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의외성을 지닌 존재에 매력을 느낀다.
청순한 이미지를 지닌 누군가의 팔 안쪽에 의외로 과감한 타투가 새겨져 있다든가,
조용하고 보수적인 사람이라 생각한 이의 플레이리스트에 시끄럽고
과격한 갱스터 랩이 가득할 때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된다.
에따 리브르 도랑쥬의 ‘자스민 에 시가렛’을 좋아하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재스민과 타바코,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반된 이미지의 두 향이 섞여 만들어 내는 향,
그 생경한 향이 주는 매력은 강렬했다.
남자들이 득시글대는 시가 바에 혼자 쿠바산 시가를 즐기러 온
쿨하고 대담한 여성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할까?
처음에는 우아하면서도 깨끗한 재스민 향이 은은하게 퍼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타바코 특유의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더해지며 오묘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나만 알고 싶은 소중한 향이다.
-<마리끌레르> 뷰티 시니어 에디터 김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