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 마리끌레르 밀라노 스토리 코볼트 바이 쿤제이 레이첼 콕스
재킷 밀라노 스토리(Milano Story), 원피스 코볼트 바이 쿤제이(CoVAULT by kunjay), 롱부츠 레이첼 콕스(Rachel Cox).
고아라 마리끌레르 레이첼 콕스 디디에 두보
오버핏 재킷 (Munn), 팬츠 부리(Bourie), 톱 데일리 미러(Daily Mirror), 슈즈 레이첼 콕스(Rachel Cox), 이어링 디디에 두보(Didier Dubot).

그동안 형사물이나 사극 등 장르물에 출연해왔어요. 그래서인지 로맨틱 코미디 <도도솔솔라라솔>의 ‘구라라’가 새롭게 다가와요. 저 역시 촬영장이 새로워요.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기분도 들고요. 대리 만족을 하는 느낌이랄까요.(웃음) 로맨틱 코미디는 평소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라 언젠가는 꼭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오지영 작가님의 대본이 워낙 재미있어서 믿고 선택한 작품이기도 하죠. 목포와 파주 세트장을 오가며 열심히 촬영 중인데, 유달산과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목포의 풍경 또한 드라마의 볼거리 중 하나가 될 것 같아 기대돼요.

구라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떤 것에서부터 변화를 줬어요? 구라라는 피아니스트예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곡들이 상당히 어려워서 1년 전부터 선생님과 피아노 연습을 해왔죠. 앞머리를 자르고 사랑스러운 펌을 한 것도 큰 변화예요. 평소에는 잘 입지 않는 꽃무늬나 레이스 옷, 보석으로 치장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특정 캐릭터를 ‘고아라화’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면 뭔가요? 드라마 속 캐릭터가 되어 일기를 써요. 장면 뒤에 숨겨진 캐릭터의 가정환경이나 과거에 겪은 일들을 상상하며 쓰는데, 이번 구라라의 일기는 순조롭게 써지는 편이었어요. 가정환경이나 사건, 사고가 대본에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구라라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쉬웠고, 아마 시청자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고아라 마리끌레르 와이씨에이치

고아라 마리끌레르 와이씨에이치
셔츠 와이씨에이치(YCH).

극 중 구라라는 어떤 일이 닥쳐도 긍정 에너지를 유지하는 인물이에요. 실제 고아라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저 역시 걱정이 많은 타입은 아니에요. 힘든 일도 잘 잊어버리는 편이고, 어떤 일이 주어지면 일단 최선을 다해 해내는 데 집중하죠. 단순한 건 구라라와 비슷해요.

부유한 집안의 딸이던 구라라는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요. 그렇다면 고아라의 인생 2막이 펼쳐진 때는 언제라고 생각해요? 현재 회사에 소속되면서 존경하는 배우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어요. 가끔은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듣기도 하죠. 드라마 첫 방송을 보고 모니터를 해주시기도 해요. 더 과거로 간다면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던 순간이 또렷이 기억나요.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친구들과 작품 한 편을 올리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무대 세팅부터 조명과 분장, 촬영까지 모두 함께했죠. 배우가 스태프고, 스태프가 배우이던 시간이었어요. 그때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면서 협업하는 법에 대해 배웠어요. 그게 지금 배우 생활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열심히 연기에 임한 것 같은데, 학교생활을 하면서 연기를 대하는 태도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명확히 형성된 것 같아요. 데뷔 무렵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의 의미를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이루겠다는 의지도 더욱 단단해졌고요.

대학 시절이 그리운 때는 없어요? 학교생활이 더없이 즐거웠지만, 지금 역시 많은 스태프들과 협동하며 일하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학생 때는 시험까지 치러야 했죠. 솔직히 그걸 어떻게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어요.(웃음)

이번 드라마에서 대중이 어떤 점을 눈여겨봐주길 바라나요? <도도솔솔라라솔>은 유쾌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기분 좋은 드라마예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볼 수 있죠. 재미있게도 극에 아주 다양한 연령층의 배우가 등장해요. 20대인 이재욱 배우와 30대인 나, 40대인 (김)주헌 오빠와 10대인 신은수 배우, 이순재 선생님과 예지원 선배님까지, 로맨틱 코미디인데도 가족극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구라라가 키우는 강아지인 ‘미미’까지 있어서 촬영장에 웃음이 끊이지 않아요.

고아라 마리끌레르 로우클래식 컨버스
셋업 수트 로우클래식(Low Classic), 슈즈 컨버스(Converse).

벌써 2년 전 작품이지만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박차오름’과 울고 웃었던 때가 기억나요. 그만큼 인상 깊은 작품이었어요. 이틀 전에 문유석 작가님과 통화하면서 판사를 그만두고 글을 쓰는 작가가 되셨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때 촬영 팀과 워낙 친해서 아직도 단체 대화방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눠요. 그래서 저 역시 오래도록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특히 <미스 함무라비>처럼 사회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경험하면 세상을 대하는 태도나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혀 몰랐던 분야도 더 공부하게 되고 뉴스도 좀 더 관심 있게 바라보게 되죠. 작더라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게 되고요.

그동안 선택한 작품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요. 흑과 백처럼 뚜렷이 다르기도 하죠. 이게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나요? 그동안 못 해본 장르가 선택의 기준이 될 때가 있어요. 호기심이 많아서 늘 새로운 것에 관심이 가거든요. 어떤 것에 새롭게 도전하는 데 두려움이 전혀 없어요. 시간이나 나이에 따라 할 수 있는 역할이 달라지니까 앞으로 제 모습에 맞는 새로운 역할을 계속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로맨틱 코미디물에 도전했으니, 다음에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임수정 선배님이 연기한 ‘연정인’처럼 팜므 파탈이 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20대와 지금,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달라졌어요? 20대 초반에는 되도록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작품 중간중간 잘 쉬는 것도 배우가 가져야 할 중요한 시간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죠. 그 쉬는 시간에 무얼 하는지에 따라 다음 작품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가 비축되기도 하고 감정의 경험도 풍성해지니까요. 그래서 쉼 없이 달리기보다는 꾸준히 하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해요.

작품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무얼 해요? 지금은 못 가지만 작품이 없을 때는 대부분 여행을 떠나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정적인 여행보다는 여기저기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하죠. 어머니를 따라 추상화나 풍경화를 그리기도 하고 자연을 사진으로 기록하기도 해요. 피아노를 치거나 플루트를 연주하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죠.

취미가 아주 다양한 것 같아요. 그런데 모두 드라마 촬영이 끝나야 할 수 있을 텐데…. 드라마 촬영이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웃음) 드라마가 끝나면 올해가 다 갈 것 같아요. 그래서 즐겁게, 끝까지 아무 사고 없이 끝마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후에는 일단 잠을 많이 자고 싶어요. 강원도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에요. 소소한 취미들도 이어가고 싶고요. 또 다른 다음을 준비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