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도마 김도마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 보건교사 안은영 OST 휘파람

도마 정규 1집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는 밴드 도마의 정규1집이다. 김도마와 거누 2인으로 이루어진 이 밴드에서 거누는 퍼커션과 연주를, 김도마는 모든 곡을 만들고 불렀다. 시작부터 경쾌한 리듬으로 ‘이게 사랑인지’를 질문하며 우리를 산뜻한 여름의 초입으로 데려가는 김도마는 갓 사랑에 빠져 ‘너무 좋아’ 말곤 표현할 길 없는 마음을 간신히 노래로 대신하는 듯한 여름밤으로 이동한다. 이어지는 트랙에서는 사랑하는 이와 ‘초록빛 바다’로 떠나는 상상. 그러나 블루지하게 비틀어진 음들은 김도마의 곡들이 전형적으로 흘러가도록 두지 않는다.

매미가 우는 맑은 여름 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픈 자유로움을 담아 김도마는 슬픔을 노래한다. 의인화된 슬픔을 독특하게 표현한 ‘소녀와 화분’에 이어 ‘봄비를 맞는 것도 두려워했던’ 우리를 목격한 고래, ‘문장 사이에서 뛰노는’ 조랑말, ‘토실토실한 엉덩이로’ 추위를 이겨내는 황제 펭귄 등 상상력이 돋보이는 가사와 예측 불가능한 기타 선율은 고유의 음악세계를 구축해낸 김도마의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편안한 창법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사랑을 노래하며 시작하는 이 앨범은 끝으로 갈수록 무거운 존재감과 쓸쓸함을 드러낸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와 전화가 쉼 없이 오가는 일상의 한 가운데 우리는 사랑을 하고 혼자 섬으로 가는 꿈을 꾼다. 김도마는 올 봄 아름다운 섬으로 이르게 떠났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녀의 목소리로 사랑과 슬픔을 들을 수 있다.

 

밴드 도마 김도마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 보건교사 안은영 OST 휘파람

소녀와 화분

‘그 때 한 소녀가 내게 친절히 다가와
슬픔을 집에 가두지 말고 풀자고 했다.’ 

나갔다가도 언제든 다시 돌아오는 슬픔이지만
고여서 곰팡이가 생기기 전에 자꾸 밖으로 바람을 쏘이자.

 

황제 펭귄이 겨울을 나는 법 

‘우리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로 이겨낼 수 있어’ 

서로 껴안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 마을에 가야만 알겠니?

이런 사랑 고백이라면
누구라도 받아줄 수 있는 위험한 노래.

토실토실한 엉덩이로
이겨내지 못하는 건 없다는 교훈도 함께.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

‘날아오를 듯이 가볍다가
고갤 떨구면 가장 낮은 곳으로’ 

나도 알 수 없는 기분의 장난.
누군가가 같은 마음으로 쓴 노래를 듣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