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SBS 복귀작 ‘김부장’으로 돌아온 소지섭.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존재감을 제대로 증명했습니다.

딸바보 아빠에서 전직 특수 요원으로

‘국민 드라마’라는 말을 낯설게 만드는 OTT 전성 시대. 다양한 플랫폼으로 흩어지며 시청자들의 취향도 점점 세분화되는 요즘, 안방극장을 다시 들썩이게 만드는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SBS 드라마 ‘김부장’으로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인 배우 소지섭입니다.

2013년 ‘주군의 태양’ 이후 13년 만에 지상파에 모습을 드러낸 그가 이번에는 로맨스가 아닌 딸을 구하기 위해 싸우는 전직 특수 요원으로 변신했습니다. 1화 속 그는 여느 아빠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물이었는데요.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언을 가슴에 새기고, 꽃무늬 앞치마를 입은 채 딸의 아침밥을 챙기는 일상은 그간 그가 맡아 온 캐릭터들과 사뭇 다른 결이었죠. 하지만 딸이 납치되며 그는 숨겨온 정체를 드러내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온몸에 난 상처와 단단히 움켜쥔 주먹, 사연이 느껴지는 깊은 눈빛까지. 딸을 찾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는 아빠의 감정선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원조 액션 킹’의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복싱과 헬스로 다져 온 몸이 캐릭터의 서사를 그대로 뒷받침했죠.

숫자가 증명하는 소지섭의 존재감

흥행은 기대 이상이었는데요. 1회 9.5%의 시청률로 출발한 ‘김부장’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4회 만에 21.6%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올해 방송된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마지막 화가 아님에도 ‘마의 20% 벽’을 넘어서며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냈죠. 고공행진의 시청률만큼 눈에 띄는 건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연령대였습니다. ‘김부장’은 특정 세대만 열광하는 콘텐츠가 아니었는데요. 20대부터 50대까지, 남성과 여성 모두를 TV 앞으로 불러모았습니다. 액션을 좋아하는 시청자는 물론, 가족 드라마를 즐기는 이들까지 아우르며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드라마’라는 필승 공식을 다시 꺼내 들었죠.

신기록의 중심에는 소지섭이 있었습니다. 그는 드라마와 함께 TV·OTT 통합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에 오르며 ‘SBS 드라마 불패 신화’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는데요. 6월 4주차에 이어 2주 연속 정상을 지켜내며 ‘김부장’ 신드롬의 주역임을 증명해냈습니다.

청바지 모델에서 국민 배우까지, 30년의 발자취

그의 필모그래피를 훑어 보면 이번 흥행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1995년, 청바지 브랜드 스톰(STORM)의 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장식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1998년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순정남 역할을 맡아 얼굴을 알렸는데요. 이후 2003년 드라마 ‘천년지애’와 2004년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죠. 2008년, 군 복무 이후 선택한 ‘영화는 영화다’로는 그해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드라마 ‘카인과 아벨’, ‘유령’, ‘주군의 태양’을 거치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8년에는 ‘내 뒤에 테리우스’로 데뷔 24년 만에 연기대상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는데요. 최근 영화 ‘외계+인’, ‘자백’에 이어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을 거치며 정통 액션의 한복판에 선 그는, ‘김부장’으로 그 기세를 이어가며 ‘흥행 보증 수표’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습니다.

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배우

지난해 6월,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 공개를 앞두고 로에베와 함께 마리끌레르 커버를 장식한 소지섭.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계속 비슷한 것만 하면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도 질리기 마련”이라며 배우로서 자기 복제를 경계하는 태도를 밝혔는데요. 1년 뒤 그는 ‘김부장’을 통해 그 말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천년지애’와 ‘발리에서 생긴 일’, ‘주군의 태양’까지 SBS와 손잡을 때마다 전성기를 갱신해 온 그의 여정을 살펴보면, 이번 드라마는 매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 준 그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결과인 셈이죠.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거머쥐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소지섭과 ‘김부장’. 방송 전부터 시즌 2에 대한 소망을 드러낸 그인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데요. 남은 이야기 속에서 드라마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돌아온 ‘액션 킹’이 이번 작품으로 또 다른 대표작을 완성시킬 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