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천우희 비와 당신의 이야기 영화
유해진 레오퍼드 프린트 롱 코트, 팬츠, 양말, 인터로킹 G 홀스빗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지브라 패턴 송아지 가죽 코트, 부츠 컷 진 팬츠, 양말, 웹 디테일과 테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모두 구찌(Gucci).
강하늘 천우희 비와 당신의 이야기 영화
러플 장식 화이트 셔츠, 부츠 컷 팬츠,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에이비에이터 틴트 선글라스, 니트 비니 모두 구찌(Gucci), 의자 모두 구찌 데코(Gucci Decor).
강하늘 천우희 비와 당신의 이야기 영화
유해진 별무늬 파자마 셔츠와 쇼츠, 양말, 인터로킹 G 홀스빗 장식 레더 솔 모카신, 옐로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에이비에이터 선글라스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정글 프린트 파자마 셔츠와 쇼츠, 양말, 오렌지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틴트 선글라스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차승원 구찌 Gucci
유해진 데님 재킷, 니트 톱, 셔츠, 타이, 부츠 컷 팬츠, 러버 솔 드라이버슈즈, GG 수프림 숄더백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체크 재킷, 스트라이프 셔츠, 쇼츠, 양말, 모카신, 미디엄 사이즈 GG 수프림 더플 백과 같이 든 GG 수프림 코스메틱 케이스 백, 크로스로 멘 미니 사이즈 GG 수프림 백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차승원 구찌 Gucci
차승원 레드 가죽 셔츠와 부츠 컷 진 팬츠, GG 로고 버클 가죽 벨트,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오렌지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브랜드 로고를 프린트한 블루종과 진 팬츠, GG 로고 버클 가죽 벨트, 구찌 테니스 1977 스니커즈, 옐로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차승원 구찌 Gucci
재킷, 레오퍼드 프린트 니트 톱, 셔츠, 타이, 진 팬츠,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미디엄 사이즈 GG 수프림 더플백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차승원 구찌 Gucci
카키 코튼 재킷과 그린 스트라이프 티셔츠, 체크 와이드 팬츠, 양말, 슬립온 스니커즈, 크로스로 멘 GG 수프림 숄더백, 니트 비니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차승원 구찌 Gucci
유해진 그레이 재킷과 부츠 컷 진 팬츠, 베스트, 셔츠, 타이,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브라운 재킷과 팬츠, 셔츠, 인터로킹 G 홀스빗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블랙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모두 구찌(Gucci).

 

5년 전 만재도로 떠났던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지나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섬, 죽굴도로 향했다. 다정한 섬사람들을 마주칠 수 없다는 사실을 빼고는 만재도와 크게 다를 것 없는 풍경을 지닌 죽굴도에서 이들은 하루 세끼를 만들어 마주 앉아 먹고, 때론 각자의 시간을 보내거나 사소한 대화를 나누며 특별하지 않아 더욱 특별한 일상을 보냈다. 그렇게 또 한 겹의 시간이 더해졌다.

죽굴도의 첫인상이 궁금해요. 해진 죽굴도에 닿았을 때 우리가 지낼 빨간 지붕 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섬 풍경은 만재도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른 점이 있다면 섬을 찾은 저와 차 선수인 것 같아요. 만재도를 다녀온 지 5년이 지났으니 우리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죠. 만재도는 그곳에 사는 분들도 있고, 만재 슈퍼마켓도 있었지만 죽굴도에서는 오롯이 우리끼리 시간을 보냈어요. 승원 맞아요. 죽굴도는 만재도와 달리 사람이 살지 않아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은 데다 이상하게 할 일이 끊이지 않아 아주 바쁘게 지냈어요. 그런데 우리 모두 마음이 늘 느긋했어요. 만재도와 가장 많이 달랐던 점은 섬 풍경이 아니라 그곳에서 지내는 우리가 좀 더 나이 들었다는 거죠.

섬에서 보내는 시간 중 가장 좋아했던 때는 언제였나요? 승원 다 같이 모여 밥 먹는 시간이 가장 좋았어요. 해진 차 선수가 차려준 밥 먹을 때가 좋죠. 밥도 맛있고 그날 하루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다음 끼니때 뭐 먹을지 고민도 하고. 아마 (차)승원 씨는 열심히 준비한 결과물을 서로 맛있게 먹는 시간이라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저는 낚시하는 시간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낚시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거든요. 도시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유로움이에요. 승원 섬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주 단조로워요. 아침을 먹고나면 점심에 뭐 먹을지 고민하고.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시간만 하더라도 생각이 많은데, 섬에서는 훨씬 단순해져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몸은 바쁘죠. 그게 좋아요. 딱 지금 눈앞의 일만 하면 되는 단조로운 생활이요. 해진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복 받은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저희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도 하고 싶어하는, 저희 모습을 보면서 대리 만족할 시간을 만들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승원 사실 섬에서 보내는 시간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하기는 좀 그래요.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누군가에게는 전시에 버금가는 재앙 같은 시간일 수도 있어요. 그런 와중에 섬에 가서 힐링하고 왔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이야기 주제가 뭔가요? 해진 밥 얘기죠.(웃음) 승원 아주 일상적인 얘기. 그런 거 말고는 없어요. 가끔 건강 얘기 하고. 해진 요즘 여기 관절이 좀 아프다고 하면 차 선수도 아픈 데 말하고.(웃음)

