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앤조 보떼 글로우 샤인 립스틱. #15 트로피컬 걸, 리필 3g, 2만2천원대.

 

아워글래스 팬덤 볼류마이징 글로시 밤. #쓰릴, 1.7g, 5만2천원대.

 

 

 

 

로라 메르시에 립글라세. #175 베이비 돌, 5.7ml, 4만2천원대.

 

 

최근 몇 년간 국내 메이크업 트렌드를 주도한 키워드는 ‘본투비’라고 할 수 있다.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가벼운 피부 화장, 바른 듯 안 바른 듯 내추럴한 겉보속촉 립스틱, 원래 내 것 같은 자연스러운 속눈썹까지···. 타고난 것 같은 뷰티 룩이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비슷한 화장을 수년간 계속 해왔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기 시작하면서 과감하고 화려한 메이크업에 대한 열망이 커지게 됐고, 여기에 더해 Y2K가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2000년대 초반에 유행한 글로시 립이 업그레이드 버전인 ‘바이닐 립’으로 귀환했다. 게다가 2023 S/S 컬렉션에서 다수의 브랜드가 비닐 막을 한 겹 씌운 듯한 립 메이크업을 제안하고, 셀럽들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도 바이닐 립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으니 이번 시즌 립 메이크업은 과감하게 광택을 표현해도 절대 과하지 않다.

글로시한 질감의 립 메이크업은 주기적으로 유행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조금 다르다. 투명한 질감에 독특한 디테일을 더한 것. 샤넬 쇼에 선 모델들은 마치 비닐 막을 한 겹 씌운 듯 광택이 자르르 흐르는 레드 립스틱을 바른 뒤, 입술 안쪽에 자연스러운 블랙베리 색을 섬세하게 얹어 고혹적인 바이닐 립으로 런웨이에 등장했다. 모스키노는 윤곽을 또렷하게 살려 바른 도톰한 레드 립에 립글로스를 듬뿍 얹어 글래머러스한 립 메이크업을 완성했고, 세르지오 허드슨의 모델들은 누드 톤의 립 라이너로 입술 선을 하트 모양으로 살린 뒤 베이비핑크 립글로스를 도톰하게 발라 유리알같이 청초한 입술을 표현했다.

컬러가 선명하게 빛나건, 속이 비칠 듯 투명하건, 진줏빛 펄로 반짝이건, 빛나는 입술을 가지기 위해서는 촉촉한 입술이 필수다. 바싹 마른 입술과 하얗게 일어난 각질을 감추려고 컨실러와 립글로스를 바르면 립 메이크업이 금세 탁해지고 투명한 광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 각질층이 매우 얇은 입술을 위한 립 전용 스크럽 제품으로 부드럽게 각질을 없앤뒤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면 끝! 다음 날 립 메이크업은 제품을 소량만 발라야 탁하지 않은 투명한 반사광을 살릴 수 있다. 평소 하던 립 메이크업에 다이아몬드를 얹은 듯 영롱한 빛을 더하고 싶다면 글리터 립글로스를 화장대에 들일 것. 벨라 하디드는 볼드한 누드 립에 글리터 립글로스를 발라 마치 다이아몬드를 박은 듯한 모습으로 바이닐 립의 정점을 찍었다. 입술의 반짝임을 돋보이게 만드는 광택 없는 피부와 그윽한 눈매도 눈여겨봐야 한다. 얼굴 전체에 빛을 더하기보다는 입술에만 힘을 주는 것이 포인트다.

파티나 여행 등 특별한 날에는 보습 성분을 듬뿍 머금은 펄 립스틱을 활용하면 그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시미 헤이즈는 핑크색 글로시 립스틱을 입술에 발라 컬러를 입힌 뒤, 중앙에 한 번 더 도톰하게 얹어 사랑스러운 바이닐 립을 간편하게 완성했다. 두아 리파는 립 라이너 로 입술 선을 도톰하고 또렷하게 살린 뒤, 글리터 립스틱으로 채워 글래머러스한 립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패션쇼에 오른 모델이나 셀럽들처럼 바이닐 립으로 이번 시즌 트렌드세터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면 평소보다 입술에 조금 더 과감하게 립글로스를 터치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