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사이에 두 장의 EP를 선보였어요. 제이비(JAY B)의 <Be Yourself> 와 데프(Def.)라는 이름으로 낸 <abandoned love.>였죠. 제이비와 데프의 음악이 지닌 분위기가 사뭇 달라요.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어요. 스스로 제 자아를 제이비와 데프로 나눠두었거든요. 제이비의 앨범은 듣는 사람을, 데프의 앨범은 저를 더 생각하며 만들어왔어요. 제이비의 음악에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은 반면, 데프의 음악을 작업할 때는 그저 제가 솔직하면 된다고 느껴요. 데프가 제이비로서 풀어내지 못한 것을 해소하는 창구거든요. 어떤 성과를 바라며 작업하지 않은, 제가 하고 싶어서 작업한 데프의 음악도 좋아해줘서 다행이다 싶어요.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나요? ‘어떻게 해야 잘 이야기할 수 있지?’ 하는 고민은 있어도, 겁을 내진 않아요. 대중에게 공개되는 작업이니 표현을 순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게 잘 못은 아니잖아요. 저마다 가진 다양한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봐요.
최근에 선보인 데프의 <abandoned love.>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어요? 올해 1월에 공개한 <LOVE.>와 연계되어 있는 앨범이에요. <LOVE.>는 사랑스러운 노래로 채웠고, <abandoned love.>에는 처절한 음악을 수록했죠. 사랑이 시작되면 상대에게 전부를 내어주려 하지만 헤어지는 과정과 이별 후에는 절망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이번 앨범에서 하고 싶었어요. 사람이 사랑으로 인해 얼마큼 망가질 수 있을지 생각하며 작업을 이어갔죠.
그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낼 때 무엇에 중점을 뒀나요? 감정에 집중했어요. 독특하게 들리더라도 감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창법으로 노래했고, 악기 소리는 최대한 간결하게 담았어요. 아웃트로에서 완전히 무너진 듯한 느낌이 들도록, 다른 사운드를 최대한 비워두며 보컬이 잘 들리게끔 하는 시도를 했고요. 특히 타이틀곡 ‘my abandoned love’가 예상보다 더 처절하게 완성된 것 같아서 수록곡 중 제일 마음이 가요.
데프의 전작에도, 이번 앨범에도 사랑에 관한 음악이 수록되어 있어요.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사랑은… 잘 모르겠어요. 믿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은 그래요.
왜요? 욕심 없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온전하지 않은 사랑에 속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쏟을수록 더 받고 싶어지고, 그러다 보면 큰 갈등이 생길 수도 있을 테고요.
최근에 사랑을 오롯이 준 경험이 있다면요? 데뷔 초반에 부모님과 일본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돌이켜보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제가 더 적극적으로 함께했으면 좋았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 일본에서 열린 제 월드투어 콘서트에 부모님이 오셨어요. 이번에 조금이라도 더 부모님과 같이 있으려고 했죠. 또 제가 생각을 머릿속에만 담아두지 않고 말로 직접 하는 편이라, 그때 아들로서 더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평소 가족한테는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편이에요.
갓세븐 멤버들에 대한 사랑도 남다를 거라고 짐작해요. 며칠 전 SNS를 통 해 영재, 뱀뱀, 유겸과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했죠. 어떤 시간을 보냈나요? 가볍게 술을 한잔하면서 갓세븐이 앞으로 밟아나가야 할 단계에 대한 건설적인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여러 상황을 고려하다 보면 결론을 내리는 데 시간이 걸려요.
멤버 모두 의견을 잘 내는 편인가요? 장난 아니죠.(웃음) 일곱 빛깔이어야 하는 무지개 같아요. 서로 의견이 워낙 다르다 보니 이제는 굳은살이 생겼어요. “그래,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 하면서 토론을 이어가죠. 멤버들이 제가 리더로서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문제가 생길 때면 주저 없이 말해줘서 고마워요. 다들 갓세븐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