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킨케어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키워드 ‘글라스’가 이제 스킨을 넘어 헤어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유리알처럼 매끈하게 반짝이는 광택이 특징인 글라스 헤어는 최근 2026 S/S 런웨이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샤넬, 끌로에, 톰 포드 쇼에 등장한 모델들의 헤어는 형태보다 질감에 무게를 두었다. 스타일링보다는 머리카락의 텍스처가 새로운 런웨이 룩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셈. 근본적인 머릿결의 중요성이 다시금 조명되며 헤어 케어 또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떠오른 셀프 헤어 케어는 ‘프리 워시’ 헤어 루틴으로 샴푸 전 헤어 오일이나 트리트먼트를 발라 모발 본연의 결에서 나오는 광을 끌어올리는 리추얼이다. 모발을 관리하는 새로운 형태의 헤어 케어 방식으로 글라스 헤어를 연출하는 가장 현실적이면서 근본적인 접근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봄 스타일링보다 먼저 케어로 완성하는 글라스 헤어에 주목하길.
더 깊고 고요한 곳으로
쉴 새 없이 울리는 휴대폰 알람, 두 개 이상의 화면을 오가는 멀티태스킹, 무의식처럼 반복되는 도파민 소비. 우리는 이미 자극 과잉의 시대 한가운데에 서 있다. 이 과잉 리듬에 이에 지친 사람들은 점점 다른 형태의 휴식을 찾기 시작했다. 더 고요한 곳에서 깊게 가라앉는 방식. ‘블루 마인드(Blue Mind)’가 주목받는 이유다. 해양생물학자 월리스 J. 니컬스(Wallace J. Nichols)가 제시한 블루 마인드는 물과 가까이 있을 때, 혹은 물속에 몸을 맡길 때 인간의 뇌가 보다 안정적인 상태로 전환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블루 마인드는 이미 익숙한 이름으로 불리며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데, 바로 ‘물멍’. 물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이 단순한 행위는 블루 마인드를 가장 직관적으로 구현한 방식이다. 특별한 준비나 기술 없이 시선을 수면에 두고 반응해야 할 것들로부터 잠시 물러나는 상태다.
블루 마인드 숙련자라면 이 개념을 물속으로까지 확장해 수중 명상처럼 몸 전체를 물에 맡기기도 한다. 외부의 소음에서 분리되고 중력의 영향에서 잠시 벗어나는 그 순간, 감각은 오히려 더욱 또렷해진다. 물속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안정감은 ‘워터 웨이트(Water Weight)’ 효과로 설명된다. 물이 몸을 고르게 감싸는 균형 잡힌 압박은 신경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감각을 또렷하게 만든다. 생각을 멈추려 애쓰지 않아도 감각이 먼저 반응하는 가장 몰입적 형태의 회복인 셈.
애써 잘 쉬는 법을 배우기보다 그저 멈춰도 괜찮은 환경에 자신을 두는 일,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휴식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풍경과 어우러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