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 2와 시즌 3를 촬영 중이라고 들었어요. 오랜만에 ‘현수’로 돌아온 현장은 어떤가요? 시즌 1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아주 익숙하기보다 새로운 지점이 있어요. 현수에 대해 한층 더 알아가고, 함께하는 배우들을 관찰하고 같이 호흡하면서 많이 배워가는 소중한 현장이에요. 이전 시즌보다 스케일이 커지면서 드는 기분 좋은 긴장감 덕분에 더 열심히 임하는 중이에요.
<스위트홈> 시즌 1 이후, 약 2년간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부터 <기상청 사람들>까지 여러 편의 출연 작품이 공개되었어요.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죠? 현장에 있으면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신 후 좋은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시잖아요. 피드백을 받으면서 알게 된 제 생경한 모습을 일기장에 기록하고 있어요. 어딘가에 적어두고, 제 것으로 만들어가려 애쓰는 거죠. 이 과정이 배우 송강의 세계를 더 넓혀주는 것 같아요.
배우는 새 작품을 만날 때마다 나와 다른 한 인물을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잖아요. 작품 안에 그 인물로서 오롯이 존재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저와 인물 사이의 간극을 삼인칭 시점으로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려 해요. 둘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하더라도,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의심하고 연구하고 상상하면서 누군가를 이해해가는 편이에요.
최근 한 영상 인터뷰에서 ‘왜?’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고 말한 게 떠올라요. 연기에 도움이 되는 성향인 것 같아요. 물론이죠. 제가 아닌 인물의 말투를 구사하고 감정을 느껴야 하니 항상 ‘왜?’ 하는 의문을 품어요. 저 자신과 치열하게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다 보면 인물에 대해, 그리고 저에 대해 자연스레 믿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또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잖아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감정인 데도 ‘왜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지?’ 싶을 때가 있어요. 만약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정적인 감정이라면, 생각의 흐름을 글로 찬찬히 정리해보면서 마음을 다스리거나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삶의 동력을 얻어요.
배우의 삶을 산 지 어느덧 6년 가까이 흘렀죠. 연기의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이라고 느끼나요? 어떤 장면은 찍고 나면 마음이 아주 가벼워지는데, 그때는 마냥 후련하고 기뻐요. ‘이게 맞을까?’ 하고 의심하는 고민의 과정은 지난하지만, 어느 순간 제가 작품 속 인물에 동화되는 때가 찾아오더라고요. 그렇게 연기가 가져다주는 희로애락 속에서 저와 다른 삶을 살아보고, 그 삶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얻는 것이 저한테는 아주 행복한 일이에요. 그게 저를 계속 배우로 살아가게 하는 것 같아요. 연기하고 있는 지금이 너무 좋아요.(웃음)
지금 송강의 시간을 하루에 비유한다면, 24시간 중 몇 시쯤일까요? 아침 8시예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든요.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고요. 그러니까 지금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시기예요.
부지런히 움직일 힘을 어디에서 얻나요?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 제 정신을 보다 또렷하게 해줘요. 매 순간 온 힘을 쏟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선의 삶이라 생각해요. 이 순간이 그냥 흘러가면 나중에 후회한다는 걸 알기에 언제나 열심히 해왔어요. 이 점은 제가 지나온 날을 돌이켜 봤을 때 스스로 칭찬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2023년에도 이어질 최선의 날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올해 소원으로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한 게 인상 깊었어요.(웃음) 만약 그 소원을 실제로 이룰 수 있다면, 어떤 능력을 제일 갖고 싶어요? 순간 이동이요. 그럼 조금 더 푹 자고 일어나 바로 현장에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