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리봇의 요점 정리
  • 안드레아 부첼라티는 수작업 스케치와 전통 금세공 기술을 통해 세대를 이어 내려오는 메종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 부첼라티는 딸 루크레치아의 참여로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모던한 주얼리 관점을 더했습니다.
  • 진정한 럭셔리는 화려한 로고가 아닌 장인정신과 정교한 금세공 기술 및 제작 과정에 들인 시간에서 비롯됩니다.

오래된 기술을 지키는 일은 어쩌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기술과 손끝의 기억, 그 안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취향과 시선. 4세대에 걸친 부첼라티의 역사 속에서 안드레아 부첼라티(Andrea Buccellati)는 여전히 연필심을 갈아 다듬고 새로운 디자인을 그린다. 첫 공식 방한으로 서울을 찾은 그와 오래도록 지켜온 것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갈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뉴 컬렉션인 토르사데 컬렉션을 비롯해 아이코닉 주얼리들을 선보인 쇼케이스 현장.
커스터마이징 주얼리 스케치 과정을 보여준 안드레아 부첼라티.

조금 전 연필심을 종이에 갈아 다듬은 뒤 곧바로 디자인을 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지금도 손으로 디자인하는 몇 안 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중 한 명이죠. 당신에게 직접 스케치하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스케치는 창작의 첫 단계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종이 위에 옮긴 뒤 소재를 선정하고, 장인들과 함께 실제 주얼리로 구현하는 과정을 거치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장인들과의 긴밀한 소통이에요. 제가 상상한 형태를 설명하고, 그것을 어떤 기술로 구현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죠. 때로는 제작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거나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하나의 작품은 그렇게 수많은 대화와 선택을 거쳐 완성돼요.

부첼라티의 역사는 곧 장인의 역사라 할 수 있죠. 오랫동안 함께해온 장인들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요. 지금 함께 일하는 장인 중에는 그들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일하고, 아버지가 제 아버지와 일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는 그 자녀들이 저희와 함께 작업하고 있죠. 부첼라티에서 전통은 단순히 기록으로 보존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람을 통해 전해지는 기술과 경험, 그리고 그들이 쌓아온 시간 속에 존재하죠.

한 세기가 넘는 역사를 이어온 하이 주얼리 메종 가문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달라져도 좋은 것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1919년 창립 이래 부첼라티는 가문의 유산을 지켜왔어요. 할아버지 마리오에서 아버지 지안 마리아로, 그리고 저와 딸 루크레치아에 이르기까지 여러 세대가 디자인에 참여해왔죠. 각 세대가 서로 다른 시각을 더하는 동안에도 전통적인 금세공 기술과 장인정신은 부첼라티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이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에는 큰 책임감이 따르죠.

1993년에 지안 마리아 부첼라티가 에메랄드와 바로크 진주를 더해 완성한 나비 브로치.

1995년에 디자인한 나비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할아버지 마리오와 아버지 지안 마리아도 다룬 모티프인데, 당신은 그 나비를 어떻게 바라봤나요?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나비를 디자인하셨지만, 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이전 세대의 작품보다 더 모던하고 세련된 형태를 만들고자 했죠. 부첼라티의 전통적인 금세공 기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디자인에서는 저만의 표현을 시도했어요.

이제는 딸 루크레치아가 부첼라티의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죠. 함께 일하면서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궁금해요. 루크레치아는 우리 가문에서 처음으로 창작에 참여한 여성이죠. 함께 일하면서 저 역시 새로운 관점을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주얼리를 착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죠. 얼마나 편안하게 끼우거나 뺄 수 있는지, 일상에 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요. 주얼리는 반드시 특별한 행사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슈퍼마켓에 가거나 일상적인 외출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어야 하죠. 루크레치아와 함께 작업하며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것을 실제로 누리는 방식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부첼라티의 주얼리를 가까이에서 보면 단단한 금속이 마치 레이스나 실크처럼 보이기도 해요. 툴레(tulle)와 리가토(rigato) 같은 금세공 기법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질감이죠. 이토록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수작업을 이어가는 이유가 궁금해요. 이러한 전통 금세공 기법은 부첼라티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밀라노의 숙련된 장인들이 수백 시간에 걸쳐 손으로 완성하는 작업이죠. 정교한 인그레이빙을 통해 금속을 섬세한 레이스나 부드러운 실크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은 기계로 똑같이 재현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기술을 지키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된 방식이기 때문이 아니에요. 인간의 손과 오랜 경험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그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디자인은 무엇을 바라보는 순간 시작되나요? 제게 영감은 주로 주변 세계를 관찰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건축의 정교한 디테일이나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풍경, 자연에서 발견하는 유기적 형태, 고전 예술의 우아함까지 다양한 것에서 영감을 받죠. 이러한 요소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주얼리로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그리고 떠오른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며 실제로 착용할 수 있는 작품으로 발전시켜가요.

