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 국내 갤러리들은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기획전을 선보이죠.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새로움을 발견하는 일본 작가 타나카 타츠야부터 배우 배두나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필립 파레노, 국제 미술계의 떠오르는 작가로 주목받는 댄 리까지.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외국 작가들의 첫 국내 개인전을 소개합니다.

리움 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

리움 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개인전 〈보이스〉를 개최합니다. 필립 파레노의 주요 작품 및 신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30여 년에 걸친 그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전시장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전시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미술관의 야외 데크, 로비, M2, 블랙박스와 그라운드갤러리 전관에 작품을 배치해 마치 미술관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죠. 야마하 피아노의 소리가 울리는 전시장 곳곳에 녹는 얼음 조각과 부유하는 금붕어 오브제와 얼음 조각, 크리스마스 트리 등으로 SF영화와 같은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특히 작품 〈∂A〉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됐는데요. 〈∂A〉는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가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로 탄생하고, 언어학자가 발명한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며 발화의 주체로 성장하죠. 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또 다른 신작 〈막(膜)〉은 색다른 인지력을 가진 인공두뇌로 기온, 습도, 소음, 대기오염 등 외부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미술관 내부로 전달하는데요. 사운드로 전환된 데이터는 미술관 내부의 〈∂A〉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청각적 풍경을 연출합니다.

기간 | 2024년 2월 28일(수) – 7월 7일(일)
시간 | 10:00 – 18:00(매주 월요일 휴무)
장소 | 리움미술관(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MPX갤러리
타나카타츠야 개인전 〈MINIATURE LIFE · MITATE MIND〉

어떤 사물이든 관점을 조금 바꾸면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본 기반의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 타츠야의 새로운 시리즈가 세계 최초로 MPX갤러리에서 공개됩니다. 타나카 타츠야는 일본 고유의 미학적 개념 ‘미타테’를 주제로 하는 작가인데요. 그는 2011년, 일상의 물건들을 이용해 미니어처 아트를 구축하는 ‘MINIATURE CALENDER’를 시작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작품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발표하고 있죠.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다시 바라보는 마음을 의미하는 ‘미타테 마인드’를 깊이 있게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52점의 오리지널 미니어처와 사진, 영상 대형 오브제 등을 함께 선보입니다. 또한 작가가 직접 작성한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까지 모두 만날 수 있죠. 타나카타츠야의 세계관을 총망라하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작품 철학인 ‘미타테 마인드’를 경험해 보세요. 

기간 | 2024년 3월 2일(토) – 6월 10일(월)
시간 | 11:00 – 21:00
장소 | MPX갤러리(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3 L3층)

아트선재센터
댄 리 개인전 〈상실의 서른 여섯 달〉

아트선재센터가 베를린 기반 예술가 댄 리의 한국 첫 개인전 〈상실의 서른 여섯 달〉을 선보입니다. 2024년은 작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3주기가 되는 해인데요. 댄 리는 삼베, 면포, 짚풀, 옹기 등을 재료로 한국의 장례 문화인 ‘삼년상’을 재해석했죠.

트랜스-논바이너리 예술가 댄 리에게 부패와 발효는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이분법을 넘어 전환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주제인데요. 작가는 전시된 작품을 두고 “이 순간에만 존재하는, 다시 만들어질 수 없는 유일한 작업”이라 했죠. 노란 천으로 둘러싸인 전시장에는 국화와 삼베, 새싹과 버섯 종자가 자라나는 흙더미, 면포로 만든 행잉 구조물, 쌀과 누룩이 발효되는 옹기 등 댄 리가 조성한 생태 시스템이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중정에 위치한 한옥에서는 부정을 막기 위해 걸어 두는 금줄에서 영감을 받은 또 다른 생태 시스템이 펼쳐집니다. 댄 리의 새로운 생태 시스템은 새끼줄, 국화 그리고 옹기를 사용해 탄생했는데요. 이 작품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며 삶과 죽음의 사이클 안에 놓입니다. 〈상실의 서른 여섯 달〉 전시는 2월 16일부터 3월 7일까지 약 3주간 무료로 개방하니 참고하세요!

기간 | 2024년 2월 16일(금) – 5월 12일(일)
시간 | 12:00 – 7:00
장소 | 아트선재센터(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