후배들과 케미도 좋아 보여요. 게스트로 후배들이 찾아왔는데, 늘 진심으로 잘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승원 저희가 잘해준다기보다는 (후배들이) 잘해주고 싶게끔 행동해요. 해진 후배이기 전에 손님이잖아요. 손님이 먼 길을 찾아왔으니 잘 쉬었다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영화 촬영장에서도 선배 위치일 때가 많을 테죠. 현장에서 느끼는 책임감이 과거와 다를 것 같아요. 승원 아무래도 그렇죠. 사람의 기분이 늘 좋을 수만은 없잖아요. 지금은 현장에서 컨디션이 좀 좋지 않아도 표출하지 않고 잘 다스리려고 해요. 후배들을 보며 제가 그 나이였을 때를 돌이켜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더 많이 보여요. 해진 선배가 되면 더 어려워져요. 어쩌다 후배의 좋지 않은 점이 보일 때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해요.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가 어려울 수 있고, 그래서 한 마디를 하더라도 더 조심스럽죠. 말하기 전에 몇 번이고 거듭 생각하게 돼요.

좋은 선배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해진 배우보다는 사람 유해진으로서 어떻게 세월과 잘 어우러지면서 나이 들어야 할지 고민해요. 주변에 보면 잘 나이 들어가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할 텐데 싶죠.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두루두루 잘 챙기며 살아가고 싶어요. 앞으로 살아가며 무언가를 더하거나 덜어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만 갔으면 좋겠어요.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고 이렇게. 승원 근사하게 나이 들기를 바라기보다 창피하지만 않았으면 해요. 스스로 창피할 때가 있으면 그게 아주 크게 다가와요. 나 자신에게 덜 창피하고 싶어요.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특별한 일 없이 지금처럼 주어진 일을 하며 살아가고요.

두 분은 서로에게 어떤 동료인가요? 승원 배우는 대중이 평가하는 직업이잖아요. 내가 굳이 동료를 평가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받아요. 내가 배우로서 (유)해진 씨를 평가하거나 언급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닌 것 같아요.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당신이 이런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뭘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배우로서의 선택은 결국 스스로 하는 거니까요. 나는 그저 아프지 말아라, 잘 지내라, 이런 마음만 있어요. 해진 우린 그런 관계 같아요. 없는 듯 있는 듯한데 있는 거. 배우로서 고민을 나누는 관계라기보다는 또래로서 얘기를 하죠. 요즘 팔꿈치가 아픈데 이런 밴드 한번 써봐라, 뭐 이런 거.(웃음)

서로 가장 잘 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해진 방송을 보다 보면 우리 둘이 탁구 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어떻게 저걸 받아쳤지? 이런 생각이 들 때요. 코드가 맞지 않으면 힘든 일이거든요. 한쪽에서 뭔가 던졌는데 다른 쪽이 가만히 있으면 이뤄질 수 없는 호흡이죠. 승원 왜 이런 거 있잖아요. 별로 친하지 않은데 감도가 비슷한 사람과 친하지 않은 것 같은데 친숙하게 느껴지는 사람들. 굉장히 깊은 관계인데 남들이 보기엔 그냥 그래 보이는. 나는 우리 둘이 후자인 것 같아요. 내가 딱히 뭔가 하지 않아도, 상대도 나에게 뭘 하지 않아도 가깝게 느껴지는 사이. 그런 느낌이 느닷없이 들 때가 있어요. 자주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지 않아도 친밀감이 느닷없이 느껴져요. 문득문득. 리트머스종이는 어떤 성분과 만나면 순식간에 변하잖아요. 우리 관계는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아니라 서서히 스며든 친밀감이죠.

공유하는 시간이 다양하면 추억할 시간도 더 많아지겠죠? 해진 죽굴도에서 만재도 얘기를 많이 했어요. 평소에는 뭐 자주 만나지도 않아요.(웃음) 가끔 잘 지내느냐고 문자메시지나 보내는 정도죠. 만재도, 스페인, 죽굴도에서 <삼시세끼>를 촬영했는데, 그 모든 시간이 추억이 돼요. 지나고 나면 아, 이렇게 저 사람하고 공유할 추억이 또 하나 만들어지는구나, 싶죠. 승원 가족 이외에 다른 누군가와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낼 일이 별로 없잖아요.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시기에 함께 보낸 시간이어서 보는 사람들에게도 휴식이 되었던 것 같아요. 승원 맞아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예전같은 일상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요즘은 우리 모두 가까운 사람과 같이 밥을 해 먹고 술 한잔하며 얘기 나누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보내고 있죠.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지만 문화 예술계도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죠. 당장 영화 개봉이 미뤄지고 공연은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실정이니까요. 해진 온라인으로 하는 시도가 작은 숨통이 될 수는 있겠지만 현장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어요. 지금 문제가 아닌 곳이 없지만 공연계는 특히 타격이 큰 것 같아요. 승원 갑자기 평범한 일상을 잃고 예전을 그리워하는 지금이 오히려 낯설죠.

이 한 해가 어떤 시간으로 기억될까요? 승원 엄청난 일이 일어난 해. 하지만 감쪽같이 사라져서 아, 지난해엔 그랬었지 하는 정도로만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요. 왜 그런 때 있잖아요. 분명히 어제까지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 갑자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 해진 저도 그렇게 얘기하고 싶었어요. 어? 감쪽같이 사라졌네! 그래, 2020년 6월까지가 참 힘들었어. 이렇게 기억하게 되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