베네치아에서 영감받은 세레니시마(Serenissima) 컬렉션도 떠올라요. 그 도시의 어떤 모습이 주얼리로 이어졌나요? 베네치아는 제게 무척 특별한 도시입니다. 오랜 역사와 예술, 다양한 공예의 전통이 남아 있죠. 무라노의 유리공예와 베네치아의 레이스 제작 기술, 물 위에 비치는 빛과 비잔틴 양식의 건축에서도 영감을 받았습니다. 세레니시마 컬렉션에는 이 도시의 풍부한 역사와 아름다움, 그리고 오랜 세월 이어져온 장인들 의 기술을 담고자 했어요.

AI가 디자인의 영역까지 들어온 시대예요. 오랜 시간 손으로 디자인해온 사람으로서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해요. 호기심에 직접 AI를 이용해본 적이 있습니다. AI가 새로운 컨셉트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인간의 손으로 완성 하는 섬세한 작업까지 똑같이 재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손으로 직접 금속을 다룹니다. 이 과정에는 축적된 지식과 노하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판단이 필요하죠. AI가 창작의 출발점에서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아이디어를 실제 작품으로 완성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믿습니다.

베네치아와 상하이에서 열린 <The Prince of Goldsmiths>전시는 주얼리를 감상하는 방식부터 조금 달랐어요. 전시를 통해 부첼라티 가문의 역사와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온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완성된 주얼리를 감상하는 것을 너머 그 안에 담긴 기술과 장인들의 손길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죠. 한 점의 주얼리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또 그 과정에 어떤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주얼리 한 점을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수많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죠. 당신에게 럭셔리란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럭셔리란 장인정신과 작품을 완성하는 데 들인 시간, 그리고 눈에 쉽게 띄지 않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특별한 것이기도 하죠. 굳이 과시하지 않아도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첼라티는 로고에 의존하지 않는 하이 주얼리 메종이에요. 정교한 금세공 기술 자체가 우리의 서명이니까요.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전통 공예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들었어요. 한국의 나전칠기 공예품을 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한국의 전통 공예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소재를 다루는 방식과 정교한 장식이 무척 인상적이었죠. 이탈리아에도 오랜 세월 이어져온 다양한 공예 기법이 있습니다. 여러 문화권에서 장인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고유한 기술을 발전시켜왔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오랫동안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바라봐온 만큼, 그 기준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어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이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익숙한 것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하죠. 시간이 흐르면서 아름다움을 보는 관점 역시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최근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무엇인가요? 불과 2주 전 베네치아에서 본 건축 물이 떠오릅니다. 무척 아름다웠어요. 그 건축물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 아름다움을 주얼리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죠.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을 꼽는다면요. 아직 탄생하지 않았어요. 아마 다음에 만들 작품일 겁니다.(웃음)

Q&A
AI 마리봇의 Q&A
A
창작의 첫 단계로 머릿속 아이디어를 종이에 옮긴 뒤 장인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실제 작품으로 구현하는 기준이 됩니다.
A
할아버지와 아버지 대부터 함께해온 장인 가문의 자녀들이 세대를 이어 수백 시간에 걸친 수작업 기술과 경험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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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자의 관점이 더해져 슈퍼마켓 방문이나 일상 외출 등 데일리 룩에서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활용하도록 변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