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렁크엘리펀트에 합류한 지 7년째입니다. 그동안 개발한 제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하나만 꼽는다면 뭔가요? 똑같이 사랑하는 아이들 중 한 명만 골라야 하는 심정이네요.(웃음) 가장 힘든 프로젝트였던 ‘에프-밤’을 만들 때가 기억납니다. 무려 12가지 버전을 거쳐 지금의 제품이 탄생했을 만큼 마음에 드는 포뮬러를 개발하기가 어려웠죠. 끝없는 도전 정신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독자적 기술력, 엄선한 원료 등 드렁크엘리펀트의 개발자로서 느끼는 자부심이 남다를 것 같네요.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을 꼽자면 유효 성분으로 만든 복합 포뮬러가 실제로 피부에 효과가 있으면서 민감성 피부를 비롯해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하다는 점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며 여러 가지 성분을 적용하는 방법도 진화했습니다. 유익한 성분을 고함량으로 담은 포뮬러를 만드는 것은 드렁크엘리펀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자, 제 커리어를 대변하는 전문 분야입니다. 여러 가지 성분을 다양한 함량으로 실험해보며 우리가 기존에 알던 것과 다른 새로운 퍼포먼스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되죠.
저렴한 가격대에 퀄리티가 뛰어난 뷰티 제품이 즐비한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드렁크엘리펀트가 소비자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한 끗 차이는 무엇인가요? 밝고 경쾌한 패키지에 담긴 진실된 피부 철학 덕분이 아닐까요? 발랄하고 통통 튀는 브랜드의 첫인상이 자칫 진지하지 않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유효 성분의 효과와 안정성에 진심을 다합니다. 또 한 가지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성분에 대한 확고한 신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덕분에 드렁크엘리펀트 마니아를 자처하는 소비자들과 두터운 신뢰를 쌓을 수 있었죠.
늘 강조하는 ‘서스피셔스 6™’ 덕분에 성분을 더 꼼꼼히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서스피셔스 6™는 에센셜 오일, 실리콘, 향료나 염료,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 드라잉 알코올, 소듐 라우릴 설페이트로 피부를 민감하게 만들거나 유효 성분의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을 말합니다. 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는 더 진실된 방법으로 자신의 피부에 대해 알아갈 수 있죠. 피부 균형을 무너뜨리고 트러블을 유발하는 요소를 완전히 배제했기에 피부에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피부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드렁크 브레이크’라 부르며, 피부가 다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상태로 돌아올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좋은 성분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로서 추천하고 싶은 성분이 있다면요? 제가 열정적으로 연구 중인 성분인 ‘애시드’입니다. 애시드는 지금까지 피부를 민감하게 만든다거나 자극성이 높은 성분으로 분류되는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애시드를 제품에 적용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성분이 아니라 포뮬러입니다. 드렁크엘리펀트는 애시드 성분에 대해 긴 시간을 들여 연구해왔고, 그 결과 애시드를 처음 대하는 이들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중 ‘프로티니 파워펩타이드 세럼’은 피부의 톤과 결을 정돈하고 색소침착과 트러블을 완화하는 데 탁월하죠.
지금은 뷰티 트렌드의 흐름이 어느 때보다 빠른 시대입니다. 제품을 개발할 때 이런 경향을 의식하거나 반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솔직히 말하면 많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진정한 요구보다 서로를 쫓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하죠. 하지만 드렁크엘리펀트는 그 반대입니다. 브랜드 창립자인 티파니 매스터슨(Tiffany Masterson)이 제게 가장 먼저 건넨 말이 “네이슨, 저는 타 브랜드 제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일 정도였으니까요. 만약 트렌드나 시장의 흐름에 연연했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에 맞춰 독창적인 제품을 개발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최근 출시한 ‘비-골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메이크업 기능이 있는 스킨케어 제품이라는 점이 매우 독특한데, 제품 개발 시 영감의 출발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제품 개발자가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뷰티 신에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업계 지인들과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눈 주제 중 하나가 모델들의 좋지 않은 피부 상태였습니다. 당시 스킨케어 제품은 피부 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주는 것이 많지 않았고, 메이크업 제품은 그보다 심각했습니다. 피부에 이로우면서 톤도 아름답고 매끄럽게 개선해줄 스킨케어 포뮬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 티파니가 안티폴루션 기능이 있으면서 피부에 컬러를 입혀주는 제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는데, 제가 늘 바라던 방향과 완벽히 일치했습니다. 그렇게 기능이 뛰어난 유효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면서 피부를 즉각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는 컬러 세럼 비-골디가 탄생했습니다. 너무 진하게 발색하지 않아 자연스러워 보이면서, 다양한 스킨 톤을 아우를 수 있게 샴페인 컬러에 골드빛을 가미했죠.
일명 ‘꾸안꾸’ 스타일에 최적의 아이템이죠. 최근 각광받는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를 함유한 점도 반가웠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피부를 맑게 하고 피부 장벽을 견고히 다져주는 이점이 있죠. 연구에 따르면 5% 농도의 나이아신아마이드는 피부에 강력한 브라이트닝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비-골디 또한 딱 5%의 완벽한 함량을 자랑합니다.
컬러 세럼처럼 유니크한 카테고리로 또 다른 제품 개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웃음)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컬러와 스킨케어 영역을 어떻게 드렁크엘리펀트 식으로 진화시킬 수 있는지 늘 연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도 특별하다고 느낄 만큼 말이죠. 조만간 매우 신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로 찾아올 예정이니 기대해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