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NOTE
건강한 피부를 표현하고 싶을 때는 자신의 피부 톤과 같은 컬러를 선택해서 사용한다. 파우더리하게 표현하면 메이크업이 오래 유지된다. 마몽드 브라이트닝 커버 파우더 쿠션 23C호 내추럴 피치 사용. 피부가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마몽드 크리미 틴트 스퀴즈 립 7호 베러 댄 코랄을 사용하고 립은 자연스러운 컬러로 표현한다. 모두 마몽드 제품.
BEAUTY NOTE
마몽드 크리미 틴트 스퀴즈 립 10호 레트로 로즈. MLBB 컬러로 안쪽부터 스머지해서 표현한다. 피부는 마몽드 브라이트닝 커버 파우더 쿠션 23C호 내추럴 피치 사용. 모두 마몽드 제품.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에도 익숙해질 무렵 뜨거운 아프리카 세이셸에서 사진 몇 장이 도착했다. 짙은 초록색의 투명한 바다 앞에 선 배우 박신혜는 여전히 산뜻해 보였고 전보다 더 그윽해진 눈빛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지난해 영화 <침묵>에서 변호사 ‘최희정’으로 분해 단단한 연기를 선보인 그녀는 늘 그랬듯 자신을 꼼꼼히 돌보며, 이제껏 생각해본 적 없는 책임과 무게의 나이로 신중하게 발을 내딛는다.
세이셸의 첫인상이 어떤가요? 천천히 돌아가는 길들이 인상 깊었어요. 마치 쉬어 가라고 일부러 구불구불하게 만든 것 같아요. 유턴하듯이 산을 돌아서 가는 길에 멀미가 나기도 했지만 숲을 끝없이 달리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어요.
도시와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자연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는데, 박신혜는 자연 속에 있을 때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자연은 속일 수가 없으니까요. 세련된 건 만들어서 갖출 수 있는 반면 자연스러운 건 꾸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내려놓을 줄 알고 벗어던질 줄 알아야 하는, 어떻게 보면 과감한 용기가 필요한 거니까 자연과 잘 어울린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세이셸 같은 휴양지와 도시 중에 어떤 여행지를 선호해요? 굳이 나눈다면 휴양지인 것 같아요. 도시를 가더라도 시간을 쪼개서 돌아다니기보다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처럼 여유롭고 한가하게 여행을 하는 편이에요. 전에는 계획을 꼼꼼히 짜서 미술관에도 가고 공원에도 가고 그랬는데 그렇게 하고 나면 오히려 남는 게 없더라고요.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르는 게 저한테는 더 잘 맞는 여행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휴양지는 최고죠.
스태프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옆에서 지켜보기에 조금 부러울 정도였죠. 그런 인복이 없었다면 이 직업을 계속 해나갈 수가 없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은 제가 끼가 많아서 이 일을 해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제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서 그 마음을 대신 표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을 함께 하는 스태프 중에 커플이 있었죠. 내내 부럽다는 얘기를 했던 게 기억나요. 세이셸이 커플의 휴양지, 유명한 신혼여행지라서 더욱 그랬을 것 같은데요. 제게 무척 소중한 헤어 선생님의 남편 분이 함께 왔어요. 실제로 마주치고 인사한 적이 많지 않아서 둘의 모습이 더 예뻐 보였던 것 같아요. 한 여자가 사랑받고 있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니까 정말 부러웠어요.
박신혜가 꿈꾸는 사랑은 어떤 모습이에요?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서로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아는. 배우라는 직업이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른, 말을 한다 해도 이해받기 힘든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힘든 생활 속에서 작은 것 하나로 나를 기쁘게 해줄 수 있고 서로의 생활에서 작지만 가치 있는 것들을 발견해줄 수 있는 사람. 저도 상대방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요.
영화 <침묵> 이후 지금까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무엇에 가장 빠져 있나요? 고양이요. 물론 강아지도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고양이는 강아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제 기분이 울적해 보이면 가만히 옆에 와서 기대요. 그런 게 무척 신기해요.
고양이와 보내는 시간 말고 쉬는 동안 가장 많이 한 건 뭐였어요?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물론 여행의 절반 이상이 휴양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죠. 아버지가 올해 환갑이셔서 다 같이 환갑을 축하하는 여행도 다녀왔고, 서핑에도 즐겁게 빠져 있었어요.
서핑처럼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나 봐요. 에너지를 자꾸만 분산시켜줘야 더 끌어올려지는 것 같아요. 몸을 안 쓸수록 무거워지고 답답해지더라고요. 어떤 사람이든 움직여야 건강해지고 정신도 활발해지면서 엔도르핀도 많이 솟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음악을 듣는 것도 매우 좋아하는 것 같던데요. 이런 휴양지에 오면 물놀이를 열심히 하다가도 하루 종일 침대 안에서 나오지 않을 때도 있어요. 음악 듣고 책 보고 웹 서핑도 잠깐 하고 그냥 망상에 빠져 멍때리기도 하고.
최근에 가장 꽂힌 음악이 있다면요? 딘의 ‘인스타그램’. 현실을 콕 집어낸 가사가 인상적이에요. 그리고 김동률의 ‘답장’. 어릴 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던 사랑 노래나 사람에 대한 메시지들이 가슴 한편에 먹먹하게 들어오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아주 좋아요.
노래를 좋아하고 또 잘하는 배우들이 OST도 많이 부르죠. 언젠가 OST를 부르는 박신혜를 볼 수 있을까요? 드라마나 영화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참여할 수 있다면 좋은 것 같아요. 팬미팅 때 팬들한테 보여드릴 콘텐츠가 많아지는 거니까.
