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뷰티 에디터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쉼’은 다름 아닌 일상의 균형과 조화.
1년 내내 열심히 달려온 당신에게 잠시 쉼표를 되어줄 뷰티 힐링 노하우를 공개한다.
ⓒKim Sang Eun
Sleep Tight
늦은 밤 넋이 나간 채 택시에 실려 퇴근해 대충 씻고 소파에 누워 휴대폰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드는 시간이 겹겹이 쌓여갔다. 그동안 수면은 나에게 마치 빈 통에 생존을 위한 연료를 주입하는 정도의 필수 요건에 불과했다. 그렇게 해치우듯 자고 일어난 몸이 다음 날 제 기능을 할 리 없었다. 악순환의 연속이던 나날, 우연히 접한 ‘숙면’의 효과를 깨달은 뒤 잠들기 전 짧은 시간이라도 내 몸을 돌보기로 다짐했다. 바깥의 지난한 일들로 긴장된 몸과 마음을 뭉근하게 풀어주는 라벤더 내음, 뻣뻣한 어깨와 다리를 어루만지는 마사지, 그리고 좋아하는 음악과 책 속 한 구절이면 내 마음을 보듬고 몸을 보살피기 충분했다. 이렇게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지고 잠자리에 들면, 다음 날은 어떤 일을 맞닥뜨려도 괜찮을 것 같은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자기 전 30분. 짧은 시간이지만 오롯이 나를 위해 할애하는, 나만의 안온한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쌓이니, 나에 대해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향은 무엇인지, 유난히 아픈 곳은 어디인지, 어떤 문장을 읽을 때 마음이 울리는지. 잘 자고 싶어 시작한 작은 의식이 일상을 살아갈 힘을 키워주었다.
<마리끌레르> 시니어 뷰티 에디터 김상은
Rana del Rey 싱어송라이터 라나 델 레이의 두 번째 정규 앨범. 집에 CD 플레이어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두고 앨범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처음 들인 앨범이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Summertime Sadness’. 라나 델 레이 특유의 저음과 강렬하지만 음울한 사운드에 매료되어 자기 전 특별한 의식처럼 틀어두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가격 미정.
다이슨 빅+콰이엇 포름알데히드 공기청정기. 가습 효과는 물론,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초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등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까지 발휘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수면을 취할 수 있다. 99만원대.
바니스뉴욕 뷰티 퓌레스달 내추럴 워터. 자기 전에 물을 충분히 마시려고 노력한다. 노르웨이 퓌레스달 지역의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 연중 8℃로 유지하는 물로,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아 깨끗하다. 330m×12개, 3만6천원.
바이탈뷰티 굿슬립 가바 365. 잠자리에 누운 뒤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잠을 자다가 문득 깨는 일이 잦아 복용하는 제품. 유산균을 발효한 L-글루탐산 발효 가바 분말과 니아신 성분이 깊은 수면에 도움을 준다. 30일분, 3만7천원.
아로마티카 라벤더 에센셜 오일. 예로부터 심신을 안정시킨다고 알려진 라벤더 향. 나는 손목이나 귀 뒤 등 맥박이 잡히는 곳에 소량 바르고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그러면 일에 쫓겨 긴장된 마음이 풀어지며 금세 편안한 상태로 접어든다. 10ml, 1만8천원.
아베다 스칼프 솔루션 스티뮬레이팅 스칼프 마사저. 맑은 정신으로 잠들고 싶어 샤워할 때 사용하는 마사저. 실리콘으로 된 촘촘한 돌기가 두피 사이를 구석구석 문질러주어 마사지 효과를 발휘한다. 부드럽고 유연한 실리콘으로 제작해 자극이 덜한 것도 장점. 4만3천원.
책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지음). 잠들기 전 마음을 움직이는 책 속 문장을 곱씹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최은영 작가의 소설에 깊은 울림을 받는다. 애정과 연민으로 얽힌 인간관계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 또한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내일을 든든하게 준비하고 싶어진다. 1만5천원대.
Editor’s Ritual
긴장된 몸을 느슨하게 이완하고, 굳은 마음을 말랑하게 풀어 숙면을 돕는 나이트 리추얼.
아베다 차크라 7 밸런싱 바디 미스트. 유향, 안젤리카 뿌리 등 자연에서 유래한 에센스를 블렌딩해 고대 아유르베다에서 전하는 의식과 영성의 완전한 조화인 ‘크라운 차크라’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머리 주변으로 제품을 여러 번 뿌리고, 5초 뒤 깊게 들이마시는 ‘차크라 샤워’를 하고 나면 거짓말처럼 마음이 차분하고 고요해진다. 100ml, 4만9천원.
Passenger의 앨범.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하모니와 편안한 보컬의 목소리는 듣자마자 꿈속에 빠져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위로받고 싶거나 책을 읽으며 듣고 싶은 노래를 고를 땐 언제나 이 앨범을 꺼낸다. 마음에 크나큰 평화를 가져다주는 오랜 친구 같은 앨범. 가격 미정.
러쉬 마사지 바 트랜퀼. 도구 없이 바로 마사지를 할 수 있는 제품. 손에 쥐고 승모근과 림프절이 모여 있는 팔 안쪽과 종아리 부근을 쓱쓱 문지르면 뻣뻣하던 몸이 금세 유연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65g, 1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