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거나 멈추지 않고, 나만의 고유하고도 우직한 태도로.
배우 차우민이 스스로 다다른 오늘.

차우민 ChaWoomin 최애의사원 나를충전해줘 부산국제영화제 부국제 BIFF 마리끌레르 MarieClaireKorea

아이돌 출신 배우 겸 패션 디렉터(<최애의 사원>), 기업의 후계자(<스터디그룹>), 인기를 모으는 고등학생(<고백의 역사>). 배우 차우민은 그동안 작품의 형태와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얼굴을 표현해왔다. 2021년 데뷔작인 드라마 <플로리다 반점>부터 주연을 맡으며 일찍이 주목받은 그는 2 편의 영화, 10여 편의 드라마를 거쳐 오는 10월 넷플릭스 드라마 <나를 충전해줘>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더 많은 차기작을 눈앞에 두고, 고유하면서도 우직한 태도로 나아가는 그를 만나 연기와 예술 안팎의 이야기를 나눴다.

차우민 ChaWoomin 최애의사원 나를충전해줘 부산국제영화제 부국제 BIFF 마리끌레르 MarieClaireKorea
자수 재킷, 슬리브리스 톱, 자수 데님 팬츠, 벨트 모두 AMIRI,
타비 부츠 Maison Margiela, 링 Chrome Hearts, 네크리스 Fope.
차우민 ChaWoomin 최애의사원 나를충전해줘 부산국제영화제 부국제 BIFF 마리끌레르 MarieClaireKorea
톱 Dries Van Noten, 벨벳 쇼츠 EENK,
스웨이드 스니커즈 Dior, 네크리스 Chrome Hearts.

가을이 부쩍 다가왔어요. 오랫동안 망원동에 살고 있다던데, 이맘때 그 동네는 어떤가요?

한강과 가깝다 보니 계절의 변화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어제도 한강공원에 다녀왔어요. 새벽 1시쯤이었는데도 사람이 꽤 많고, 다들 날씨를 즐기고 있더라고요. 마침 이어폰이 있어서 날씨와 통하는 노래를 듣다 왔어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최애의 사원>에 함께하면서 한동안 K-팝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예전에 좋아하던 음악을 다시 듣고 있어요. 쳇 베이커를 비롯한 쿨 재즈 음악이요.

작품과 캐릭터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듣는다고요. 요즘은 어떤 곡들로 이뤄져 있는지 궁금해요.

키린지(Kirinji)의 ‘Aliens’와 ‘愛の Coda(사랑의 Coda)’를 자주 들어요. 각각 여름과 늦가을 느낌이 드는 곡인데, 아직 공개할 수 없는 차기작에서 맡은 캐릭터와도 잘 어울리거든요. 감독님에게도 “이 캐릭터의 음악으로 이런 곡들은 어떨까요?”라며 보내드렸는데, 작품의 삽입곡 중 하나로 채택됐어요.

영화와 음악이 매체의 경계를 넘어 똑 닮은 감상을 안기는 순간이 있죠. 그게 제가 영화, 책, 음악, 시, 미술 등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이유예요. 어떤 매체든 특별한 감상이 전해진다면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며칠 전 한강에 갔을 때도 여러 생각이 교차해서 이것저것 메모를 했어요. 좋아하는 시인들의 글을 보면 함축적인 단어들로 문장을 만들더라고요. 저도 그런 수준에 닿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에요.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나요?

당장은 쓰는 데만 의미를 두고 있어요. 세상에 선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회고록을 써보고 싶어요. 지금처럼 메모하다 보면 수십 년 뒤에는 문장이 잔뜩 쌓일 텐데, 그걸 책으로 엮는 거죠. 그 마음으로 메모장 제목을 ‘회고록’이라 지었어요.

<최애의 사원> 촬영 당시에는 어떤 메모를 했어요?

(스마트폰 메모 앱을 보여주며) 촬영 중반에 쓴 건데요. “인생 그 위에서 춤추고 (아픔과 슬픔을) 대면함으로써 위로를 줄 수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라고 적었네요. ‘이찬’은 아이돌이다 보니 잘생겨 보여야 했는데, 그런 면을 표현하는 데 고민이 컸거든요. <최애의 사원>이 첫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라 걱정이 많기도 했고, 이 캐릭터를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던 거죠. 캐릭터의 특성도 중요하지만, 사람 이찬을 잘 표현해 공감대를 이 끌어내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오는 10월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나를 충전해줘>가 공개되죠. 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백호랑’(김영광)과 전기 능력을 가진 ‘나보배’(채수빈)의 로맨스라고 들었어요. 이 작품에서 연기한 ‘지은호’는 어떤 인물인가요?

