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여름철 생리의 고통
1년 중 생리가 덜 힘든 달은 없다. 하지만 더 힘든 달은 분명 있다. 바로 뜨거운 열기와 습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8월. 특히 장마철에 생리대를 오래 착용하고 있으면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는 환경이 조성돼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 신소애여성의원 박정원 대표원장은 “여름에는 월경이 끝나기 무섭게 세균성 질염이나 칸디다성(곰팡이성) 염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원래 질은 pH가 약산성을 띠는 상태에서 유익한 질 내 상재균이 활동하는데, 조금만 환경이 변해도 이 균형이 깨지게 되죠”라고 귀띔하며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에어컨을 과도하게 틀어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거나, 찬 음료를 많이 마시면 자궁 혈류 감소를 유발합니다. 생리통, 자궁근종, 자궁내막증과 같은 증상을 부추기죠.” 박 원장이 조언하듯 생리 기간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5~6℃를 넘지 않도록 실내 온도를 22~26℃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상피부과 이상우 원장도 여름에는 생리 후 염증성 질환을 겪는 환자가 증가한다는 말에 동의했다. “피부는 습기가 많은 환경에 노출되면 자극성 접촉피부염, 체부백선 같은 곰팡이가 일으키는 질병에 쉽게 감염됩니다. 곰팡이성 염증이 나타나면 항진균제 크림을 바르면 도움이 되죠. 호전되지 않을 경우 경구 약물을 복용하면 회복에 보탬이 되니 망설이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으세요.” 이 원장은 만약 환부에 뾰루지 같은 염증이 생겼다면 가급적 손대지 말고, 후시딘 같은 항생제 연고를 하루이틀 바르며 경과를 지켜보라고 권했다. 그런데도 가라앉지 않을 때는 피부과를 찾아 주사를 맞거나 농을 없애는 외과적 처치를 받는 한편 생활 습관도 바꿔야 한다. 생리 기간에는 생리대를 최소 1~2시간 간격으로 교체하고, 하체를 꽉 조이는 옷은 피해 외음부에 통풍이 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피부가 가렵거나 분비물의 색과 냄새가 달라졌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균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검출된 균에 따라 적합한 항생제나 항진균제가 다르고, 필요에 따라 질정을 처방할 수 있어요. 산부인과 방문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어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은 방문해 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 검사를 받으면 자궁 건강관리는 물론 성병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박 원장은 기저 질환을 진단받은 적이 없는데, 일차성 생리통이 심해졌다면 이부프로펜이나 NSAIDs 계열의 소염진통제가 효과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여름철만 되면 생리에 따른 온갖 불편과 질환으로 고통받는 우리. 생리 기간을 더 건강하고 쾌적하게 보내고 싶다면 에디터가 준비한 아래 가이드를 참고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