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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공개될 <LTNS(Long Time No Sex)>가 지난가을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부문에 초청되며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관객들의 감상평이 뜨겁더라고요. ‘엄청 맵다’는 평이 지배적이고요. 그래서 오늘 화보도 매운맛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재홍 맞아요. 강렬한 느낌. 매워요. 작품과 잘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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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어떤 기억이 남아 있나요?
재홍 시리즈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간 건 처음이었어요. 6부작 중 1, 2회만 묶어 상영했는데 반응이 좋으니까 ‘아, 뒤에 스릴 넘치는 장면들이 더 남아 있는데 더 보여드리고 싶다’ 하는 마음에 아쉽더라고요. 부국제에서 가장 큰 극장에서 상영했는데 빠른 속도로 매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GV에서도 반응이 뜨거워서 행복했어요. 5년 전 전고운 감독님, 이솜 배우와 같은 극장에서 <소공녀>를 상영했었거든요. 이 분들과 다시 같은 조합으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영광스러웠고요.
솜 <소공녀>로 처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걸었거든요. 5년 전에는 신인이어서 긴장을 많이 한 탓에 마음껏 누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좀 즐겨보자 했죠.(웃음) 무대 위에서 여유롭게 손도 흔들어보고 관객들과 눈도 마주치고, 카메라도 보면서 즐기다 내려왔어요. 스케줄이 많았지만 전고운·임대형 감독님 재홍 오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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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마리끌레르아시아스타어워즈’에도 두 사람이 함께 참석했었죠. 당시 안재홍 배우가 <마스크걸> ‘주오남’ 역할로 ‘비욘드 시네마’ 부문 상을 수상했는데, 우리가 재홍 배우 모르게 시상자를 솜 배우로 섭외했었잖아요. 그렇게 그날 두 분이 귀엽게 포토월에 선 사진이 제 최애 사진이에요. 이솜 배우가 안재홍 배우 얼굴에 꽃받침을 해주는.
재홍 저도 그 사진 되게 좋아해요. 그리고 시상 부문이 꽤 있어서 몰랐는데 솜 배우가 저에게 상을 줘서 고마웠어요. 근데 몰랐어요. 솜 배우가 시상자로 함께 가는 건 알았는데 저한테 시상을 할 줄은 몰랐거든요. 솜 제가 오빠에게 상을 드리고 싶다. 시상식에 참석하게 된다면 그 역할로 가고 싶다고 말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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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LTNS>시놉시스를 보면 ‘삶에 치여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 협박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이미 망가졌던 그들의 관계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라고 적혀 있죠. 과거 영화 <소공녀>의 ‘미소’와 ‘한솔’을 좋아하는 팬들은 ‘미소’와 ‘한솔’이 무탈하게 연애와 결혼을 해 <LTNS>의 ‘우진’과 ‘사무엘’이 된 것 아니냐는 세계관을 이야기하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솜 부산에서 보신 분들은 세계관을 연결시켜서 이야기를 만드시더라고요. 그 부분도 재밌고, 어디까지 가나 궁금하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관객분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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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 진행한 디지털 콘텐츠에서는 미소와 한솔에서 벗어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어요.
재홍 이솜 배우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우리가 지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봤으니까 서로 잘 알고 있다는 걸 경계하려 했어요. 완전히 결이 다른 작품이기도 하고요. 보통 작품을 하게 되면 처음에 서로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저희는 오히려 반대로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계하고 긴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하면서 오히려 더 새롭고 신선했어요.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간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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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이번 작품으로 제 소중한 세계관이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고.(웃음)
재홍 저희끼리는 농담으로 5년, 10년쯤 뒤에 한 편 더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했어요. 3부작이 조화롭잖아요. 완결된 것 같고.(웃음) ‘배트맨’도 ‘비포’ 시리즈도 3부작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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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솜 배우는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전고운 감독의 리뷰 요청으로 읽게 되었다고요. 두 분은 당시 이야기의 어떤 점에 가장 끌렸나요?
솜 사실 궁금했어요. 전고운 감독님이 영화 <소공녀> 이후 옴니버스 시리즈로 단편 작업을 한 것 외에는 여타 작업이 없었으니까. 그동안 열심히 글을 쓰셔서 늘 궁금했는데 리뷰를 해달라며 시나리오를 보내주셨어요. 그날이 엄청 피곤한 날이었는데도 너무 재미있어서 막 소리 내며 웃으며 읽었어요. 굉장히 독특했고요. 바로 “감독님, 이거 당장 빨리 해야 돼. 지금 나와야 될 것 같아”라고만 피드백을 했는데 저랑 할 줄은 몰랐죠. 감독님도 몰랐고.
재홍 ‘정말 독특하다’. 어느 작품과도 닮은 구석이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상당히 깊이 있게 다가가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귀하게 느껴졌고요. 임대형 감독님, 전고운 감독님이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했는데 두 사람의 시너지가 느껴졌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이미 굉장히 뜨겁고 치열한 이야기라는 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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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게 맵다’라는 리뷰도 있더라고요. 두 분도 같은 느낌을 받았나요?
재홍 네. 아마 그 리뷰를 써주신 관객분께서도 제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받은 인상을 비슷하게 느끼신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뜨겁고, 집요하게 파고든 작품이 굉장히 오랜만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요. 뉘앙스에 따라 훨씬 더 매워질 수 있고 조금 매콤해질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을 조절 하면서 다가가려고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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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알고 지냈고 여러 작품을 함께했지만 배우로서 알게 된 의외의 모습, 새롭게 보게 된 모습도 있나요?
