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야 클릭 한 번으로 전문가 수준의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들을 수 있지만, 내가 스무 살이던 시절에는 잘 꾸미는 몇 학년 위 선배의 비결을 전수받거나 유명 배우 전속 메이크업 스튜디오 원장이 낸 메이크업 북을 활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입체적으로 배워야 할 메이크업을 글로 배운 탓인지 아무리 열심히 따라 해보아도 늘 어설프기만 했다. 그러던 중 평소 관심을 둔 선배와 밥을 먹는데, 그가 “너 마스카라 엄청나게 번졌다” 하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서둘러 거울을 보니 시커먼 마스카라 자국과 가루가 눈 주변에 잔뜩 번져 푸바오가 되어 있었던 것. 그날의 충격으로 마스카라를 바르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는데,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크리니크 래쉬 파워 마스카라다. 컬이나 롱래시 기능이 뛰어난 마스카라는 많지만, 아무리 웃고 울어도 번지지 않는 마스카라는 크리니크가 유일했다. 지속력이 뛰어나면 으레 전용 리무버로 지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는데, 크리니크는 미온수로 세안하면 필름 막이 쏙 벗겨지듯 말끔히 지워지는 편의성도 갖췄다. 출시한 지 10년이 넘은 제품이지만, 여전히 내 눈가를 지키는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이다.
마리끌레르 뷰티 에디터들의 사사로운 에피소드가 깃든 뷰티 모먼트. 나의 최애 마스카라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