대를 만들었는데요. 유물을 유리 진열장 안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책상과 거실로 옮겨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 것이죠.


팬덤을 만난 협업의 힘
셀럽과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3월, BTS의 정규 5집 ‘ARIRANG’ 발매를 기념해 하이브와 함께 선보인 협업 뮷즈는 사전 예약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는데요. 국보 ‘성덕대왕신종’에 새겨진 전통 문양을 액세서리와 가방, 의류 위에 현대적인 그래픽으로 구현해내며, 전 세계 팬들의 발걸음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끌었죠. K-POP과 문화 유산의 만남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진 이 협업은 BTS의 광화문 공연과 맞물리며 이틀 간 약 4천 3백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5월에는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대형 ‘라이언’과 ‘춘식이’ 조형물을 국립중앙박물관 상품관에 세우고,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았습니다. 컬래버레이션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팬들도 적지 않았는데요. 문화 유산과 캐릭터 IP, 대중 문화를 연결해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이며 박물관의 문턱까지 함께 낮춘 뮷즈. 기존의 박물관 관람객을 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국경을 넘은 뮷즈의 인기
국내에서 시작된 인기는 해외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고객 매출은 약 10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요. 마그넷 같은 가벼운 기념품부터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까지, 외국인 관광객의 인기 상품 리스트에도 국내 스테디셀러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올해 5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 수는 12만 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을 웃돌았죠.
해외 무대에서의 존재감도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뮷즈는 지난 5월, 미국 LA 한국문화원에서 특별전을 열고 반가사유상을 재해석한 공간을 선보였는데요. 곤룡포 문양을 딴 물잔과 백자 요거트볼 등 K-컬처를 상품으로 탄생시키며 현지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 공식 진출해 한국 전통 문화를 세계에 알리며 각국의 방문객들과의 접점을 넓혔죠.


전시가 끝난 뒤에도 그 문화유산을 일상에서 다시 만나는 경험. 뮷즈는 박물관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며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박물관 굿즈는 전시의 여운을 간직하는 기념품이자, 한국 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아이콘이 됐죠. 국내를 넘어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주목 받는 뮷즈. K-POP과 K-드라마가 세계인의 일상 속에 스며들었듯, K-뮤지엄이 만들어 갈 새로운 K-컬처의 장면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