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셀린 디온과 함께했던 샤넬의 혜성 모티프가 29년 뒤 파리 무대에 다시 등장했다. 샤넬 꼬메뜨(Comète)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팝 가수 셀린 디온이 파리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서 다시 한번 샤넬 하이 주얼리를 선택했다. 이날 그의 룩에서 단번에 시선을 끈 것은 1,080개의 다이아몬드로 완성된 꼬메뜨(Comète) 네크리스. 플래티넘과 18K 화이트 골드에 총 67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이 주얼리는 화려한 스펙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CÉLINE DION PARIS 2026-2027’ 콘서트 무대에서 샤넬 하이 주얼리를 착용한 셀린 디온
1997년 제6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샤넬 하이 주얼리를 착용한 셀린 디온

셀린 디온과 혜성 모티프의 첫 만남은 1997년 제6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었다. 당시 그는 샤넬 오뜨 꾸뛰르 드레스에 혜성을 형상화한 네크리스를 착용했다. 그리고 29년이 흐른 지금, 파리 콘서트에서는 새로운 꼬메뜨 네크리스를 선택했다. 두 주얼리는 서로 다른 작품이지만, 별과 혜성이라는 이미지는 1997년과 2026년의 셀린 디온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프랑스어로 혜성을 뜻하는 ‘Comète’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오래됐다. 출발점은 1932년 가브리엘 샤넬이 선보인 ‘비쥬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 그가 생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표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으로, 별과 혜성을 비롯해 밤하늘에서 가져온 이미지가 다이아몬드 주얼리로 펼쳐졌다. 당시 등장한 천체의 이미지는 이후 여러 형태로 변주되며 오늘날의 꼬메뜨까지 이어졌다.

이번 네크리스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도 단순히 다이아몬드의 개수만은 아니다. 중심의 별에서 뻗어나온 다이아몬드가 목선을 따라 유연하게 이어지며 혜성이 지나간 궤적을 그린다. 별 하나를 장식적으로 배치하는 대신 그 뒤에 남는 움직임까지 주얼리의 일부로 끌어들인 디자인이다. 별이 흩어진 듯한 오뜨 꾸뛰르 드레스와 만났을 때 꼬메뜨의 형태가 더욱 또렷하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32년 가브리엘 샤넬이 다이아몬드로 그려낸 밤하늘은 1997년 셀린 디온의 아카데미 시상식 룩을 지나 2026년 파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디자인도, 무대도 달라졌지만 별과 혜성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히 선명하다. 29년 만에 다시 셀린 디온과 만난 꼬메뜨. 화려한 다이아몬드 너머, 90여 년 동안 모습을 달리하며 이어져온 하나의 별을 발견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