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마 촬영이 벌써 시작됐다고요?
<스터디그룹>이라는 작품이에요. 오랜만에 출연하는 학원물이라 요즘 거의 매일 교복 차림으로 지내요. 근데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추위와의 싸움이 일상이 되었네요.
스물아홉에 교복을 입으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시청자들이 제가 고등학생 역할을 맡는 걸 받아들이실지···. 그런데 막상 교복을 입고 안경을 쓰니까 생각보다 어려 보이더라고요. 촬영 팀에 20대 초반 배우들이 많은데, 그들과 함께 있어도 제가 유독 나이 들어 보이진 않아서 안도했어요. 스태프들의 응원 덕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올해 무척 바빴어요. <환혼: 빛과 그림자>와 <소용없어 거짓말> 드라마 두 편에 출연했고, 모두 성적이 좋았죠. 그리고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아시아 투어 공연도 했어요. 아직 일본 공연이 남았죠?
맞아요. 올해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해예요. 독립 후 2년째 되는 해인데, 작년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올해 원하던 일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어요. <환혼: 빛과 그림자>와 <소용없어 거짓말>을 통해 대중에게 배우 황민현을 알릴 수 있었고, 솔로 앨범 발매와 아시아 투어를 통해 해외 팬들도 만났어요. 바쁘지만 그만큼 성취도 큰 한 해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싶어요.
자립하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죠. 더군다나 팀 활동을 오래 했으니 외로움도 느낄 테고, 감정 소모도 있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룹 활동 때와 달리 혼자서 결정하는 순간이 많고, 그 결정에 따른 책임이 모두 저에게 있죠. 이런 상황이 홀로서기의 어려움인 것 같아요. 저는 팀에서 주도하기보다 수용하는 쪽이었어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생각으로 사는 편이어서 멤버들이 의견을 모으면 따랐거든요. 그런데 혼자 결정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부담이 많았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해보려고 해요.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요. 지금까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실행에 옮겨보며 부담감보다는 기대감과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작년에 독립하면서 세운 목표는 뭐였어요? 기반을 다지는 올해와 내년의 목표도 궁금해요.
작년에는 혼자 활동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솔로 아티스트, 연기자, 뮤지컬 배우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탐색하는 과정이었죠. 올해는 연기하는 재미를 발견하고, 제가 출연한 작품이 TV에서 방영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 뿌듯했어요. 그래서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팬분들을 위해 가수 활동도 계속하고 싶어요. 올해 앨범도 내고 투어도 했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더 발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는 황민현을 솔로 아티스트이자 배우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하는 게 목표예요.
한 분야를 깊이 경험하면 그 일에 대한 시각이 달라져요. 연기와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몇 편의 드라마를 마쳤으니 연기에 대한 본인만의 가치관이 생겼을 것 같아요. 음악도 마찬가지고요. 연기와 음악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나요?
네, 맞아요. 처음에는 일단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드라마 <라이브온>에 캐스팅되어 연기를 시작했고, 당시에는 대사를 잘 전달하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죠. 하지만 <환혼: 빛과 그림자>와 <소용없어 거짓말>을 하면서 배우는 과정이 많았어요. 작품에서 제가 맡은 인물 그 자체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연기 공부를 많이 하고,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죠. 제가 워낙 상상하는 걸 좋아해서 캐릭터의 전사를 그리고 탐구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커지고 있습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요?
솔로 아티스트로서 눈에 띄는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지만, 요즘 음악 시장이 솔로 아티스트에게 쉽지 않은 환경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욕심내기보다는 건강하게 오래 노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 발성 연습도 여전히 하고 있고, 팬들도 제 노래를 좋아해주시니까 앞으로는 제 음악이 팬들에게 선물 같은 존재가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