얼마 전에 인맥이 넓은 연예인으로 어느 언론사에서 뽑기도 했던데요. 많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나요? 데뷔한 지 15년이 됐으니 작품으로 만난 분들만 해도 1백 명이 넘어요. 계속 일을 한다면 마주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죠. 서로 마음 상할 일은 최대한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늘 좋은 기억만 갖고 현장을 마무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먼저 연락하는 성격이 못 돼서 자주 보는 사람들은 한정적이에요. 언제 만나더라도 반갑게 인사하는, 단지 그 정도인데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많은 분이 ‘박신혜는 이 사람 저 사람 참 많이 아는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가 흔히 아는 남사친들도 있잖아요. 이홍기 씨도 그렇고 용준형 씨도 그렇고. 현장에서 봤을 때 좋았던 사람들은 오랜만에 봐도 그때의 기억이 그대로 떠올라요. 홍기랑 제가 2009년에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만났거든요. 그때의 기억과 감정을 쭉 가지고 가는 거예요.
상대가 유명해지거나 활동이 줄어들면 어쩔 수 없는 갭이 생겨 대화의 주제도 줄어들고, 그러다 보면 연락이 뜸하게 되잖아요. 대부분 인간관계가 그런 면이 있고 관계를 유지해나가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많죠. 저는 사람에게 되도록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내가 좋으면 그냥 좋은 거. 누군가 “그 친구 요즘 소문이 안 좋던데 괜찮아?”라고 했을 때 나한테는 그러지 않고 나와 같이 있었을 때 그런 모습을 보인 적 없고 내 눈으로 보지 못했다면 어떤 말이든 안 믿는 편이에요.
요즘 가장 친한 친구들과는 주로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나요? 오랜만에 만나면 서로 차기작을 궁금해해요. 동갑내기 여자 친구들하고 언제 어떤 작품을 할지 얘기하다 보면 각자의 취향이 드러나요. 사소하게는 좋아하는 계절 같은 것을 이야기하면서 “너랑 나랑 겹칠 일은 없겠다, 다행이다”라면서 농담도 주고받기도 하고.
어떤 계절을 좋아해요? 여름에 약간 힘들어하는 타입이에요. 더운 것을 잘 못 견뎌서. 물론 추운 것도 잘 못 참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름보다는 겨울이 나은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많은 것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또 풀어내야 하잖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을 텐데도 볼 때마다 늘 밝아요. SNS가 가장 어려워요.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수단이긴 하지만 사생활을 드러내야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 눈들을 피하기 위해 여행을 가기 시작했는데 여행 가서도 나를 지켜보는 많은 눈들이 존재하니까 약간 힘들어요. 하지만 개의치 않으려고 노력해요. SNS 속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아요. 서핑을 할 때도 알아보는 분들이 많지만 그냥 내가 즐기는 걸로 견뎌내죠. 요즘은 또래 친구들, 언니 오빠들하고 작은 모임을 갖고 있는데 그 안에서 얘기하고 서로 나누다 보면 스트레스가 약간 풀리는 면도 있어요.
속으로 앓기보다는 얘기를 하면서 푸는 스타일이군요. 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죠.
늘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가 있어요. 하지만 누구든 우울하거나 어두운 면이 있죠. 사람들은 항상 전자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박신혜에게 다가오지 않나요? 그런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요. 인터뷰를 하거나 누군가를 만나서 얘기할 때, 친절하기만 한 편이 아니라고, 저도 인간인지라 지키는 선은 최대한 지키되 아닌 것에 대해서는 딱 잘라 말하는 부분이 있다고 솔직히 양해를 구하는 편이에요. 무조건 참는 건 내 마음과 몸을 상하게 하는 지름길이더라고요. 그렇다고 해도 얼굴을 붉히거나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르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없었나요? 그래서 웃으면서 거절하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잖아요. 할 수 있는 것은 하되 안 되는 건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최대한 웃으면서 거절하기.
그것이야말로 10년 넘게 쌓아온 내공이겠죠. 어느새 스물아홉이에요. 어때요? 스물여덟과 스물아홉, 또 서른은 느낌이 전부 다를 텐데요. 스스로는 아직도 스물네다섯 살 같아요. 제 또래의 직장인이나 저와 다른 직업을 가진 친구들은 뭔가 어른스럽고 그 나이에 맞게 잘 살아가는 것 같은데…. 이제껏 저는 제가 어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이 같은 면이 많더라고요. 배우 박신혜로, 인간 박신혜로 더 성장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어요.
아마 서른아홉, 마흔아홉이 돼도 알 수 없을 거예요. 우리는 그 나이를 처음 사는 거잖아요. 그래도 서른을 앞두고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책임감의 무게가 달라진다는 건 느끼고 있어요. 1부터 100까지 놓고 봤을 때 전에는 10만 책임졌다면 지금은 나이에 맞게 더 많은 양을 책임져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귀찮아하지 않고 차근차근 다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책임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드라마와 영화 찍고 나서 허리가 안 좋아졌는데 올해 완전히 회복해서 서른이 되기 전에 차기작을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엄마를 모시고 여행을 다녀오고 싶고요.
차기작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나요? 여러 시나리오를 열심히 읽고 있는데요. 마음에 살포시 들어오는 작품을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어요.
박신혜의 관점으로 차기작을 고른다면 어떤 주제를 담은 작품이나 어떤 유형의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드라마도 영화도 너무 자극적인 소재들이 많잖아요. 저는 제가 살고 싶은 삶을 담은, ‘그렇지, 이러면서 다 살아가는 거지’라면서 가만히 웃을 수 있는 인간적인 드라마나 영화를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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