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왈로 패턴 화이트 셔츠 맥큐(mcQ), 블랙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레이 롱코트 커스텀멜로우(CustoMellow), 네이비 코듀로이 셔츠 아페쎄(A.P.C.), 블랙 팬츠 씨와이 초이(Cy Choi).

칼라 쪽이 두툼한 화이트 셔츠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meester), 블랙 팬츠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헤어 제품은 컬링 부스트 폼, 컬링 에센스 2X, 매트파워 왁스, 몰딩포마드 왁스 모두 아모스프로페셔널.

네이비 니트 풀오버 산드로 옴므(Sandro Homme), 실버 링 블라인드니스(Blindness).

블랙 라이더 재킷 비엘케이 디엔엠(BLK DNM), 안에 입은 니트 풀오버 타임 옴므(Time Homme).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기술자들> <연평해전>까지 연달아 촬영 중이에요. 영화 쪽의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데, <기술자들>엔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나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제게도 중요한 작품이었어요. 그런 관심을 처음 받아봤고, 욕심이 생겼고,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들게 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할지 많이 고민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기술자들>을 선택한 건 ‘종배’라는 캐릭터의 힘이 커요. 상당히 재미있는 캐릭터거든요.

<기술자들>에서 연기하는 캐릭터는 어떤 인물인가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건 우선 천재 해커예요. 성격이 밝은 것 같으면서도 시크하고, 냉철하고, 능글맞은 면도 있어요.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여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에게 종배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더니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해진’도 그런 면이 있지 않으냐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확실히 다른 캐릭터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기술자들>은 <오션스 일레븐>이나 <도둑들>처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범죄 영화일 것 같아서 기대돼요. 항구를 배경으로 여러 명의 범죄 기술자들이 모여 인천세관의 금고를 터는 이야기예요. 케이퍼 무비 맞아요. 그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와 상황이 나오고, 반전의 요소도 있고, 액션도 있고, 코미디 요소도 있죠. 다양한 매력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예요.

워낙 개성 있는 배우들이 모여 있어서 촬영 현장도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기술자들>을 찍으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고창석 선배님의 운전 실력이에요. 고창석 선배님이 운전을 엄청 터프하게, 완전 멋있게 해요. 그야말로 상남자 같아요. 물론 귀여운 면도 있으시지만요.(웃음)

세 배우 중 웃음을 담당하는 분은 누구예요? 역시 고창석 선배님이죠. 성격도 워낙 좋으시고,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잘 이끌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촬영장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촬영 현장이 재미있고 화기애애했는데, 이 작품 끝나고 일주일 후에 바로 <연평해전> 촬영에 들어가서 기억이 많이 희석됐어요.

<기술자들>은 무엇보다 주연 배우들의 ‘케미’가 가장 중요한 영화인 것 같아요. 두 명의 젊은 배우 김우빈과 이현우, 본인이 생각하기엔 두 사람의 각기 다른 매력이 무엇인 것 같아요? 우빈이 형이랑 저는 일단 외모에서 풍기는 매력이 워낙 다르니까요. 한쪽은 길고, 한쪽은 아담하고.(웃음) 영화에서도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예요. 가진 능력도 다르고요. 우빈이 형이 맡은 캐릭터는 금고 따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저는 해커 전문이고, 고창석 선배님은 넓은 인맥으로 전반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역할을 하죠.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영화에서처럼 특정한 기술이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걸 택할 거예요? 음, 저는 순간 이동 능력을 가지고 싶어요. <점퍼>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어요.(웃음)

관객으로서는 어떤 영화를 좋아해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를 좋아해요. 아니면 달달한 로맨스 영화도 좋아하고요.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드라마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다양하게 보는 편이에요.

벌써 데뷔 10년 차예요. 아주 어릴 적부터 연기를 해왔는데, 주로 어떤 캐릭터에 마음이 가나요? 어떤 캐릭터이건 상관없는데, 뭔가 딱 하나라도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소는 필요한 것 같아요. 주연이어도 평면적이고 재미없는 캐릭터가 있고, 단역이어도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캐릭터가 있어요. 캐릭터의 비중이나 지금 내 나이에 맞는 역할과 상관 없이, 딱 한 신 나오더라도 그 한 신으로 강렬하게 각인되는 캐릭터는 매력적이에요.

연기를 시작한 계기가 된 <소나기>라는 작품을 촬영할 때, 작품 때문에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통편집돼 엉엉 울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나요. 그땐 저도 속상했지만 부모님도 많이 속상해하셨어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의 어릴 적 꿈이 배우가 아니었나 싶어요. 제가 아주 어릴 적부터 많이 응원하고 지지해주셨거든요. 그래서 든든하고 감사하죠. 저는 항상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재능이 있어도 빛을 보지 못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저는 한 계단, 한 계단씩 밟으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항상 감사했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고, 다른 생각할 틈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가장 칭찬해주고 싶었을 때는? 바로 요즘, <연평해전>을 촬영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어요. <연평해전>은 2002년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영화예요. 저는 ‘박동혁’이라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데, 겉으로는 약해 보일 수 있어도 누구보다 강인하고, 깊이 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캐릭터예요. 중요한 캐릭터이다 보니까 부담이 컸는데, 한 신 한 신 촬영하며 중요한 신도 잘 넘겼죠.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이현우가 생각하는 성공은 어떤 거예요? 지금처럼 이대로 천천히, 꾸준히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 갑자기 엄청나게 큰 어려움을 겪거나 좌절하게 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남들에 비해 삶에 굴곡이 별로 없는 편이어서 힘든 일에 대한 면역력이 없을까봐 걱정스러워요. 끝까지 배우로 살 수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에 꽂혀서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뭘 해도 먹고살 자신은 있어요.(웃음)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제가 하고싶은 일을 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밝고 긍정적인 편이에요. 좀 많이 그래요.(웃음) 친구들은 저한테 조증이 있다고 하기도 해요. 음, 예능 프로에 나가면 죽지 않을 캐릭터? 미움받지 않을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올해도 벌써 끝나가요. 배우 이현우에게 2014년은 어떤 해였나요? 조금은 숨어 있었던 해. 두 작품을 연속해서 촬영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작품 이외의 행사나 공식 석상에는 일부러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않았어요. 소속사와 저 모두 그러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죠. 작품을 위해서, 그리고 내년을 위해서. 높이 뛰기 위해서 몸을 웅크리고 발돋움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면, 올해가 그런 해였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올해 촬영한 작품들도 공개될 테고, 저 역시 높이 뛸 수 있는 시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