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샬라메

샤넬의 대표적인 남성 향수, ‘블루 드 샤넬’의 새로운 앰배서더로 발탁된 티모시 샬라메. 소년 같은 말간 얼굴과 강인한 남자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그가 블루 드 샤넬의 모델이 된 것은 필연적인 만남으로 느껴진다. 틀에 박힌 관습을 거부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남자의 이상향을 향으로 구현한 블루 드 샤넬은 그의 도전적인 행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싱그러운 향의 시트러스와 차분하고 깊은 우디 향을 조합해 진중한 면모와 자유로운 분위기를 넘나드는 이 향수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드러내며 존재감을 발휘하는 현대 남성을 대변하는 향기를 지녔다.

티모시 샬라메가 느낀 블루 드 샤넬의 의미, 그리고 삶을 대하는 방식 등 배우 이면의 모습을 솔직하게 전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다.

 

Q. 이번 캠페인은 샤넬 하우스와 공식적으로 함께하는 첫 번째 협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블루 드 샤넬의 새로운 앰배서더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블루 드 샤넬의 새로운 앰배서더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그다지 깊이 고민하지 않았어요. 흥미로운 영화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을 때와 비슷했죠. 제 열정을 자극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니까요. 샤넬과 함께하는 것이 마치 손에 꼭 맞는 장갑을 낀 것처럼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느껴졌어요.

 

Q. 블루 드 샤넬은 어두움과 빛, 황혼과 새벽이 동시에 느껴지는 산뜻한 언더톤과 우디 노트를 담아 다양한 이중성을 보여줍니다. 이런 스토리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나요?

블루 드 샤넬을 알아가며 특히 마음에 든 건 향과 내러티브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점이에요. 이는 영화나 스토리텔링과 비슷하죠. 향수를 사용하는 사람이 해석의 여지를 가지고 미묘하게 전해지는 강렬함을 느끼며 향수가 궁극적으로 어떤 느낌을 선사하는지 생각하게 되죠. 제가 느끼는 바와 관계없이 그 점이 이 향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Q. 블루 드 샤넬의 향을 맡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중요한 일이나 행사가 있을 때, 혹은 특별한 룩을 연출할 때 특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늘 향수를 뿌리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향수를 뿌리는 행위는 그 순간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고 만들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는 것 같아요.

 

Q. 블루 드 샤넬의 정신은 사회가 정한 일반적인 관습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 너머를 바라보며 발전하는 태도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이러한 정신이 당신이 나아가는 길이나 가치관과 일치하나요?

저는 삶의 의미를 늘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두고 있어요. 평범한 하루하루지만 언제나 거짓 없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태도는 아주 미묘하지만 분명 살아가는 데 특별한 힘이 되어줘요.

 

Q. 향기는 어떤 감각이나 생각, 기억을 일깨우고 불러일으킬 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만큼 다분히 주관적이죠. 향수가 한 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나요?

가장 먼저 의식하게 되는 게 정체성이에요. 요즘 많은 사람이 자주 쓰는 단어죠. 창의적이고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방식과 스타일링이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강조되고 있어요. 오늘 여기 오면서 생각해보았는데, 향은 영상 매체에서는 느낄 수 없잖아요. 시각적으로는 상품화되지 않을 수 있는 창의적 자기표현의 마지막 보루인 것 같아요. 그건 마치 옷이 몸에 닿는 느낌은 다른 사람에게 결코 전달될 수 없지만, 옷이 어떻게 보이고 어울리는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거죠.

 

Q. 프랑스와 미국에서 자란 배경의 어떤 요소가 당신의 개성을 이루나요?

저는 제 주변의 누구와도 다른 문화적 환경에서 자랐어요. 프랑스의 르 샹봉 쉬르 리뇽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여름을 보내곤 했는데, 뉴욕에서의 삶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아주 조용한 곳이고 저는 그곳을 좋아해요. 하지만 Jay-Z, 아트하우스 시네마, 문학, 생테티엔 축구 팀을 향한 팬덤, 맥도날드와 관련한 미국의 전통, Xbox 360처럼 예술적, 문화적으로 끌리는 것들은 미국에 있죠.

 

Q. 당신이 연기하는 다양한 캐릭터들끼리 연결된 공통적인 요소가 있나요?

다양한 캐릭터들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본즈 앤 올>의 식인종과 <웡카>의 미치광이 쇼콜라티에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는 제가 연기하는 모든 캐릭터에는 저를 이끄는 기반을 이루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Q. 연기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저는 영감을 얻는 요소에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으려 해요. 예전에는 주로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지금은 주변의 모든 것이 제 영감의 대상이에요. 나이를 먹고 성숙하면서 그간 쌓은 경험과 주변의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보통 어릴 때는 특출해 보이고 싶어 하지만, 나이 들수록 좀 더 개인적이고 진실한 영감을 얻고자 하죠.

 

Q. 요즘 가장 감사한 일은 무엇인가요?

저를 이루는 모든 것에 감사해요. 밤에 머리를 식힐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요. 샤넬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블루 드 샤넬의 새로운 챕터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브랜드의 고귀한 유산을 이루는 작은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티모시 샬라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