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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 탈모 시대

과거 탈모를 고민하는 부류는 둘로 나뉘었다. 대대로 이어온 탈모 유전자를 가졌거나 40대에 들어섰거나.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근 자가 모발 이식술을 감행하거나 탈모 관련 약을 처방받는 연령은 20대로 급격히 내려가는 중. 30대 이하 탈모 인구가 전체 탈모 인구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청년 탈모 시대가 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수면 패턴, 건강에 해로운 식생활과 환경호르몬 등이 탈모를 앞당기는 원인이라 입을 모은다. 탈모를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며 초기에 진단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 또한 통계적으로 탈모 인구가 늘어난 이유다.

비만이나 피부 트러블 등과 달리 탈모는 대체로 굉장히 민감하고 경각심을 갖는 영역이다. 첫눈에 상대의 나이를 가늠할 때 머리숱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나이와 서열에 민감하고 ‘동안’을 아름다움의 척도로 삼는 우리 정서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된다(실제로 서양 문화권보다 동양 문화권에서 탈모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한번 시작되면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것이 탈모다. 그러므로 되도록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고, 징조가 보이면 초기에 즉각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초기에 탈모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헤어 브랜드 려에서 탈모 새치 분야를 담당하는 김수나 수석연구원은 두피가 드러나는 패턴을 유심히 살피라고 조언한다. 남성이라면 이마가 넓어지는 C자 또는 U자, 이마 양쪽이 드러나는 M자, 정수리 부위 두피가 드러나는 O자 형태의 패턴이 보이면 탈모 초기로 진단한다. 여성은 가르마가 넓어지는 양상으로 두피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모발이 부쩍 많이 빠지거나 그 수가 1백 가닥 이상이면 주의하길. 정상적인 모발은 생장기-퇴행기-휴지기로 순환하는 생장 주기를 가지는데, 2~6년의 생장기가 지난 모발은 자연스럽게 퇴행기를 거치며 빠지게 된다. 하루 50~1백 가닥의 모발이 빠지는 것은 정상이지만, 그 이상이라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모발 수가 다르고 일상생활을 하며 하루에 몇 가닥이 빠지는지 정확하게 셀 수 없기 때문에 자가 진단이 쉽지 않다. 포헤어의원 부산 박상건 대표원장은 “일반적으로 후두부 모발과 정수리 모발의 굵기에 차이가 생기는지, 사진을 찍었을 때 보이는 헤어라인이 이전보다 높아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진단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안드로겐성 탈모(남성호르몬이 모발의 생장을 억제하면서 모발이 서서히 얇아지고 짧아지는 증상)를 진단받았다면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 후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처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약을 하루빨리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현재 탈모 증상이 없다 해도 만일에 대비해서 나쁠 건 없다. 이번 기회에 탈모를 부르는 원인을 없애고 두피를 건강하게 만드는 습관을 들이는 건 어떨까. 모발을 한 방향으로 강하게 당겨 묶거나, 드라이어 열로 모발 방향을 일정하게 고정하는 것이 반복되면 견인성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샴푸를 할 땐 세정 성분이 남지 않게 충분히 헹구고, 드라이어 등의 너무 뜨겁지 않은 바람으로 두피를 충분히 잘 말리는 등 당연하지만 놓치기 쉬운 일상의 습관이 두피 상태를 개선하는 지름길이다. 이 외에도 물을 많이 마시고 술과 담배를 줄이는 것, 일정하고 충분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 등 일반적으로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생활 습관이 탈모 예방에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