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반기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지난 15일 최종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5일, MBC 금토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습니다. 일명 ‘이친자’라 불리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놀랍게도 신인 작가와 신인 연출가의 합작인데요. 2021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 당선된 한아영 작가의 작품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을 공동 연출한 송연화 PD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국내 최고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스릴러 드라마죠.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섬세한 연출에 더해,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역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습니다. 주인공이자 베테랑 프로파일러 ‘장태수’ 역의 배우 한석규가 중심이 되어 극을 이끌고, 그의 하나뿐인 딸이자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인 ‘장하빈’ 역에는 떠오르는 신예 배우 채원빈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죠. 장태수가 이끄는 범죄행동분석팀의 두 신입 팀원인 ‘이어진’과 ‘구대홍’ 역으로는 배우 한예리와 노재원이 호흡을 맞춰 상반된 캐릭터성으로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선보였습니다.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택한 배우 한예리는 극중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무장한 이어진 경장 역을 맡아 극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이어진은 언제나 감정보다는 사실, 사람보다는 사건을 우선하는 인물로, 부녀가 숨기고 있는 진실을 집요하게 파헤치며 사건 전개에 더욱 팽팽한 긴장감을 더해줍니다. 특히 8화에 이르러 평소 자신이 롤모델로 삼으며 존경하던 장태수가 계속해서 수사에 혼선을 불러오자, 그에게 의심을 품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대목에서는 인간적 애정과 직업적 신념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어진의 복잡한 심경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죠.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진행된 마리끌레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예리 배우는 이어진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늘 ‘어진의 최선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고 답했습니다. 극 중 어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특정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고민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하는데요. “어진은 여러모로 나와 상반된 면이 많은 인물이다. 자기 생각과 주장을 또렷하게 이야기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는 주위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뜻을 굽히지 않더라.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멋진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어진이라는 인물에게서 자신과는 다른 면면을 발견했고, 바로 그 점에 매료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신뢰라는 지지기반이 사라질 때 겪게 되는 고난과 회복의 과정을 그린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매회 첨예하게 쌓아 올린 인물들의 감정선, 영화 속 미장센을 연상케 하는 섬세한 장면 연출 등으로 종영 이후에도 긴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습니다. 한예리 배우에게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묻자, 그는 “너무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올해를 풍족하게, 또 따뜻하게 만들어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모든 제작진 분들과 한석규 선배님, 동료 배우들, 송연화 감독님과 한아영 작가님께 감사드린다”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