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솝이 지난 5년간 오피스로 사용하던 공간을 1980~1990년대 한국 가정집 주방에서 영감 받은 매장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 핸드메이드 도자기 타일과 벚나무 선반, 알루미늄 수납장 등을 활용해 편안한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 프래그런스 라이브러리와 프래그런스 아르무아에서 향과 스킨케어를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며, 이솝의 첫 테이블 램프 ‘아포제’도 공간을 은은하게 채웁니다.
옛 가정집 주방을 이솝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오피스의 모습을 벗고 새롭게 태어난 이곳을 들여다 봤습니다.


도산에서 다시 문을 연 이솝
제품을 고르는 일만큼 공간을 둘러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면 이번에는 도산으로 향해야겠습니다. 새로 짓는 매장마다 그 지역의 문화를 건축에 녹여 온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Aesop)이 지난달 서울 도산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거든요. 지난 5년간 이솝의 오피스로 사용되었던 공간을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매장으로 탈바꿈하며 브랜드의 성장을 함께한 장소에 새로운 쓰임을 더한 것이죠.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사랑방
이솝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는 1980~1990년대 한국 가정집의 풍경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설계를 맡은 LTH 스튜디오 건축 팀은 조부모의 집에서 식사를 하던 기억에서 출발해 옛날식 주방에 현대적인 감각을 담아냈는데요. 바닥과 중앙 카운터에는 수작업으로 제작된 도자기 타일이 더해졌고, 벽면에는 은은한 광택이 도는 벚나무 선반이 길게 놓이며 이솝 특유의 정제된 분위기를 완성했죠. 그 아래 자리한 알루미늄 수납장은 따뜻한 원목과 대비를 이루며 공간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고요. 여기에 붉은 톤의 등받이 소파와 벽을 타고 흐르는 넝쿨, 곳곳에 놓인 화분은 마치 누군가의 집에 들어선 듯한 편안함을 더하는데요. 원목과 타일, 식물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을 천천히 걷다 보면 그 자체로 잠시 쉬어 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품을 고르는 것을 넘어 머물고 둘러보며 이야기하는 시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솝만의 ‘사랑방’을 만든 셈이죠.


향과 물을 따라 이어지는 경험
공간의 디테일을 충분히 둘러봤다면 이제 이솝의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볼 차례입니다. 매장 중앙에는 다양한 향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프래그런스 라이브러리(Fragrance Library)와 네 개의 싱크대가 자리하는데요. 손에 직접 제품을 덜어 향과 질감을 경험해 보는 것은 물론 다양한 향수 라인업도 자유롭게 시향할 수 있죠. 프래그런스 아르무아(Fragrance Armoire)에서는 돋보기를 닮은 석고 오브제에 향을 입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향을 천천히 느껴볼 수 있고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고민된다면 엉 스위트(En suite)로 향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1:1 맞춤형 스킨케어 컨설팅을 통해 피부에 맞는 제품과 루틴을 살펴볼 수 있거든요.




스킨케어 브랜드가 만든 빛, 아포제
이솝 도산을 이야기할 때 이 조명을 빼놓는 것은 아쉽습니다. 바로 매장을 비추는 이솝의 첫 테이블 램프 ‘아포제(Aposē)’인데요. 스킨케어 브랜드가 만든 조명이라는 점은 다소 뜻밖이지만 매장마다 빛과 질감을 세심하게 설계해 온 공간들을 떠올려 보면 꽤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이솝의 인하우스 건축 팀이 디자인한 아포제는 지난 4월 ‘밀라노 가구 박람회 2026’에서 처음 공개되었는데요. 독일에서 모래 주조 방식으로 만든 황동 받침대 위에 이탈리아 베네토(Veneto) 지역에서 입으로 불어 만든 유리를 올려 완성되었습니다. 반투명한 유리를 은은하게 통과하는 빛이 매력적인 이 아이템은 자연광과 어우러지며 공간에 포근한 분위기를 더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하죠. 제품을 놓는 가구와 그 위를 비추는 빛까지 이솝이 공간 경험에 얼마나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지 보여줍니다.
이솝은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익숙한 생활의 흔적에 브랜드만의 감각을 더해 새로운 세계를 제안합니다. 제품과 향, 빛, 가구가 어우러진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이곳. 올가을 도산으로 향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