드라마 작가 나보배의 자칭 1호 팬이자, 성공은 더디지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호감형 신인 배우예요.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보다 저와 공통점이 많은 인물이라 흥미로웠어요. 매사에 조심스럽지만, 한 가지에 몰두하면 끝까지 직진하는 성격이 특히 그래요.

올해 공개될 차기작으로 <스터디그룹 시즌 2>도 있죠. 두 번째 시즌을 이어 가는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부담이 덜할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시즌 1 촬영할 때 한 메모를 펼쳐 놓고 한참 들여다봤어요. 시즌 1과 시즌 2 촬영 사이에 제가 맡은 ‘피한울’이 좀 낯설어졌더라고요. ‘더 재밌겠는데?’ 싶었어요.

어떤 점이 특히 재미있을 것 같았나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일도 어렵지만, 이미 연기한 캐릭터를 다시 발전시키는 일도 만만치 않게 어렵더라고요. 시즌 1 촬영 당시 피한울을 표현할 핵심 단어로 메모한 게 ‘침묵’이었는데, 시즌 2에서는 완전히 다른 단어를 찾아야 했어요. 이번 단어는 ‘설득’이에요. 이전 시즌의 메인 빌런이 재등장하는 만큼, 시청자를 다시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어요.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2021년 드라마 <플로리다 반점>의 주인공 ‘서해원’으로 데뷔했어요. 데뷔작부터 주연을 꿰찼고, 이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죠. 앞으로 닮고 싶은 롤 모델이 있나요?

히스 레저를 닮고 싶어요. 다큐멘터리 <아이 엠 히스 레저>에서 그가 배우로서 지닌 놀라운 면면을 볼 수 있는데, 연기에 대한 열정부터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까지 근사하더라고요. 그리고 롤 모델이 꼭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면,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스파이크 스피겔’도 떠올라요. 그의 서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면을 닮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어머니가 시네필이셔서 자연스럽게 영화 곁에서 살았다고요. 어머니와 함께 본 영화 중 무엇이 기억에 남나요?

<기쿠지로의 여름>. 여름의 좋은 면을 떠올리는 기준이 될 만큼 인상적이었어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전하는 따뜻한 감상도 어머니와 함께한 추억이 됐고요.

부모님에게 처음 배우가 되겠다고 선언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친구들과 PC방에 있다가 문득 ‘모델학과’를 검색해봤어요. 연관 검색어로 ‘모델연기학과’가 뜨더라고요. 파도 타듯 찾다 보니 당시 살던 부산에도 연기 학원이 있다는 걸 알았고, 영화를 좋아하던 제 가슴 한편에 연기자라는 꿈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그 순간 물꼬가 트 여 엄마한테 “연기 학원에 다녀보고 싶어요”라고 당차게 얘기했죠. 아버지는 완강히 반대하셨는데, 결국 저를 믿어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왔어요. 이젠 저보다 제 소식을 더 자주 찾아 보실 만큼 좋아하시죠.

다독가로도 알려져 있어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와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 등 지적 울림이 큰 도서들을 읽어왔다고요. 책 속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은 생각을 한 적도 있나요?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으며 어떤 배우가 이 인물들을 연기하면 좋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나르치스’는 티모시 샬라메, ‘골드문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상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내가 연기한다면 둘 중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골드문트를 표현해보고 싶어요. 삶을 대하는 태도 나 예술가로서의 면면이 매력적이라고 느꼈거든요.

2026년의 남은 시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최근 몇 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와서 그런지 산세 좋은 곳에 가서 걱정 없이 캠핑을 며칠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앞으로 몇 년은 쉬기보다는 더 열심히 해보려고요. 감사한 마음이 더 크거든요. 잘 나아가고 싶어요.

차우민 ChaWoomin 최애의사원 나를충전해줘 부산국제영화제 부국제 BIFF 마리끌레르 MarieClaireKorea
차우민 ChaWoomin 최애의사원 나를충전해줘 부산국제영화제 부국제 BIFF 마리끌레르 MarieClaireKorea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차우민 ChaWoomin 최애의사원 나를충전해줘 부산국제영화제 부국제 BIFF 마리끌레르 MarieClaireKorea
로퍼 Diesel, 안경 Saint Laurent,
스트라이프 셔츠, 코듀로이 팬츠, 체크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