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끝자락을 지나는 에디터. 또래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안티에이징. 노화를 논하는 것은 중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거늘. 불현듯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20대 초 · 중반 때에 비해 피부가 늘어지고 팔자주름이 깊어진 얼굴을 보면 서 ‘이미 늦은 걸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요즘, 최근 SNS에서 흥미로운 영상을 발견했다. ‘나도 이제 반 삼십’이라는 제목의 영상인 데, 어리게는 초등학생, 많게는 고등학생 정도 된 어린아이나 청소 년들이 화장대 앞에 앉아 여러 종류의 스킨케어 제품을 덧바르며 자신만의 뷰티 루틴을 설명한다. 토너, 세럼, 크림 등 기본적인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고가의 아이크림이나 디바이스가 종종 등장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틱톡 누적 조회수 3 억 3천만 회를 훌쩍 넘기며 활발하게 바이럴되고 있는#SephoraKids 해시태그 또한 화제다.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소비자들이 세포라 매장을 드나들며 제품을 구매하는 사회적 현상에서 비롯한 용어다. 이들은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드러그스토어 나 뷰티 스토어에서 스킨케어 제품을 테스트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며 마치 그들만의 놀이터처럼 이용한다. 이렇듯 10대부터 20 대까지 젠지가 스킨케어, 특히 얼리 안티에이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얼리 안티에이징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지는 꽤 오래됐지만, 최근 이렇게 주목받는 건 SNS와 인플루언서의 영향이 크다. SNS를 통 해 빠르게 트렌드를 접하고, 그 안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젊 은 세대는 미디어 속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따라 구매하기 때문. 대표적인 예로 킴 카다시안의 딸 노스 웨스트의 스킨케어 틱톡은 젠지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큰 화제가 됐다. 아 이 패치와 마스크팩 같은 제품을 직접 바르고, 킴 카다시안과 함께 춤추는 영상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흥미로운 콘텐츠로 급부 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틱톡에서 #Antiaging Tips, #Antiaging Skincare 해시태그 검색량이 70만 회를 넘기기도 했다는 것. 이는 곧 젊은 세대가 눈여겨보는 키워드라는 뜻이며, 단순히 로션을 바르는 것에 그치던 이전 세대 어린 시절과 달리 지금은 스킨케어라는 행위 자체가 견고한 리추얼로,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 잡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 월드패널 코리아가 발표한 ‘연령 별 소비자의 스킨케어 선택’ 리포트에 따르면, 50세 이상 고연령 층 다음으로 15 ~34세 연령에서 안티에이징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25세가 지나면 피부의 콜라겐 섬유 층이 조금씩 감소하면서 노화가 시작된다. 육안으로 드러날 정도 의 급격한 변화는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 꼼꼼한 스킨케어 루틴을 세우는 것이 피부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는 효능 성분의 함량이 높은 기능성 제품을 찾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으로 꾸준하게 관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먼저 꼼꼼한 세안을 바탕으로 히알루론 산이나 세라마이드 성분을 함유한 크림과 자외선 차단제를 항상 챙겨 바르기를 권한다. 단순히 촉촉한 크림을 선택하기보다는 제품에 피부 속 콜라겐을 결합하는 보습 인자가 들어 있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무엇보다 피부에 자극이 되는 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장벽이 서서히 약해지는 20대 중 · 후 반부터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성분을 선택하자. 피부 탄력을 증진하고 주름을 예방하는 바쿠치올과 레티놀, 이 두 성분을 함께 사용하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바쿠치올의 진정 효능이 레티놀과 어우러져 레티놀의 유효 성분이 피부에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따라서 눈 밑 다크서클이나 눈가 주름 등에 가볍게 톡톡 바르면 효과적이다. 이 모든 루틴이 번거롭게 느껴진다고? 젠지에게는 오히려 바르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과정이자 놀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렇게 얼리 안티에이징으로 올바른 스킨케어 루틴을 정립해보는 건 어떨까.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건강한 모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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