재홍 제가 솜 배우를 안다고 해봤자 제가 본 건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안다고 생각한 것보다 이솜 배우가 훨씬 더 동물적인 연기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장면에 대해 반응할 때 순간적으로 굉장히 동물적인 리액션이 나와요. 같이 연기하면서 많이 놀랐어요.
솜 제가 인지하고 있던 것보다 더, 훨씬 섬세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무엘도 섬세한 인물인데 오빠가 그보다 더 섬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살아 있는 느낌을 좋아하고, 그걸 위해서 세밀하게 연기한다는 느낌을 크게 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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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인간적인 면에서는 서로의 어떤 점을 좋아하나요?
솜 우리가 작품으로 만났을 때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처음 봤을 때부터 이 사람이 좋았어요. 사람도 좋고, 배우로서도 워낙 좋아했거든요. 한데 인간적인 부분에서는 늘 조심스러워요. 제가 정말 애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수록 더 조심스럽게 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파고들고 싶지도, 그 영역을 침범하고 싶지도 않고 오빠를 그대로 존중하고 싶어요. 저희가 성향이 비슷하거든요. MBTI가 같아요.(웃음) 이번 <LTNS>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의지를 많이 했어요. 정말 힘이 되는 오빠, 진짜 오빠 같은 느낌.
재홍 저는 이솜이라는 사람을 보면 너무 웃겨요. 재미있어요. 코드가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어제 포스터 촬영 때문에 <LTNS> 쫑파티 이후에 꽤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 오랜만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익숙하고 반갑더라고요. 왜 친하게 지내다가도 오랜만에 만나면 어색한 순간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게 전혀 없이 엊그제 본 것처럼 자연스러워요. 그런데 그건 아마 인간적으로도 잘 맞아서 그런 것 같아요. 연락을 자주 안 해도 한 번 문자 하면 반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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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추측해보면 관계가 소원한 부부가 끝내 회복하는 이야기일까요? 관계의 성장담은 늘 아름답잖아요.
재홍 스포일러 때문은 아니지만 그걸 모르고 봐야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이 두 사람이 어떻게 될까, 어떤 곳으로 향해 갈까를 모르고 봐야 이야기가 더 위태롭게 흐를 수 있을 것 같고, 응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그 점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한 가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그야말로 파국으로 치닫는, 어떤 쪽으로든 끝까지 가는 이야기라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솜 분명한 건 성장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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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도 작품에 참여하면서 관계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거나 발전하기도 했나요?
재홍 결혼이라는 경험해보지 않은, 아직 미혼인 배우들이기 때문에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였어요. 촬영을 하면서도 기혼자인 전고운 감독님이 ‘부부라면 그럴 수 있어’ 하며 디렉팅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럼 ‘그럴 수 있구나’ 하며 그걸 이해하고 찾아가는 과정이었거든요. 몰랐던 세상을 체험해보는 듯한 작업이었어요. 동시에 사람과 관계에 대해 더 깊게, 신중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고요.
솜 저 역시 알던 감정도 있고 상상하면서 연기한 감정도 있어요. 감독님께 농담으로 ‘이 작품은 내 과거의 남자들과 미래의 남자들에게 바치는 헌정작이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웃음)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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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촬영하며 가장 많이 웃은 순간은 언제예요?
솜 우리 되게 많은데….
재홍 있는데 말을 못 하겠어요.(웃음)
솜 얘기해봐요. 어서.
재홍 그러니까… 아무래도 부부 역할을 연기하다 보니 편하게 스킨십을 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럴 때 민망한 순간들이 있죠.(웃음)
솜 서로 민망해하고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웃었던 것 같아요. 서로 너무 열심히 하는 걸 볼 때 ‘저렇게까지 열심히 한다고?’ 하며 많이 놀리면서 웃었어요. 그리고 오빠가 많이 힘들어 보일 때 앞에서 장난을 많이 쳤던 것 같아요. 오빠도 그렇고요. 내가 힘들어 보이면 일부러 웃기려고 장난쳐주고. 그렇죠?
재홍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흐하하.
솜 진짜 얘기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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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생각하는 하이라이트 회차는 언제인가요?
솜 저는 분명합니다. 6회예요. 6회가 가장 좋았어요. 대본도 그렇고요.
재홍 힘이 어마어마한 작품이라 한 편만 봐서는 그 응축된 힘을 느끼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LTNS>를 사자성어로 설명한다면 점입가경이란 말을 꼭 쓰고 싶어요. ‘이렇게까지 간다고? 그래서 이렇게 간다고?’ 하는 부분이 있어요. 캐릭터를 따라가는 데 계속 예상이 빗나가요. 그렇게 쭉쭉 달려가는 전개가 재밌어요. 그래서 이 작품이 시리즈로서의 가치가 더 뛰어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6회까지 아주 치밀하게 짜여진 설계도 같은 느낌이 있어서요. 6부작을 정주행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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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한시에 다 봐야 하나요? 끊어 보면 안 될까요?(웃음)
솜 끊어 보세요!(웃음)
재홍 1~3화 보시고 조금 쉬고, 4~6화 보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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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겠습니다. 저처럼 2018년부터 미소와 한솔에게 몇 년째 빠져 있는 관객에게 새롭게 다시 영업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재홍 <소공녀>의 아주 애틋했던 커플이 몇 년의 시간 후에 정말 끝까지 가는 작품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정말… 정말… 독보적인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솜 배우와 <소공녀> 이후에 아주 치열하게 연기한 작품이에요.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
솜 저희의 세계관을 만들어가시는 관객분들이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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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거죠? 신작 관련 인터뷰를 많이 하지만 이렇게 배우가 강한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잖아요. 대부분 조심스러운데 어찌하여 두 분은 이토록.(웃음)
솜 진짜 기대하셔도 돼요.
재홍 진.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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