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도 겪고,
불안한 때도,
되게 즐거울 때도
보내면서 삶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시기가
청춘이 아닐까요?
드라마 <청춘블라썸> 촬영은 이미 마친 거죠? 강혜원 네, 마친 지 꽤 지났어요.
작품을 끝냈을 때 동료로 남는 사이가 있고, 친구가 되는 사이가 있잖아요. 두 분은 후자인 것 같아요. 강혜원 맞아요. 함께 촬영하는 신이 많아서 가까워질 거라 예상은 했는데, 이 정도로 친해질 줄은 몰랐어요. 돌이켜보면 첫 만남부터 신기하게 불편한 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윤현수 닮은 점이 많아요. 나이도 같고, 성격도 비슷해요. 강혜원 MBTI가 똑같아요. ESFP. 그 때문인지 웃음 포인트가 똑같아요. <청춘블라썸> 촬영할 때도 저희는 참을 수 없이 웃긴데, 다들 (왜 웃는지) 의아해한 적이많았어요. 윤현수 아까도 보셨죠? 둘만 신나서.(웃음)
그 정도면 연기 호흡에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 배우는 자신의 연기만큼이나 상대역과 호흡을 맞추는 데 신경 쓰기 마련인데요. 윤현수 분명히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은 필요했지만, 그게 걱정될 정도는 아니었어요. 혜원이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에선 늘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었거든요. 강혜원 친해져서 좋은점 중 하나가 어떤 의견이든 낼 수 있고, 가감 없이 피드백을 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같은 대사도 다른 방식으로 연기해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적어도 둘이 붙는 신에서는 시도해보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었죠. 그 점이 참 좋았어요.
<청춘블라썸> 속 ‘보미’(강혜원), ‘진영’(윤현수)과는 다른 모습이네요. 두 인물 모두 자신의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그 때문에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잖아요. 강혜원 캐스팅되었을 때 그 부분이 제일 걱정스러웠어요. 제가 보미와 성향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어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보미는 계속 다른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의아한 선택을 하잖아요. 저로선 굉장히 답답할 정도로 솔직하지 못하고요. 그래서 보미의 가치관이 무엇일지 찾아가며 사람 자체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아마 현수도 비슷했을 거예요. 진영이는 까칠하고 무뚝뚝하지만 은근히 배려하는 사람이라면, 현수는 대놓고 친근하고 다정하게 구는 사람이거든요. 윤현수 (웃음) 맞아. 그래서 눈에 띄지 않는 작은 행동이나 눈빛을 잘 포착하려고 했어요. ‘츤데레’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은근하게 배려하는 게 어떤 건지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나와 다른 인물이기에 보미와 진영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마주하기도 했을 거예요. 윤현수 매사에 제멋대로 구는 진영이가 이따금 당황할 때가 있어요. 자기 생각에서 벗어나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마주하면 순간적으로 놀라는 거죠. 당황스럽지만 예상치 못하게 다가온 이 감정이 싫지만은 않은, 이런 건 진영이를 연기하지 않았으면 경험하지 못했을 순간이라 생각해요. 강혜원 보미가 내색하지 않을 뿐 아주 많은 감정을 통과하거든요. 그 덕분에 저도 다양한 감정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마음에 없는 말을 하면서 느끼는 불편함, 진영이를 만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법을 배우며 느낀 해방감,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의 편안함 등이요.
열여덟 살로 다시 돌아가본 기분은 어땠어요? 윤현수 6년 전인데요. 강혜원 학교 다닐 때가 아니면 그렇게 많은 친구들과 북적북적 함께 있을 일이 없잖아요. 2학년 5반 친구들끼리 다 같이 모이는 신을 찍을 때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오랜만에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교실신 촬영은 매번 즐거웠어요. 윤현수 되게 행복했어요. 이런 촬영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나요? 강혜원 아니요. 윤현수 저도 지금이 더 좋아요. 강혜원 이 부분도 잘 맞네. 둘 다 후회 없고, 미래를 굳이 보고 싶어하지 않고, 지금이 좋다는 쪽이거든요.
<청춘블라썸>은 제목처럼 청춘이 만개하는 시기를 그린 이야기예요. 청춘이 만개하는 시기가 어떤 때라 생각하나요? 강혜원 지금까지 보낸 모든 시간이 청춘이 만개하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다 좋은 일만 있었다는 말은 아니고요. 힘든 일도 겪고, 불안한 때도, 되게 즐거울 때도 보내면서 삶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시기가 청춘이 아닐까요?
그 청춘의 시간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점이 있다면요? 윤현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봤을 때요. 그해에 가족 모두 힘든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응답하라 1988> 나오는 시간만 되면 다 같이 모여서 엄청 즐거워하면서 봤어요. 특히 동룡이가 나오는 장면을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셨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 배우처럼 되어서 가족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실제로 이동휘 배우가 다녔다는 연기 학원을 찾아가서 배우가 될 준비를 했어요. 강혜원 진짜로? 윤현수 응. ‘이동휘 연기 학원’ 검색하면 나와. 홍대 쪽에 있는. 강혜원 귀엽다. 하하. 저는 아이즈원으로 데뷔했을 때요. 스무 살 때였는데, 살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는 상황이 제게 생길 거라곤 생각해본 적 없었거든요. 신기하고 고맙고 놀라웠어요.
그럼 지금부터 펼쳐질 또 다른 청춘의 시간에 일어나길 바라는 일은 무엇인가요? 강혜원 큰 바람은 없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나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요. 윤현수 맞아, 소확행 중요하지. 저도 그래요. 오늘의 즐거움은 어떤 거였나요? 강혜원 진짜 친한 친구끼리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웃길 때가 있잖아요. 그게 오늘의 즐거움이었어요. 윤현수 혜원이가 진짜 웃겨요.(웃음) 그렇지 않아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윤현수 그게 아쉬워요. 이 웃음 포인트를 모두와 공유하고 싶은데 설명할 길이 없네요.
그런데 두 사람, 다른 점도 있어요? 거의 모든 대답에 ‘나도 그렇다’는 말이 꼭 따라오던데요. 강혜원 없는 것 같은데요. 아직은 못 찾았어요. 윤현수 얼굴 사이즈?(웃음)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두 배우 ’윤현수’와 ‘강혜원’의 더 많은 화보와 인터뷰는 <마리끌레르> 11월호와 마리끌레르 웹사이트(www.marieclairekorea.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