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4년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이 기대되는 그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평등’입니다.

올림픽 = 패럴림픽

ⓒ Paris 2024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동일한 엠블럼을 사용합니다. 파리 2024 전까지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다른 디자인의 엠블럼을 사용해 왔습니다. 2020년에 열린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도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엠블럼은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았죠. 이렇게 동일한 엠블럼을 사용하는 것은 패럴림픽이 처음 시행된 1960년 제9회 국제 스토크 맨더빌 대회(The ninth International Stoke Mandeville Games)로부터 약 64년 만에 이루어 낸 변화입니다.

파리 2024에서 사상 최초로 동일한 엠블럼을 사용한 것은 평등을 향한 의미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의 엠블럼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인물 마리안느(Marianne)와 올림픽의 횃불, 그리고 메달이 합쳐져 탄생했는데요.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동일한 엠블럼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게임은 마치 동전의 양면을 이루기 때문에 사상 최초로 동일한 엠블럼을 사용할 것이며, 이것은 두 대회가 같은 비전과 뜻을 추구한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And because the Olympic and Paralympic Games form two sides of the same coin, in 2024 they will share the same emblem for the first time ever, symbolising the pursuit of the same vision and the same ambition for both events.)

Paris 2024 공식 웹사이트

이처럼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참여하는 구성원이 다를 뿐 그 비전과 열정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두 대회는 동등하기에, 동일한 엠블럼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마스코트가 전하는 메시지

ⓒ Paris 2024

파리 2024의 마스코트는 ‘프리주(Phryge)’라는 부족의 일원인 ‘올림픽 프리주’와 ’패럴림픽 프리주’입니다. 이 마스코트의 모티브가 된 프리기아 모자는 자유, 혁명, 프랑스 공화국을 상징하는데요. 이 마스코트들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장애의 표출입니다. ‘패럴림픽 프리주’를 보면 경주용 의족을 하고 있는데요. 1980년 네덜란드 아른험 패럴림픽에서 최초로 패럴림픽 마스코트가 등장한 이래로 장애를 가시적으로 표현한 마스코트는 한 차례를 제외하고 없었습니다. 파리 2024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장애를 가진 마스코트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혼자라면 더 빨리 가지만, 함께라면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Alone we go faster, but together we go further). 이번 마스코트가 전하고자 하는 모토입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각자의 개성을 가진 두 마스코트는 서로 보완하고 균형을 이루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혼자라면 이룰 수 없는 일을 두 프리주가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내죠.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통합을 증진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포괄성(Inclusiveness)’이 필요합니다. 이는 파리 2024의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바로 스포츠를 통해 사회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모두가 같은 권리, 접근성 그리고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평등’을 위한 프랑스 내에서의 변화

ⓒ Paris 2024

누구나, 차별 없이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프랑스 내에서는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접근성을 위한 노력입니다. 파리시는 파리 2024 동안 접근성을 높이는 여러 교통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먼저, 경기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휠체어 사용자를 위하여 주요 기차역에서 경기장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택시를 1,000대까지 늘리겠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버스 정류장 및 역의 시설을 개선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출처: https://www.paris.fr/

또한, ‘파리’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리시는 올림픽·패럴림픽에 앞서 파리 내의 총 17개 지역을 접근성 향상 지역(QAA)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올림픽·패럴림픽 전까지 이 지역들의 접근성을 증진해 숙박, 교통, 상업, 학교, 공공서비스, 문화 및 스포츠에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파리시는 17개 지역을 시작으로 파리 2024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처럼 파리시는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올림픽·패럴림픽을 넘어 지속될 공동 프로젝트로 만들 것을 약속했습니다.

진정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하여

이번 파리 2024가 전하고자 하는 ‘평등’이라는 메시지는 우리 사회에 대해 한 번 돌아보게끔 합니다. 모두의 축제라고 불리는 올림픽. 이 ‘모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 없이 포함하고 있을까요? WHO(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인구 중 장애인 인구는 약 16%입니다. 약 6명 중 1명이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우리의 축제라고 불리는 올림픽이 혹시 6명 중 5명을 위한 축제는 아닌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진정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평등을 향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는 파리 2024를 응원하며, 이들의 행보가 전 세계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