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하우스 노웨어 서울 3층, 탬버린즈.
3 아이아이컴바인드 신사옥 지하 1층, 사내 레스토랑.
4 하우스 노웨어 서울, 아이아이컴바인드 신사옥 전경.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신사옥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키워드는 무엇이었나요? 이 공간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기업의 가치가 궁금합니다. 아이아이컴바인드 신사옥(하우스 노웨어 서울)을 관통하는 핵심은 ‘퓨처 리테일(Future Retail)’이에요. 단순히 미래적 기술이나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상상력과 실험을 통해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과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태도에 가깝죠.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 어티슈, 누플랏은 서로 다른 미학을 추구하지만 기존의 틀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하는 철학을 공유해요. 이러한 방향은 건축물에서도 드러납니다. 신사옥의 1층부터 3층, 그리고 5층은 일반 고객이 방문할 수 있는 리테일 공간으로 ‘하우스 노웨어 서울’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외관은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와 강한 조형성을 중심으로 설계한 반면, 내부에는 파스텔 톤과 선명한 키 컬러, 예상치 못한 디테일을 배치해 외부와는 전혀 다른 감정을 갖도록 했죠.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 역시 공간 곳곳에서 새로운 감각과 영감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결국 신사옥은 업무 공간과 리테일 장소를 넘어 사람들의 시각과 감각을 환기하는 하나의 경험으로 기획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업무 공간인 오피스와 고객이 방문하는 리테일 공간을 한 건물 안에 둔 이유가 있나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2017년경부터 새로운 사옥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됐어요. 하지만 단순히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업무 공간보다는 회사의 철학과 미학을 담고, 그와 동시에 서울이라는 도시에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죠. 해외 여러 도시의 상징적인 건축물을 경험하면서 ‘우리도 서울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장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품었고, 그것이 지금의 신사옥으로 이어졌어요. 사옥과 리테일을 한 공간에 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과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의 경계를 나누기보다 아이디어와 창작, 실험의 과정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하우스 노웨어 서울은 완성된 결과물을 전시하는 매장이라기보다 예술과 건축, 브랜드 경험, 그리고 창작 과정이 동시에 작동하는 실험의 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 어티슈, 누플랏은 각기 다른 카테고리를 다루고 있어요.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분하는 기준과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 창작 원칙이 무엇인가요? 각 브랜드는 다루는 카테고리부터 고유한 미감,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까지 서로 다른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태도는 분명합니다. 익숙한 방식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실험하며, 고객이 예상하지 못한 경험과 놀라움을 제안하는 것이죠. 제품뿐만 아니라 공간과 콘텐츠, 컬렉션, 팝업 등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호기심과 기대를 낳고, 이를 브랜드에 대한 인식과 팬덤으로 확장하고자 해요. 각 브랜드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리테일의 문법을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한다는 점이 아이아이컴바인드를 관통하는 창작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성공 방식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 오피스 공간은 직원들의 협업과 창작을 어떻게 지원하나요? 다양한 브랜드와 직군의 구성원이 한곳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서로 다른 관점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어요. 직원들이 특히 자주 찾는 곳 중 하나가 13층의 아이아이컴바인드 사내 카페테리아 및 미팅 룸인데요. 성수동이 한눈에 들어오는 통창을 중심으로 조성해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노트북을 들고 이동하면서 업무를 보거나 짧은 미팅을 할 수 있죠. 커피나 간단한 식사를 즐기며 잠시 환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해요.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은 이곳에서 조식을 먹기도 하고요. 12층에는 대강당과 미팅 룸, 14층에는 미팅 룸과 테라스도 마련돼 있어 업무 성격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실제 근무 공간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어요. 4층과 6~11층 사무 공간은 흰색 바닥과 실버 계열 가구 등 간결한 요소로 구성했죠. 시각적으로 강렬한 리테일 공간이나 공용 공간과 달리 업무 공간에는 생각과 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백을 둔 셈이죠.
신사옥으로 이전한 뒤 직원들의 협업이나 창작 과정에서 실제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물리적 거리예요. 기존에는 오피스가 여러 군데 분산되어 있고, 설치물이나 공간 작업을 제작하는 과정 역시 별도의 작업장을 오가야 했어요. 하나의 결과물을 확인하거나 컨펌하기 위해 상당한 이동 시간이 필요했죠. 이러한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현재는 사옥 인근에 설치물 등을 제작할 수 있는 별도의 작업 공간인 아이아이컴바인드 작업 동을 만들었어요. 업무 공간과 제작 환경이 가까워지면서 서로 다른 팀이 빠르게 의견을 나누고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죠. 리테일 공간과 가까워진 점도 큰 변화예요. 고객이 제품과 공간을 향유하는 방식과 어떤 경험에 오래 머무르는지를 직원들이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어요. 이런 경험이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어지고, 공간과 브랜드에 반영되는 선순환을 낳고 있죠. 오피스 이전이 비단 더 크고 새로운 곳으로 옮겨온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흩어져 있던 사람과 제작 기능, 브랜드와 고객 경험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면서 아이디어가 구현되고 다시 피드백되는 순환 구조와 속도를 높인 것. 이것이 저희가 일하는 방식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단순한 오피스나 매장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완성해가는 살아 있는 플랫폼 형태로요.


6 하우스 노웨어 서울 5층, 누데이크 티 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