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OTALCO 크레마 벨루탄테. 150ml, 3만원.

BOROTALCO CREMA VELLUTANTE

한때 베이비파우더 향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10여년 전, 각종 향수와 핸드크림 회사에서 보송하고 달큼한 베이비파우더 향을 앞다투어 출시하던 때. 명확한 취향이 없던 그때의 나도 유행하는 향기에 편승해보려 이런저런 제품을 잔뜩 사보았지만, 향이 강해 머리가 아프거나 너무 가벼워 화장대 구석에 처박아 두기 일쑤였다. 그러던 와중에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사촌 언니에게 보로탈코의 ‘크레마 벨루탄테’를 선물 받았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아 브랜드 이름조차 생소한 이 크림은 에멀션처럼 부드러운 질감도 마음에 들었지만, 가볍고 은은한 파우더 향이 코끝을 스치며 베이비파우더 향기가 이렇게 좋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달콤한 향을 꺼리던 내가 자기 전 온몸 구석구석 바르느라 한 달 만에 두 통을 비울 정도였으니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그 뒤로도 해외 직구로 구해서 쓰다가 최근 국내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 <마리끌레르> 시니어 뷰티 에디터 김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