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떠오른 식물성 단백질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이 삶을 정돈하는 중요한 루틴으로 자리 잡은 지 수 년째. 먹을 것이 많아졌지만 외려 단순한 진리로 돌아가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의 원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뚜렷한 예다. 이런 흐름에서 ‘식물성’ 성분이 또다시 화두에 올랐다. 원래는 동물성 단백질, 동물성 오메가 등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대안 정도였지만, 지금은 기술 발전이 든든하게 뒷받침되어 대체 가능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매일같이 헬스장에 출석 도장을 찍는 한 지인은 단단하게 펌핑된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철저하게 지키는데, 식물성 단백질에 호기심이 생겨 자신을 실험체 삼아 테스트해봤다고 한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식물성 식품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식이 그만큼 자리 잡은 것을 의미한다. 원물 위주의 식물성 식품 섭취가 몸에 이로운 건 알지만 단번에 강한 에너지를 일으켜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동물성 단백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정말 식물성 단백질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일까?
동물성 단백질 vs. 식물성 단백질
많은 사람이 익히 알고 있듯이 단백질은 근육 형성에 중요한 필수 영양소다. 사람의 근력은 30대 초반부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약해지는데, 이것은 활동 반경과 에너지 발산에도 영향을 주지만 인지기능과 기분까지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근력 유지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필수 조건이다. 단백질은 크게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뉘는데, 영양학 관련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서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더라도 동물성과 식물성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둘의 대사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동물성 단백질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적은 양으로도 많은 영양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지방 함량도 그만큼 많은 편이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 최근 대두하는 위험성 중 하나다. 이런 위험성을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떠오르는 것. 대표적으로 콩이나 곡류 등에서 얻을 수 있는데, 식단의 선택지가 제한적이라 사실상 완전하게 대체하기엔 심리적 저항이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식물성 단백질의 섭취 비율을 늘려야 하는 이유는 이미 많은 연구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2017년 미국심장협회는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식습관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주요 질병에 의한 사망과 전체 사망의 위험성을 낮추고 지질 수치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이며 견과류와 콩, 카놀라유에 많이 들어 있는 알파리놀레산 섭취는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그 예다. <저속노화 식사법>의 저자 정희원 전문의는 생애 주기에 따라 단백질 식사법을 달리하라고 권한다. 20대부터 60대 초반 사이의 성인 대부분은 불규칙한 일상생활과 식사 습관 때문에 이른 시기에 노화와 근감소증을 경험하는데, 이는 단백질 불균형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는 가공된 붉은 고기를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면 사망 위험이 0.66배에서 0.081배로 주는 만큼 우리가 단백질 보충을 위해 더 많은 고기를 먹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근육 생성 효과만 놓고 본다면 식물성 단백질의 효과가 조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동물성 단백질 3분의 1, 식물성 단백질 3분의 2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설명한다. 단백질을 많이 먹는다고 무조건 근육이 잘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체질과 나이, 신체 상태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인 평균 남녀가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가속 노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밸런스 조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