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환대란 무엇일까. 오늘날 호스피탈리티는 단순히 숙박과 서비스를 넘어
우리의 감각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역과 관계 맺는 태도부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새로운 방식,
머무는 이를 배려하는 공간의 설계, 숙소 밖 일상과 연결되는 경험까지.

여행과 공간을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바라본 9인의 필자가
자신이 경험한 숙소를 떠올리며 오늘날 변화하는 환대의 정수를 이야기했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호스피탈리티의 새로운 기준.

도야코 쓰루가 리조트 히카리노우타
공간이 건네는 환대

활화산인 쇼와신잔산과 드넓은 도야코 호수를 배경으로 광활한 자연 속에 소담하게 자리한 ‘도야코 쓰루가 리조트 히카리노우타(Lake Toya Tsuruga Resort HIKARINOUTA)’. 기존 숙박 시설을 개조하고 증축해 만든 만큼 멀리서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 화려함이나 웅장함은 없지만, 이는 주변 자연을 배려하며 지속 가능한 개발을 택한 의미 있는 결과다.

차분한 인상을 주는 본관 뒤편으로 자리한 수반 위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물의 라운지’와 5만6000㎡가 넘는 드넓은 정원 한가운데 자리한 ‘빛의 길 – 도야 테라스’는 다소 밋밋한 본관 건물에 강렬한 포인트를 더한다. 하늘로 걸어 올라가는 듯한 빛의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눈앞에 도야코 호수와 나카지마섬의 장관이 펼쳐진다. 밤이 되면 이곳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리조트의 모습 또한 색다르다.

이곳의 진면목은 실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깔끔하고 편안한 객실도, 객실에 마련된 노천탕도, 사우나와 온천 대욕탕도 모두 훌륭하지만, 히카리노우타가 선사하는 가장 큰 감동은 두 라운지에서 나온다. 먼저 불의 라운지에는 빛을 형상화한 거대한 난로가 설치돼 있어 그 주변으로 마련해둔 좌석에서 투숙객 누구나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도야코 호수를 연상시키는 푸른 카펫 위로 신발을 벗고 올라가 조명이 설치된 작은 테이블에 음료와 스낵을 올려놓고 멍하니 난로를 바라보는 시간은 ‘쉼’이 필요했던 내게 큰 안도감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공용 라운지에서 신발을 벗는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단순히 멋진 인테리어를 넘어 낯선 공간에서도 내 집처럼 몸을 편히 둘 수 있게 만드는 공간 아이디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국제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잇따라 수상한 물의 라운지는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나무가 복잡하게 얽힌 듯한 천장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빛과 조명이 나무 천장과 조화를 이루고,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과 빛의 길은 투숙객의 호기심과 모험심을 은근히 자극한다.

객실 내부가 아닌 공용 공간에서 이렇게 큰 만족감과 안정감을 얻은 곳은 히카리노 우타가 처음이었다. 공간이 나를 반기는 듯한 느낌을 충분히 감지하며 쉴 수 있다는 것. 건축과 인테리어가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머무는 사람의 몸과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줄 때, 공간 자체가 하나의 환대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이곳에서 경험했다. 박소현 <브릭스 매거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